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 2013 여행

소수 민족 가도를 따라서 간다. 제 2 편 - 나발(那發 NAFA)

정안군 2013. 7. 11. 11:24


 

사(沙) 요족 어린이

 

내가 異国を旅して(http://www.geocities.jp/ikokunotabinikki/index.html) 사이트를 보면서, 참 일본 사람들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번 여행 도중에 만난 일본인들도 대개가 그러했고.

그들은 정확한 기록을 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었고, 또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너무 그 정보에 의존하다 보니 즉흥적인 임기응변은 좀 부족해 보이긴 했지만.

  

'異国を旅して' 사이트를 보면 '여행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 두다'라는 사이트 소개가 있는데, 그 사이트에 의하면 오늘 가는 나발((那發 NAFA)은 소수 민족 의상을 볼 수 있는 장터 별 다섯개 짜리로 소개가 되어 있다.

 

계속 이 사이트의 소개대로 여행을 진행하고 싶기는 하지만, 일본인과 한국인의 여행 취향이 많이 달라서 조금씩 날짜를 줄여가면서 나는 내 생각대로 일단 진행하고 있다.

 

어쨌든 그래서 이 나발이 퍽 기대가 되는데.

바로 오늘이 나발 장날이다. 

 

7시 50분 정도에 나발가는 미니버스를 타러 가서 사람이 차기를 기다리는데, 여간해서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

거의 한 시간 여 기다린 끝에 소수 민족 빨간 모자 할머니가 합류하면서 간신히 5명이 되자 운전사가 출발을 하였다.

승차 정원은 8명인데, 한 명은 운전사이니 7명이 태우는 손님이다.

요금은 20원으로, 거리에 비하면 좀 비싼 감이 든다.

 

사람이 넘쳐나는 중국이지만 역시 오지 중 오지인 변경으로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은 모양이다.


 

중간에 여기서 사람 한 명을 더 태우고는.

신나게 달린다.

여기도 어제 온 구간처럼 포장이 잘 되어 있어 길 때문에 고생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씩 어제 밤에 내린 비로 사태가 난 곳이 있어서 중국스럽기는 했다.


 

이쯤해서 맹랍과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오늘의 목표지.

금수하(金水河)진이 나온다는 거.

행정명으로는 금수하지만 보통 나발이라고 한단다.

그러니까 금수하가 나발인 셈이다.


 

여기도 아파트 분양 광고 열기가 뜨겁다.

금평에 짓고 있는 아파트에 입주해달라는 광고인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제곱 미터 당 1790원이나까,여기에 3.3을 곱하고 대충 200을 곱하면,

우리나라 평당 시세가 나올 것이니 계산들 해보시라.


 

어쨌든 만모에서 시작한 해서 만금 공로는 여기서 끝을 낸다.

왜냐하면 바로 저 너머가 베트남이니까.

그러니까 나발은 베트남과 중국과의 국경 마을인 것이다.


 

슬슬 소수민족들의 모습이 보이길 시작한다.

우리가 간 시간이 조금 일렀는지 조금 지나니까 많이들 모이기 시작하더라고.

이 아줌마들이 오늘 이 시장의 주연인 사(沙) 요족이 되시겠다.

제일 숫자가 많았다.

금평에도 이 사 요족이 있었는데, 그들과 복장이 아주 똑 같았다.

아마도 중국제 기성품을 같이 사서 입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데.


 

묘족 아줌마도 계시고.


 

여기도 뽀족 모자 요족의 숫자도 꽤 많았다.


 

이들도 아프겠지.

이렇게 장에 오는 날은 병원도 가봐야 한다.

진찰을 기다리는 소수 민족들.


 

고기 굽는 연기가 자욱하다.



 

이렇게 약 재료를 가지고 나온 사람도 있고.



 

중국 인민군들이 신던 신발이 이들의 주 신발되시겠다.



 

뭐가 그리 좋으실까?

소수민족 아줌마들이 가지고 온 머리카락을 무게를 재서 사는 아줌마인데, 자기를 찍는 것을 알고 포즈를 취해 주었다.

나중에 사진을 확인하려는 것을 나는 지우라고 하는 줄 알고 감추었는데, 사진을 볼 수 없으니 많이 서운해 하더라고.

바닥에 있는 것이 머리카락이다.

 

다른 곳에서는 노인이 한 뭉치 머리카락을 팔라고 내놓던데, 아마도 자기 부인의 머리카락이 아닐까 싶었다.

 

그 머리카락은 단편소설 '목거리'같은 사연은 없었을까?



