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금평으로 간다.
금평은 정확히 금평 묘족요족다이족자치현으로 이 동네는 소수민족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곳을 따라 원양(元陽 YUANYANG)까지 가는 길은 아직도 수 많은 소수 민족들의 보금자리가 펼쳐진 곳으로, 일본 사람들은 이곳은 '소수민족 가도'라고 불렀다.
13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알량한 일본 가이드북에서 정보를 얻었는데, 하구에서 금평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 때는 겨울이었는데, 잠이 많은 나는 새벽에 출발하는 금평 행 버스를 도저히 탈 수가 없었던 것.
거기다 맨 시골로만 끌고 다니는데 대한 미안함이랄까 그런 것이 동행한 작은 아들에게 있어서 도저히 더 이상 힘든 여정을 고집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이곳을 오려고 했는데, 그 때도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꿈을 이루려 하고 있다.
참, 여러가지로 감격스럽기까지 하다는 거.
일단 버스표를 끊는데.
요금은 56원이란다.
그리고는 신분증을 달랜다.
그냥 못 알아 듣는척했더니 그냥 주더라고.
버스표를 살 때 신분증 확인을 하기는 처음인 듯싶다.
기차표야 몇 번 경험이 있지만.
버스 시간표가 승객 대합실에 있더군.
매표소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아니, 매표소에 있어야 시간을 확인하고 표를 살 게 아닌가?
뭐, 여긴 중국이고 지네들은 이게 편하다고 하니.
성질 좋은 내가 참아야지 별 수 있나.
중여동 방장님을 위한 선물로 알뜰히 챙긴다.
만모(曼耗 MANHAO)에 오기 까지는 하구에서 올 때와 같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만모로 들어올 때 부터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지만.
만모에서부터는 길이 엉망일까 걱정했었는데, 옛날 중국이 더 이상 아니라는 거.
새로 길이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일단 만모에서 잠시 휴식.
그리고는 잘 포장된 길을 달린다.
나중에 gps로 확인을 해보니 구글에 나온 길과 많이 차이가 났다.
계곡으로 달리다가 터널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굴곡을 많이 잡은 것.
해서 제법 편한 여행을 할 수 있었고.
만모를 지나면서 금평의 자랑이기도 한 계단논이 펼쳐진다.
아쉽게도 많은 곳이 더 이상 손길이 닿지 못해 망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시골의 노령화와 젊은이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수 백년 걸쳐서 이들 조상이 만들어 논 계단논들이 옥수수밭이나 바나나밭으로 변해가고 있더라고.
구경꾼 주재에 이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이곳도 원양처럼 관광자원으로 해서 계속 계단논을 살리면 안 될까?
다행히 금평이 가까워지면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계단논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정말 장엄한 풍경이 차창을 통해 지나간다.
열심히 사진에 담아 보긴 하지만, 영 사진으로 표현이 어렵다.
거의 1600M 대 고개를 넘고 넘어서 금평 정류장에 도착을 한다.
금평은 해발 1300m.
금평도 역시 정류장이 두 곳이다.
하나는 금평(金平), 또 하나는 금운(金運)터미널인데 금평 터미널을 신 터미널로 부른다.
오늘 멍자에서 온 버스는 금평 그러니까 신 터미널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가는 곳은 너무 단출하다.
이제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근처를 찾아보니 교통빈관이 바로 옆에 있다.
너무 허름하고 무엇보다도 인터넷이 안 되어서 우리 집사람에게 바로 딱지.
조금 나가 있는 대주점을 가 보았는데, 여기는 일반방이 128원이고 컴퓨터가 있는 방은 148원이란다.
좀 비싸서 이것도 패스.
해서 일본 사람 자료에 있는 금운빈관을 찾아 가보기로 한다.
금운빈관은 구 터미널인 금운 정류장 바로 옆에 있다고 하는데, 물어보니 걸어서 10분 정도 걸릴 것이라 한다.
땡볕에 걷기가 뭐해 택시를 탔더니, 이 운전사 좀 많이 돌더니 우리를 정류장 옆 빈관까지 데려다 주긴 했다.
그래봐야 1 - 2원 더 준 셈이다.
일단 내일은 장 서는 곳이 금수하라는 곳이니 정류장 시간표를 확인해 보는데 금수하는 두 곳 시간표에는 일단 없다.
그건 나중에 해결하기로 하고 일단 금운빈관에 들어가서 요금을 교섭해 보는데.
