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왓 프라 땃 매옌을 다시 도전한다.
지난번에는 개새끼들이 지 집 앞에서 개폼을 잡고 있어서 괜히 쫄아 그 근처에서 돌아왔는데, 오늘은 개들도 송크란 때문에 밤늦게까지 광란의 밤을 보냈는지 극성을 떠는 놈들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태국의 개들은 낮에는 맥을 못 추다가 밤늦게나 새벽 무렵 날씨가 좀 선선하면 무리 지어 다니면서, 늑대 흉내를 내는 놈들이 종종 있어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은 태국 여행 중의 상식이다.
괜히 개새끼들과 실랑이 하다가 물리면, 달밤에 달보고 울부짖게 된다는 광견병에 걸린 위험도 있어서리 태국에 오면 많이 조심하는 편이기는 한데, 가끔 분수를 넘는 놈들이 있어서 누가 서열상으로 높은지 확인시켜주다 보면 괜히 집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듣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다.
치앙라이 근처 루암밋 마을에 있을 때, 그 동네 대장이었던 보비라는 개새끼와는 좀 실갱이하다가 내가 저보다 높은 서열임을 확인시켜 주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나에게 깨깽하고 지녔던 적도 있었다.
근데 이 개새끼들은 자기 집에서는 한참 먹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 새끼 영역에 들어갈 때는 조심을 하는 수밖에 없다.
조용한 아침 마을을 걷다보면 왼쪽으로 절 올라가는 길이 나오는데, 바로 절 입구를 나타내는 문이 서있어서 찾기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동네 사이로 난 길을 따로 조금 오르면 353계단으로 알려진 오르막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멋있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절처럼 들어가는 일주문 필처럼 숲이 있다는 것이 조금 태국에서 보기 드문 경우가 아닌가 싶다.
계단 옆으로는 찻길이 포장이 잘 되어 있으니 그리로 올라가도 누가 와서 잡아가지 않을 것이다.
쉬엄쉬엄 계단을 오르면 바로 절 본당이 나오는데, 이 절은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그냥 태국절이다.
여기 오는 것은 절 아래로 보이는 빠이 시가지를 내려다보기 위한 것인데, 건기에다가 뿌연 연무가 많이 끼어 있어서 시계도 좋질 못하고 그다지 명품 반열에 오를 경치까지는 못 되는 것 같다.
우기 때 주위 시계가 좋고, 들판에 녹색이 많아지면 좀 나을까?
조금 앉아 있다가 돌아오는데, 청소하는 할머니 모습이 정겹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할머니들의 신앙심이 더 깊지 않은가.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 손녀들 걱정에 빌 것이 많아서 그럴까?
절에 걸려있는 달력에도 송크란 연휴가 붉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던데, 그 위에 계신 태국 왕님은 요즘 건강이 어떠신지.
내려오는 길에는 청설모인지 다람쥐인지 담 위에 조잡한 모형을 놓은 집이 있었는데, 그것을 찍으려니 그 안쪽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자기를 찍었냐고 묻는다.
물론 태국 말이야 알아들을 수 없지만, 그냥 느낌으로도 전해 오는 것이 있다.
아침은 도넛과 차로
며칠 전 좀 바가지 쓴 기분으로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 먹고 할아버지가 아닌 할머니에게 계산을 부탁했더니 서티 하이브란다.
그 할아버지가 바가지 씌운 것이 아니고 그 가격이 맞는가 생각하며 20밧 두 장, 40밧을 건네니 15밧을 돌려준다.
이게 뭐야.
그래서 포장마차 위를 보니 커피, 차는 15밧이고 도넛 한 개는 5밧씩으로 내가 먹은 것은 차 한 잔에 도넛 두 개니 25밧이 맞는 것이고 돌려받은 돈도 맞았다.
헌데 서티 하이브에 15밧을 돌려주는 이 할머니의 센스는 뭐지?
아무튼 할매보다는 할배가 더 미워지더라고.
미리 알아 놓은 10시 예배 시간에 맞춰서 교회로 가는데
우리 숙소에서 멀지 않은 예배당.
그 근처에 가도 예배당으로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질 않는다.
가서 보아도 예배 시간이 맞나 할 정도 한산한 모습인데.
시간을 물어보니 그나마 영어할 줄 아는 사람도 없더라고.
다행히 한 외국인이 다정스럽게 와서 안내를 해주는데, 확실히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정식 예배는 10시 30분부터이고 10시부터는 그냥 찬양하는 시간인 듯싶다.
God is Spirit
and Those Who Worship Him Must Worship in Spirit
And Truth.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찌니라.
요한복음 4장 24절.
예배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태국어로 진행을 하고, 찬송가도 태국어로 쓰여 있어서 그냥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의미밖에는 없었던 듯싶다.
하지만 예배 구성인원을 보면 참 흥미가 있었다.
오늘 방문한 우리 부부와 태국인 여자와 외국인 커플 그리고 그 남자 아이, 태국인 여자와 흑인 피를 받은 듯한 그녀의 딸 그리고 그녀의 현재 남편인 듯한 서양 백인 남자.
