나낭이재의 이름을 안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이다.
충주 둘레 등산에서 종종 나오더라는.
내가 돈 적이 있는 충주시 둘레는 옛날 충주와 중원군을 합해서 생긴 통합 충주시 경계인데, 여기서의 충주 둘레는 그냥 옛날 충주시를 말한다.
충주가 자리잡고 있는 터는 대림산, 발치봉, 남산(금봉산), 계명산과 뒷목골산(후곡산)으로 이어지는 산들로 둘러 쌓인 분지이다.
발치봉은 요즘 충주시에서 정비한 산으로 대림산에서 남산으로 연결된 중간 쯤에 솟아난 봉우리로 나는 이제까지 가본 적이 없다.
다른 산들이야 모두 가보았지만.
대림산에서 발치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은 당연히 중간 쯤에 내려 앉은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을 통과하는 재가 나낭이재 또는 나냉이재로 부르는 고개이다.
일반 지도에서 확인을 해보면 길이 나오질 않는데, 스카이뷰를 통해 보면 길이 확연히 보인다.
이 길이 나낭이재를 넘나드는 길일까?
그래, 의심스러우면 실제 가보면 알게 될 일.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 겸 답사에 나선다.
우선 범바위까지.
범바위는 충주의 한 동의 이름 호암동(虎岩洞)이 유래된 지명이다.
이 안동네 직동(直洞)은 고든골에서 나왔고.
범바위는 남산이 이어지다가 이 부근에서 그 맥을 다하는데, 마지막 용트림을 써 세운 듯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범바위이다.
바위는 이 범바위 지명비의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길은 바로 갈라진다.
석종사와 창룡사 가는 길과 발티 마을가는 길로.
저번 발티를 넘어서 이 길로 내려 왔다.
나낭이재는 이 발티 마을 가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
프로방스라는 레스토랑 앞에서 구부사(九部寺)가는 길로 접어 들면 길은 바로 콘크리트 포장길로 바뀐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길가에는 엄청난 호박이 수확을 기다린다.
경사가 꽤 심해진다.
가끔씩 경운기나 다닐 농로가 한참 이어진다.
중간, 초등학생들이 놀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열심히 경사를 오르는 나에게 인사를 하더라고.
나머지 아이들도 따라서 인사를 하는데 바로 내 뒤로 이런 말이 들린다.
"누구니?"
"나도 몰라"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인사를 하는 그 아이는 참 좋은 아이일꺼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삼거리 쯤에서 조금 헤멘다.
오른쪽 경사가 심한 길을 따라 오르니 아마도 구부사로 보이는 한 건물이.
이 집 안에 기척이 있어 길을 물으니 다시 내려가 이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란다.
내리막 오르막을 따라 조금 가면 임도 안내판이.
길이가 1.7Km란다.
헤~~~
이 정도야 우습지.
이런 길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호젓해서 참으로 좋았다.
옆으로 대림산 정상부가 보인다.
드디어 나낭이재이다.
대림산에서 발치봉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있어 정상 양 쪽으로 등산로가 있다.
고개 이름을 나타내는 흔적은 전혀 없고.
그러니까 나낭이재는 임도가 개설되어, 그 명맥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할까?
내려 서는 중간은 벌채 현장이다.
웅웅거리는 체인 톱 소리가 요란하다.
내려 가는 길도 오르는 길과 다르지 않다.
그러다가 이렇게 비포장 흙길로 바뀌고 사람사는 동네가 가까워진다.
사람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까 아님 해가 될까?
이런 경고를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발치봉은 이쪽으로 해서 많이 오르는 가 보다.
짬이 날 때 이 발치봉도 한 번 올라가봐야 되겠다.
여기는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인데, 향산리 중에서도 윗말에 속한 동네에서 내가 내려 왔다.
지금은 4차선 국도가 새로 만들어져 한산해진 구 도로를 타고 시가지로 들어 온다.
아름다운 길에도 뽑힐만한 국도 3번 구도로.
물맛 좋기로 유명했던 달래강을 따라 길이 나있다.
이 길은 가까이는 육이오 때 인민군들의 남하로이기도 했고 멀게는 몽골군과 왜군들이 내려 오고 올라 온 길이기도 하고.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단월 평지가 넓게 펼쳐 지는데, 이곳에서 조선의 신립 장군이 이끄는 조선군이 왜군에게 크게 패했다.
다시 지리 고개라는 작은 고개를 넘어 집으로 돌아 온다.
이 고개도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오솔길로 남아 있어 그냥 잊혀져가는 고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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