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신세진 JANSOM HOUSE는 물도 팍팍 잘나오고 나름 깔끔해서 큰 불만은 없었는데, 자다보니 침대가 너무 작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자다가 떨어지기야 않겠지만, 혹시 그럴까봐 많이 아주 많이 걱정이 되었는지 숙면을 이룰 수가 없었다.
별 게 다 걱정이다.
일찍 숙소 옆에 있는 왓 쩻욧(WAT JED YOD) 경내를 산책한다.
왓 쩻욧은 우리말로 하면 칠탑사(七塔寺)쯤 되는 모양이다.
어떻게 알았냐고?
그 앞 중국계 식당 이름이 칠탑사 반점이더군.
쩻은 칠이니 욧이 탑이라면 그쯤 되는 것이겠지.
역시 이 절에도 새벽부터 치성을 드리는 할머니들이 참 많았다.
왜 할아버지나 아버지보다 할머니나 어머니가 더 신심이 두터울까?
나온 참에 아침시장도 둘러보는데, 역시 허기지지 않으니 별로 대단하게 보이질 않는다.
어제 배가 고픈 상태로 시장을 둘러보니 황홀하기까지 했었는데.
숙소에서 아침을 준다기에,
그래봐야 토스토에 바나나 그리고 차 한 잔이 다였지만, 먹고는 치앙콩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터미널에 가니 9시 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역시 기대대로 무척이나 전적이 화려했던 모양이다.
치앙콩 가는 차는 7시부터 한 시간마다 한 대꼴로 있어서 가기 어렵지는 않은 곳이다.
요금은 일일당 65밧.
우리나라 돈으로 한 2500원 정도되나?
차의 크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확실히 요즘은 모든 것이 커진 셈이다.
옛날 이 차가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차와 지금의 차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차 운전기사도 신심이 두터운 사람인지 차 앞에 부처님 사진을 붙여놓고는 앞에 상을 잘 차려 놓았다.
야자도 있고 주스도 있는데 빨대를 꼽아 놓은 것을 보면 부처님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 수 있을 정도더군.
부처님을 우리 집 아기처럼 사랑한다는 거 아니겠어?
어쨌든 정각에 출발한 차량은 속도 썩히지 않고 잘 달려서 2시간 15분 만에 우리를 치앙콩에 내려놓는다.
여기서 라오스 출국하려면 대개 일인당 30밧씩 하는 툭툭이를 타고 날지만, 우리는 치앙콩에서 하루 묵기로 마음을 먹은지라 땡볕 아래 걷고 걸어 시내 중심가에 까지 진출한다.
일단 점심을 먹으면서 숙소를 정하기로하고,
별 생각 없이 들어간 집이 맛집이었던 모양.
동네 사람들이 많이들 와서 먹고 가곤 했다.
파타이를 먹고 나서 집사람은 숙소를 정하러 나서고 나는 식당에서 짐을 지킨다.
그리고는 결정이 되었다고 함께 나서는데,
가보니 탐미라(TAM MI LA) 게스트하우스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 방이 깎아서 하루에 350밧이란다.
물론 식당이나 숙소에서 매콩강이 잘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기는 하지만, 빠이에서 지내던 생각을 하니 왠지 비싸고도 비싸다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는다.
맞아, 여기가 비싼 것이 아니고 빠이가 유난히 쌌던 곳이라고 머릿속에 부지런히 입력을 하려고 하지만 통.
어쨌든 오늘 묵을 숙소는 결정이 되었고,
시원한 방에서 좀 쉰 다음 숙소에서 제공하는 자전거로 시장 구경에 나서보는데.
집사람 세발자전거를 타보더니 너무 좋은 가 보다.
오늘도 어김없이 구입 메뉴는 두리안과 망고가 되시겠다.
두리안이 치앙라이보다 훨씬 잘 익었고 값도 더 싸다고 싱글벙글이다.
싸다면 좋지.
대충 시장 구경을 해보지만 별 건 없다.
이 근처에는 방콕 가는 버스도 대기하고 있더니 시간이 되었는지 그 먼 방콕을 향해 가더라고.
이 차는 어제 그린버스 나부랭이와 같은 마데 인 차이나가 아니라 MAN과 VOLVO더군.
역시 차에서 풍기는 느낌이 그린버스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숙소로 돌아오다가 다선 김에 치앙콩 출입국사무소까지 가보기로 한다.
우리 숙소에서부터 거리가 꽤 되었다.
가다보니 사무소로 보이는 건물이 있어 내려가 보니 치앙콩 부두였다.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지 많은 화물차가 배로 라오스에서 건너와서 이곳에 도착을 하고 있었다.
이렀듯 많은 나라들이 서로 교역을 하며 서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유난히 우리 동네는 서로 못 잡아먹어서 난리일까.
어제도 같은 차를 타고 오던 영국인 아저씨에게도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여튼 요즘은 싸이보다 김정은이 코리아 무드를 더 조성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서 조금 더 가면 출입국사무소가 나온다.
한 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 라오스에서 이곳으로 들어온 것이 2000년 1월 어느 날이었으니 무려 13년이 지나서 이곳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
변한 듯 변하지 않은 듯, 그것이 이곳의 모습이다.
그 근처에 있다는 파파야 빌리지까지 가보는데,
동네는 예쁜 동네였지만, 파파야는 뭐 그저 그런 게스트하우스였다.
정말 초저가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묵어가는 그런 게스트하우스라고 할까?
주인 부부는 소수민족 남편과 일본인 아내인데, 일본인 아내는 지금 일본에 가있단다.
그래서 한 베가본드 스타일의 한 청년이 임시 매니저 일을 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집사람은 정말 가관이란다.
거지가 따로 없다고.
한국도 요즘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지만, 일본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 바로 이것인데,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고, 또 일자리를 얻어도 너무 힘이 드니 모든 것을 팽개치고 외국으로 나도는 그런 현상 말이다.
우리도 나와 보니 그런 청년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시내구경을 마치고 우리 숙소 식당에서 라오스를 바라보니,
옛날 보던 그런 모습과는 역시 닮은 듯 달라진 듯한 모습이다.
조금은 더 세련되어졌다고 하나.
강가라서 바람이 불고 많이 시원하다고는 하나 역시 에어컨 없이 지내기는 너무 힘이 든다.
아무래도 내일은 라오스로 건너가서 루앙남타 호텔의 에어컨 바람을 맞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기는 이곳 매니저도 말을 하긴 했지만 모기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모기에 대한 내성이 많이 생겨서, 요즘은 모기에 물려도 전처럼 뚱뚱 붓는 그런 경우는 없어졌다는 것이다.
역시 대단한 우리 몸의 신비가 아닐 수 없다.
강건너 노을지는 라오스 훼이사이의 모습이 아름답다.
뽀나스를 치앙콩 지도를.
남콩 리버사이드 호텔은 에어컨 1,000밧이란다.
얘는 이제 게스트하우스급이 아니라 호텔급으로 분류를 해야 되겠다는 거.
이제 다시 싸고 좋았던 빠이가 그립다.
나 다시 빠이로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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