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13 여행

빠이에서 살아가면서 2

정안군 2013. 4. 13. 11:42

오늘 아침 산책 메뉴로 떠오른 곳은

왓 쁘라 땃 매옌(Wat Phra That Mae Yen)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곳인데, 잘은 모르지만 왓은 절이고, 쁘라는 위대한 그리고 매 옌은 동네 이름 같으니, 아마도 매 옌에 있는 쁘라 탓 절일게다.

또 매(Mae)는 강이나 냇가를 말하니, 매 옌은 냇가에 있는 마을인 듯 싶고.

우리 숙소 팜 하우스 정문 골목을 벗어나면 왼쪽으로 빠이 위따야칸(PAIWITTAYAKARN) 중고등학교가 보이는데, 그 앞길을 따라서 가보기로 한다.




골목을 벗어나면 태사랑에서 칭찬이 자자한 릴렉스 마사지점이 있다.



난 여기서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칭찬과 일치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마시지를 좋아하는 집사람이 가보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나서 평가를 해 보기로 하고.

조잡하게 만들어진 콘크리트 다리를 벗어나면 바로 전원 분위기이다.





물론 길을 따라서 많은 게스트하우스와 리조트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전원 분위기를 깨뜨릴 정도는 아니니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되겠고.



아카시아를 닮은 꽃도 보이는데, 모양은 비슷하지만 향도 없고 색도 노란빛을 띄고 있으니 짝퉁 아카시아인가?

아님 이것이 원조일까?



사실 비교 대상이 아닌 줄 알면서 왜 자꾸 무엇과 비슷한지 찾게 될까?

역시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한글로 병기한 안내판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왓 쁘라 탓 매옌은 가질 못했다.

중간에 개새끼 두마리가 우리를 째려보면서 기다리고 있어서리.

웬지 계속 갔다가는 이들 개새끼들의 아침 놀이감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더이다.


아침은 도넛과 두유로 하려고 했는데

그 아랍 스타일 아저씨는 다 팔았는지, 이미 그 모습을 감추었더라고.

해서 죽과 도넛을 파는 옆 포장마차에 갔더니 두유는 없단다.

그래서 차와 도넛을 시켰는데, 이 차는 글쎄다.



맛이 차 같지 않고 연유까지 잔뜩 넣어서 미얀마에서 먹던 라파예와 비슷하였다.

나중에 값을 치는 것을 보니 15밧이나 되더군.

10밧이면 될 것 같던데 바가지인가?

바가지래도 5밧 정도면 애교 수준이니 크게 아쉬울 것도 없지만.

 

같이 먹고 살잖다.

도넛을 먹고 있는데, 미스터 도그가 한 분 오시더니 내 팔을 툭툭 건드린다.



그야말로 같이 먹고 살자는 거.

해서 조금 떼어주니 너무 당연히 받아먹더라고.

그래, 같이 먹고 살아야지.

 

송크란이 시작되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우리 숙소에 어제 와있던 주인님 친척 꼬마들이 송크란 물놀이 준비를 착착하고 있었다.

물통과 호스까지 준비하고 자기들끼리 미리 예행연습을 하고 있더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을 뿌리는데, 물건을 가지고 가는 사람에게는 뿌리지 않는단다.

 

점심은 벼르고 별렀던 이싼 빠이에서

태사랑에서 나온 곳이라서 번듯한 곳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장소도 협소하고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왔으니 이 집 대표 음식인 돼지고기구이와 쏨땀을 시켜보니, 음.

괜찮군.

닭들도 꼬치에 꿰어 빙글빙글 돌던데 그 놈들도 꽤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웬지 빙글빙글 도는 닭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좀 없어 보이는 것이라서, 그런 이미지로 보니 썩 맛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아마 맛있을 거야.

숙소 앞에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아침에 하던 꼬마들 대신으로 송크란 물놀이에 정신이 없었다.



그 이후 오후는 너무 뜨거워 나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시 우리들의 시간 오후 4시가 넘으면

이제 장 구경에 나서는 시간.

별 건 없지만 한 봉지 10밧인 옥수수도 사먹고.



이놈은 미얀마 따웅지에서 본 옥수수와 같은 모습이고 맛도 비슷하다.

우리나라 찰옥수수 맛인데, 물론 작지만 다섯 개나 들어있어서 그저 거저 같다는 거.

망고도 가격이 점점 더 착해진단다.

일 킬로에 10밧 밖에 안 하는 가게 앞에서 얼마를 사야 좋을까 고민하는 우리 집사람.



저울 바늘이 조금 더 나가 있어서 나온 눈금에서 가격을 좀 빼자고 했더니 안 판다고 떵떵거리더란다.

너무 싸서 그런가?

무척이나 더운 날인데 온도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서 온도계가 있는 가게 쪽에 가보니,

생각대로 37.9도란다.

무지막지한 온도이지만 그래도 그늘은 그다지 그 정도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게 그나마 고마운 정도.

 

그러다가

어제 컴퓨터를 습득한 장소를 지나가는데, 어 뭐야.

어제 경찰에게 넘겨 준 컴퓨터가 있더라고.



한 아이가 열심히 게임을 하면서.

그 가게는 저녁에만 차를 파는 모양인데, 그 여자 주인에게 컴퓨터를 어디서 찾아 왔냐고 물으니 태국어로 뭔가 대답하더니 두 손을 모으면서 “껍꾼카”.

아마도 내가 경찰에 신고해준 사람인 것을 눈치 챘나 보다.

아이에게 뭔가 말하니 그 애들도 “껍꾼카”.

아니 한 아이는 남자이니 “껍꾼캅”이라고 했나.

나는 남자 캅, 나는 여자 카.

아무튼 경찰이 틀림없이 주인을 찾아 주기는 한 모양이다.

괜히 경찰을 의심했나 싶더군.

나 같으면 작은 차 봉지라도 주면서 고맙다고 하겠던데, 이런 것은 전혀 없이 그냥 고맙다고만 하더이다.

그래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믿고 사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아니 믿고 사는 사회라면, 컴퓨터를 이곳에 두고 갔다고 해도 내가 찾아 주거나 하는 일도 없어야 되었겠지만.

 

가게에는 송크란 용 물총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일회용에 그칠 경우가 많아서, 일단 한 번 팔면 절대로 교환해주거나 환불해 주지 않는다고 다짐을 해 놓았다.



그러니까 사기 전에 확실히 검사해보더라고.

흐흐.

일회용 물총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