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13 여행

여행의 원점, 치앙라이로 돌아왔다.

정안군 2013. 6. 9. 14:31

이제 여행의 원점, 치앙라이로 향한다.

4월 2일 치앙라이로 들어와서 그 동네 더위에 질려 매쌀롱으로 탈출했다가, 그 뒤로 빠이에서 한참을 지내고 다시 4월 24일 치앙라이로 돌아와서는 다음 날 치앙콩으로 가면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었다.

 

이제 이번 여행을 정리할 겸 또 원래 목적인 치앙라이에서 살아보기를 실천할 겸 조금 일찍 치앙라이로 들어가기로 한다.

 

또 주말이 되면 라오스 출국할 때 보너스로 1달러를 출국심사관에게 줘야 한다고 해서, 그런 쓸데 없는 경비도 줄이고, 또 남은 라오스 돈을 보니 라오스를 떠날 때도 되었더라고.

 

전날 수엘라 스텝에게 80,000킵에서 2,000킵이 빠지는 돈을 주고 미리 표를 구입해 놓았다.

사실 루앙남타에서 훼이사이까지는 60,000킵인데 커미션과 성태우 값을 더해서 78,000킵을 주는 것.

 

7시 40분에 출발한다고 하더니 좀 꿈지럭대다가 8시 20분 쯤 수엘라를 출발한다.

우리 일행은 홀랜드 청춘 남녀와 프랑스 남자, 그리고 트레킹에서 거의 정신이 나가 3일을 꼼짝 못하고 쉰 서양 국적 불명 청년 두명, 그리고 우리 부부 7명이었다.

 

역시 홀랜드, 우리에게 네덜란드로 더 잘 알려진 나라와 우리를 잇는 열쇳말은 히딩크이다.

 

히딩크 엉아는 좋은 인상을 우리에게 남겼으니 그의 나라 홀랜드에 말해서 뭐하랴?

 

 

터미널에 도착을 한다.

참 아무리 생각해도 멀기도 하다.

이렇게 시내와 터미널을 멀게 해서 성태우 기사들을 먹여 살리려는 라오스 정부의 꼼꼼한 배려 덕분인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 정말 라오스 정부의 노력이 눈물 겹다는.

 

 

차가 언제 들어와 대기한다는 시간까지도 표시를 해 놓았다.

이런 대기 시간이 맞긴 맞는가?

 

우리 훼이사이 방면은 9시 출발인데, 7시부터 대기한다고 나와 있다.

 

어쨌든 우리는 8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좌석은 다 타있었다.

표에 좌석 번호가 나와 있기에 좀 안심을 했는데, 이것은 그냥 꽝이더라고.

 

차장 아줌마에게 표를 보여주며 항의 비슷하게 해 보았지만, 그게 아니란다.

그래서 그냥 보조 의자에 앉아서 가기로 한다.

 

그래서 서서 가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가 타고 간 차가 토요다 미니 버스였구나.

나는 중국제 중고인 줄 알았더니.

미니 밴으로 훼이사이에서 루앙남타로 올 때는 3시간만에 왔는데, 승객이 가득 그리고 짐이 잔뜩 실린 차는 좀처럼 언덕을 올라가지 못했다.

어쨌든 출발한 지 2시간이 되니, 이런 곳에서 잠시 휴식이다.

남자는 버스 앞, 여자는 버스 뒤.

이런 규칙이 있나보다.

대충 비슷하게 이런 규칙이 지쳐지더라고.

 

 

내 앞에는 홀랜드 청춘들이 앉아 있다.

트레킹 청춘들만 루앙프라방으로 떠났고 나머지는 훼이사이로 향한다.

 

이들은 킨들로 계속 책을 읽던데, 이 킨들이 괜찮아 보인다.

빛 반사가 없어서 눈이 아프지 않겠더라고.

 

그리고 이 홀랜드 친구 참 부러웠다.

우리랑은 영어로 대화하고 자기들끼리는 홀랜드 말로 하다가 다른 청년이 프랑스 출신이라고 하니까 대번 프랑스어로 대화를 하더라고.

 

이거야 원~~~

 

 

표값은 80,000킵이라고 써 놓았는데, 왜 우리에게는 78,000킵을 받았나?