호텔에 부착된 요금표에서 절대 깎아주지 않는다.
옛날에는 요금이 터무니없이 써있곤 해서 당연히 조정하는 것이 순서였는데, 중국도 이제는 합리적이 되어 가는 모양이다.
해서 좀 작은 침대가 있는 싱글룸을 108원에 잡는다.
여기는 인터넷도 잘 되고, 컴퓨터도 있고 또 일단 깔끔하다.
그런데 컴퓨터의 인터넷선을 빼내어서 무선전환기에 꼽으니 컴퓨터가 작동이 되질 않는다.
종업원을 불러보니 인터넷선을 빼내면 컴퓨터가 작동이 안 된다네.
거참, 이상도 하다.
할 수 없이 컴퓨터를 쉬게 하기로.
여기가 우리가 묵은 금운빈관 별 2 개짜리 호텔이 되시겠다.
이 호텔은 구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데, 이 동네에서 바로 옆 동네가는 버스가 다 여기서 출발하기 때문에 소수민족의 모습이 엄청나다.
바로 오늘이 장날이라는 거.
가는 날이 장날이 아니다.
오늘이 장날인줄 알고 맞춰서 온 것이지.
음력으로 오늘이 오(午)의 날로 금평은 자(子)와 오의 날에 장이 선다.
이렇게 사람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좋은 구경을 맞춰서 할 수 있다는 거.
그럼 천천히 사람 구경을 해보기로 하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소수민족은, 첨두 요족이 되시겠다.
그러니까 뾰족모자 요족인데, 마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모자를 쓴 모습이다.
화려한 패션(?) 바지를 입으신 아줌마.
하니족 할머니
하니족 아줌씨들.
이 분은 묘족이시구.
이 분은 붉은 색이 아닌 검정 뾰쪽 모자를 쓰신 분인데, 이름이 뭔지는 잘.
이 분들도 묘족 아줌마가 되시겠다.
란텐 요족.
요족은 참 민족 구성이 다양하네요.
요족 할머니.
허이구, 누가 무슨 민족인지 공부를 좀 해야 될 듯 싶다.
조금씩 찾아서 이름은 보충하기로 하고.
여기 와서 먹은 점심.
좀 바가지를 썼다.
두부 요리와 가지 요리인데, 제법 비싸게 달라고 하더라고.
어떻해 그냥 줘야지.
소수민족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회족도 있었다.
그들만이 만나는 식당인가?
금평 정류장에서 찾았다.
내일 장이 서는 금수하는 나발(那發 NAFA)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미니버스가 이른바 풀제로 운영을 하더군.
금수하는 베트남과 국경 마을로 디엔 비엔 푸에서 사파가는 도중 방향이 확 바뀌는 곳에서 멀지 않다.
이곳 장날은 베트남에서부터 소수민족이 와서 볼거리가 상당하다는 곳이다.
내가 참조한 일본인 사이트에도 강추라고 되어 있는 곳이다.
또 이렇게 맹랍((孟+力)拉 MENGLA)가는 미니버스도 있었고.
십리촌가는 버스만 찾으면 될 것 같은데, 어디에도 십리촌 가는 미니버스는 없었다.
호, 길거리에서 찾은 맹인 안마.
우리 집사람이 이 동네를 좋아할 이유를 찾았다.
관심도 별로 없는 이곳을 소수민족 좋아하는 남편 따라 오긴 왔는데 그래도 뭔가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
3시쯤 지나자 장보러 온 소수민족들은 다들 집으로 가셨는데도, 조용한 시골 마을은 조용하지 않고 꽤 시끄럽다.
아마도 조용한 중국 마을은 없을 듯 싶다.
금평(金平) 정기 장 스케줄
음력의 날 | 장서는 마을 |
자(子), 오(午) | 金平、営盤、<孟力>橋、南科、頂青(未確認) |
축(丑), 미(未) | 金水河(通称 那発), 中良(未確認) |
인(寅), 신(申) | <孟力>拉、馬鞍底 |
묘(卯), 유(酉) | 銅廠、老集寨 |
진(辰), 술(戌) | 者米、大寨、三家、十里村、沙依坡、地西北 |
사(巳), 해(亥) | 阿得博、孟坪(未確認) |
매주 일요일 | 老<孟力> |
밤이 되니 여느 중국의 도시에서처럼 시내 중심의 작은 광장에서는 춤꾼들이 솜씨 자랑을 열심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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