거기에 처음 우리를 맞아준 여자는 현지인 리수족 목사와 결혼한 미국 여인.
그리고 그의 아들 죠니.
리수족 청년들과 태국인 몇몇.
참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 장로인 듯한 분이 좀 살갑게 대해주었을 뿐 다른 사람들은 그저 소가 닭본 듯했다.
보통 2 - 30명 정도 모여 예배를 드린다는데 교회 규모를 보아 교회 운영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정규 사역자가 없을 테고 , 교회 관리에도 큰 돈이 들어가질 않아서 근근히 운영하는 것 같다.
예배는 거의 두 시간 진행되었고, 분위기도 꽤 산만하였는데, 엄숙한 모습으로 예배를 드리는 우리나라에 젖어서 그런 느낌이 든 것은 아닐까 싶다.
예배 형식은 초대 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성령에 감동을 받은 사람이 나서서 간증을 하고, 교제를 나누었던 모습이 이 교회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설교를 한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았지만, 말이 통해야 그런 것을 알아보지.
오늘 점심은 이산 빠이이다.
아침을 도넛으로 때우면, 확실히 먹는 것이 아니고 때우면 배가 쉬 고프다.
해서 오늘 점심은 좀 넉넉하게 먹기 위해서 이산 빠이로.
그 집 앞에서 돌고 있는 닭 한 마리 가격을 물이니 140밧이란다.
우리나라 닭 값과 별 차이가 없네.
그거 한 마리에 쏨땀, 그리고 돼지고기 국수와 찰밥을 시켜 넉넉하게 먹는다.
쏨땀은 30밧, 국수도 30밧 그다지 비싸지 않고 맛있는 집이라는 거 맞다.
식당 바로 옆이 세차장이라서 소리가 요란한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세차비가 궁금해서 한 장 찍어둔다.
나중에 태국에서 살게 되어 세차하게 될 날이 있을까?
또 돌아오다가 터미널에 들려서 시간표도 찍어두고.
터미널 버스는 치앙마이 아케이드로 가지만, 아야 서비스 버스는 다른 곳에 정차를 한단다.
해서 치앙마이에서 다른 곳으로 바로 이동하려면, 아야 서비스보다는 터미널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돈을 찾으려면
다른 은행보다 한꺼번에 더 많은 돈을 찾을 수 있다는 방콕은행을 이용해 본다.
다른 곳은 이만 밧을 한 번에 찾을 수 있는데, 이 방콕은행은 이만 오천씩 하루에 10만 밧까지 인출이 가능하단다.
한 번 인출할 때마다 수수료가 150밧이니 한 번에 많이 찾아 두는 것이 훨씬 싸게 먹이는 것이야 초딩이도 알 수 있는 것이고.
케이크 고 오(cake go 'o')는 어떨까?
매일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이 빵집을 돈이 넉넉히 생긴 기념으로 들어가 보는데.
일단 드는 생각은 무지 비싸구나.
빵도 그렇고 케익도 그렇고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다.
아이스크림은 어떨까?
일단 가격이 50밧이니 그다지 순해 보이지 않은데, 일단 시켜보니 그릇도 우리나라 BR에서 파는 그릇 크기와 다르지 않다는 거.
물론 맛은 좀 나아 보인다.
하지만 그 조그만 그릇 하나에 이천 원 정도면 쉽게 가서 먹지는 못할 것 같다.
여기 태국에 와서 정말 손 오그라든 것 같은 기분이 팍팍 들기는 이 아이스크림을 시켜놓고서였다.
그래도 안의 분위기는 비싸서 그런지 꽤 좋은 편인데, 처음 태국에 와서 물가에 대한 감각이 없을 때 방문하는 것이 좋은 곳이다.
오늘 저녁도 바비큐란다.
비싼 아이스크림에 마음이 상했는데, 저녁은 태국에서 싸다는 돼지고기를 먹게 생겼다.
우리 옆 방 팀들이 마련한 것인데, 심심하니 이런 일을 자주 벌이는 것 같다.
빠이 인 러브
우리보다 하루 늦게 빠이에 들어 온 청년이 있다.
그 청년은 강 건너 싸구려 방갈로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단다.
그 동안 미리 그 방갈로에 진치고 있던 개미와 모기에게 밥을 넉넉히 주어서 온 몸이 엉망이었는데, 그 다음날 마사지 집에서 일하는 태국 처자에게 작업을 시작했단다.
그리고는 우리 숙소로 옮겨 왔는데.
그런데 오늘 그 처자 부모까지 만나고, 내일 같이 치앙마이로 같이 넘어가기로 했다고.
와, 정말 빨라도 이렇게 빠를 수가.
사랑의 감정은 단순히 말만 통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그들은 정말 천생연분을 만난 것일까?
커플 티까지 같이 준비하고는 그 한 장을 가지고 들어온 우리나라 청년.
글쎄, 그들의 빠른 속도에 아찔하기도 하고, 그 중대사를 이렇게 정신없이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도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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