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13 여행

송크란 연휴 마지막 날

정안군 2013. 4. 17. 13:53

아침 산책은 빠이 생활에서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시원한 아침 공기 그리고 복잡하지 않은 길 사정은 아무리 다녀도 싫증이 나질 않는다.

오늘은 빠이 공항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사실 치앙마이에서 빠이는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평지에 익숙한 태국 사람들에게 이러한 커브는 꽤 힘든 여정인가 보다.

그래서 빠이에서 치앙마이까지 비행기 편이 준비가 된 모양인데, 12인승으로 조그만 프로펠러 비행기라고 한다.

 

그건 그렇다치고, 막 산책에 나섰는데,

우리 숙소 건너편에 있는 PRAVEE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는 강아지들이 밖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무려 11마리이었는데, 지금은 몇 마리가 분양되어 남은 것은 여섯 마리쯤 되는 것 같다.

이 강아지를 먹이는 어미는 젖을 빨려 홀쭉한 모습인데, 오늘도 이 강아지들에게 젖을 빨리고 있었다.




한 마리 어미가 이렇게 많은 새끼를 낳았을까 그것이 궁금했는데, 오늘 보니 그 궁금증이 더 커지기만 했다는 거.

이 어미가 젖을 다 빨리고는 아직도 칭얼대는 강아지들을 쫓고 있었다.

쫓던 말던 계속 어미를 따르던 강아지들은 그러다가는 그 곁에 있던 다른 암캐에게 가서 젖을 먹더라고.

이것을 보니 좀 더 많이 헛갈렸다.

한 마리가 낳은 것이 아니고 두 마리가 낳은 것인지.



주인에게 물어보면 한 마리가 낳은 것이라고 하던데, 그러면 다른 암캐에게서 젖이 나오는 것은 뭐지?

이렇게 분명히 엄마가 두 마리인데 말여.


 

하여튼 개판인 이 집 강아지들이다.

도대체 무슨 관계여?


아무튼 우리가 가는 이 도로는 매홍손으로 가는 주도로이기도 한데, 우회도로가 나있는지, 아님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그다지 차량 통행이 잦지 않았다.

 

요마 호텔을 지나면 왼쪽으로 아주 좋아 보이는 리조트가 나오는데,

빠이 아일랜드라는 곳이다.




안에 들어가 보니 아주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좋아 보였다.

신혼여행으로 오면 아주 좋을 장소.

우리가 여기서 장기 체류하기는 좀 뭔가 많이 부족해 보이고.

 

그러다가 시장으로 보이는 장소가 나온다.

하지만 텅텅 비어있는데, 근처 주민에게 물어보니 월요일만 열리는 시장이란다.



그러니까 아래쪽은 수요일, 이쪽은 월요일에 열리는 시골장인 모양.

 

돌아오다가 샛길로 빠져 보는데,

스리 돈 차이 절로 가는 이정표가 있는 길이다.

여기도 주변은 리조트나 방갈로 시설이 이어지는데, 아주 정겨운 모습이다.




한참 진행하니 이 동네 서낭당 역할을 하는 곳이 나온다.



숲이 제법 우거져서 한 눈에 보아도 신령한 곳 삘이 나는 곳이다.

여기서 뒤돌아선다.

절까지 가는 것은 제법 거리가 되는 것 같아서.

또 이쯤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묵는 숙소도 있었는데, 이 동네도 중국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오는 것 같다.

국적으로 따져보면 중국인이 1위 아닐까 싶은 정도로.

 

올 때 보니 무까다가 보였다.

129밧이면 원 없이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질이야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젊은 사람들 고기가 급 당기면 한 번쯤 가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며칠 전 PRAVEE 게스트하우스에 들었던 한국 분들이 떠난단다.

가족 구성이 특이했는데, 알고 보니 독일에 거주하는 분들이란다.

삼세대로 이루어져서 한국에도 이렇게 여행하는 가족이 있다 싶었더니 역시.

아무튼 이분들 가시면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주었다는 감사인지 라면 과자와 흰떡을 주고 가셨다.

 

오늘은 외국인들은 송크란 영향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태국 현지인들은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물벼락을 안기곤 하는데, 나도 길을 지나면서 카메라가 있으니 물을 뿌리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건만 뒤에서 물벼락을 안기는 사람이 있었다.

화가 나긴 했지만 웃으면서,

“해피 뉴 이어”라는 데야.

웬 새해를 여기서 또 맞는 거야?

 

매일 비슷한 식사 메뉴에 좀 식상해서

다른 곳을 개척해 보기로 한다.





내용을 보니 어묵라면집인데, 양이 적어도 너무 적다.

그래서 양이 적다고 하니 Large도 있단다.

적은 것은 35밧, 큰 것은 45밧인데 우리나라 사람 양으로는 당연히 대자이다.

그러면 좀 비싼 느낌이 들기는 한다.

국수 주제에 45밧씩이나 하니.

 

국수를 싫어하는 나는 결국 채식식당에서

볶음밥으로, 그것도 이번은 대만식 볶음밥이 아닌 색다른 놈으로 도전을 해보는데, 종업원이 좀 매운데 괜찮겠냔다.

뭐, 좋다고 하고 음식이 나왔는데, 맵기는 뭐가 매워.

붉은 고추 자른 거 두 세 개 들어간 것이 다 이던데.


 

망고 금단 증세를 보이는 우리 집사람은,

망고를 보충하러 저녁 시장에 가보는데.




어제보다는 낫지만 송크란 영향인지 많이 장이 서질 않았다.

단골 망고 장사도 모습을 보이질 않고.

꼬치 몇 개만 사먹고는 돌아오는데,

이곳도 같이 먹고 살자는 개가 있었다.




그래, 같이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머리를 좀 깎고 싶어서,

미용실을 찾아 헤매지만, 모두 노는 곳뿐이다.

참, 머리 깎기 힘들구먼.

 

오늘은 요란한 뉴스들을 전한다.

보스턴 마라톤에서 폭탄이 터져 3명이 죽고 140명이 다쳤다고 하고, 이란에서는 강진이 일어나서 또 많이 죽거나 다치고.

우리가 이렇게 빠이에서 은든 생활을 하고 있어도 세상은 돌고 돌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