 

 

4시간 하고도 20분이 더 지나서 훼이사이 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한다.

여기도 출국심사장이 있는 시내 중심가와는 거리가 멀어도 아주 멀다.

그래서 10,000킵을 주고 성태우를 타야만 한다는 거.

 

우리가 여기 오는 도중에 훼이사이에서 곤명가는 버스를 만났는데, 훼이사이 버스터미널 시간표에는 그 버스에 대한 정보다 나와 있질 않았다.

대충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라오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다시 강을 건넌다.

강을 건너면 태국이라는 나라.

 

다시 성태우로 치앙라이가는 버스가 있는 터미널로 이동한다.

 

배값은 40밧, 성태우 값은 30밧.

에누리 없는 가격이다.

 

와~~

그런데 더워도 너무 덥다.

우리랑 같은 성태우를 탄 경홍에서 왔다는 중국 태족 아가씨들 이 동네가 더워도 너무 덥단다.

'타이 르어러'를 연발한다.

 

이 처자들 오늘 방콕까지 간다네.

 

이 처자들 중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가질까?

 

그건 그렇고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치앙라이가는 버스가 막 출발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밥도 먹고 좀 쉴겸 이 버스는 패스.

 

다음 2시 버스를 타고 치앙라이로.

 

버스 승객은 얼마 되지 않았다.

망고스틴을 버스 기사에게 하나 건냈더니 그게 그렇게 고마웠던지 말린 망고들 계속 주더라고.

아마 자기 부인인 듯한 버스 차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이 한국인들 무지 정겹게 군다고.

 

뜨거운 오후 시간, 한참을 달려 치앙라이 구 버스 터미널에 도착.

 

 

혹, 치앙마이 갈 일이 있을까하고 그린 버스 시간표를 찍어둔다.

이 북부에는 그린 버스가 대세가 되는 모양이다.

 

 

 

원래 계획으로는 한국인 호텔에 가려고 했는데, 전화를 해보니 거기서 잠시 기다리라고 해서리 그냥 가까운 곳에 있는 싸구려 숙소 BOON BUN DAN으로.

이 숙소의 장점은 그냥 싼 것 밖에 없다.

에어컨 방이 350,밧.

 

여기는 적당히 지저분하고, 적당히 넓고, 침대 상태는 좀 심각하고 그렇다.

모기는 엄청나게 많은 것도 특징이겠구만.

 

아침에 엄청난 크기의 바퀴벌레 한 마리를 사살하고 또 개미 군단과 씨름하고 나니, 집사람은 이곳에 더 있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옮긴 비싼 숙소.

KANLAYA 되시겠다.

원래 600밧이라는데, 우리는 일주일 머무는 것으로 해서 좀 더 싸게 얻었다.

 

가격은 쉿~~~

 

비밀이다.

여기서 치앙라이 생활을 시작한다.

식당에서 국수도 먹고, 장에 가서 리치와 망고스틴도 사고.

 

정말 장터에는 과일이 넘쳐난다.

 

이 동네 치앙라이가 마음에 쏙 드는 이유이다.

 

토요일 오후에는 토요 시장이 열린다.

 

여기서 빠이에서 만났던 총각과 재회를 한다.

이 친구 빠이에서 태국 아가씨와 엄청난 속도로 작업을 성공시킨 그 당사자이다.

 

근황을 물어보니 그 당시 만난 태국 여자 친구와 잘 지낸단다.

치앙마이에서 매싸이로 비자 클리어 하러 왔는데, 오늘 하루 여기서 묵는다고.

 

그 짧은 시간에 우연히 치앙라이 토요 장터에서 만나다니.

 

참 인연이라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여기는 치앙라이 제일교회(FIRST CHURCH)이다.

개축이 아니라 거의 신축 규모의 공사를 하고 있었다.

원형만 그대로 살리고 나머지는 다 교체를 하는.

 

주일에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우리나라 예배 스타일과 거의 흡사해서 너무 좋았다.

이곳 신자들도 너무 살갑게 대해주고.

 

우리가 치앙라이에 정착한다면 좋은 이웃이 될 듯 싶다.

 

이렇게 치앙라이에서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