 

사탕수수도 빼 놓을 수 없는 시장의 단골 손님이다.

13년전 운남성을 여행할 때 1원 어치 달라니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한 다발을 주어서 그 엄청난 양에 놀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1원 어치 달라고 하면 이들도 웃긴다는 태도이다.

이미 중국에서 일원 시대는 이런 시골에서도 벌써 갔다.


 

넓지 않은 시장 구경을 하다가, 아침 식사를 해결하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여기도 중국이라고 밀가루 튀김과 두유가 있었다.

밀가루 튀김 하나에 1원, 두유 한 잔에 1원.

다른 동네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집사람은 쌀국수, 나는 중국 사람 표준 식사.

아침에 중국 사람들이 많이 먹는 식사가 총 동원이 된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 요족이 한꺼번에 한 방향에서 몰려 오고 있었다.

해서 그쪽으로 슬슬 가보는데.


 

이렇게 나팔꽃으로 단장한 집을 지나면.


 

조그만 강이 나오는데, 이곳이 중국과 베트남을 나누는 국경이었다는 거.

흔한 철조망 하나 없이 그냥 강이 경계를 나누고 있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모습의 국경.


  

이쪽이 베트남이고.


 

이쪽이 중국 쪽이다.


 

중국 국경 쪽으로 가보니 베트남에서 사 요족 아줌마가 당당히 국경을 넘어서 오고 있었다.

그냥 국경 경비에게 증명서만 보여 주면 끝이더라고.

 

이런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분단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터주면 사람들이 다니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이치를 년놈들은 알까 모를까.

 

이 동네는 중국 운남성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이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국경이 열리지 않았더라면, 뭐해 먹고 살았을까?

 

그런데 이렇게 국경을 여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이들은 우리처럼 싸우지 않았다고 우기는 자가 있으면, 인터넷에서 중월전쟁으로 검색을 해 봐라.

얼마나 박터지게 싸웠고, 양 쪽에서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를.

 

그래도 이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호지명과 모택동을 앞세우면서.

 

찹찹한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시장을 도는데.

시장은 오늘같은 장날에만 사용되는 넒은 공터와 길거리를 따라서 형성되어 있어서 그다지 넓지는 않다.

하지만 베트남 쪽에서 언니들이 많이들 와서 사람들은 넘쳐 난다.



 

가로수가 뿌러진 자리에 박하를 심어서 나름 이용하는 중국인의 지혜?

아니, 우리나라 할머니도 같은 정신이니까, 특별히 중국인의 지혜라고는 할 수 없겠군.



 

국경이다보니 중국 군바리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이런 군용 지프가 있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인상이 더러운 중국 군바리 놈이 사진을 찍지 말란다.

이게 뭐, 군사 비밀이라도 되나?

성질나서 그냥 한 방 눌렀다.

모양도 영 중국 티가 물신 나더만.


 

베트남에서 온 손님들이 주 고객이어서 베트남어가 등장을 했는데, 사실 여기 오는 소수 민족들은 베트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자기들 고유 언어를 사용하더라고.

어떻게 아냐고?

내가 베트남에서 10일을 넘게 살았잖수.









핸드폰은 소수 민족이라고 멀리 하는 것은 아니란다.


 


















 

할머니 한 분이 바나나를 팔고 있기에 가격이 얼마냐고 물으니 이 한 뭉치가 단 돈 1원이라고.

이 분에게는 1원이 큰 돈일까?

아무튼 나는 지금 공정여행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지출한 돈이 바로 현지인에게 돌아가게 하는 여행.



 

부지런히 처음보는 옷을 입은 사람이 있으면 쫓아가서 사진에 남는데, 오늘도 역시 어느 민족의 옷인지는 숙제로 남긴다.

이들의 옷을 보고 어느 민족이라고 정리해 놓은 것을 보면 정말 기가 차달 수밖에 없다.


 

오늘의 스타가 되시겠다.

젊은 엄마가 데리고 왔는데,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까 코도 닦아주고 예쁘게 꾸며 주더라고.

사진을 빼 주고 싶어서 주소를 물어보니, 서로 뭔 소리인가 하고 그냥 웃는 것으로.

 

점심 무렵이 되어 하늘이 시크멓게 변하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행히 비가 시작되기 전에 미니버스로 탈출을 했고.


 

이것이 맹랍으로 가는 다리이다.

내일 맹랍에 장이 서는데 갈까 말까 고민 중이다.

가도 별스럽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리고 방향도 오늘과 거의 비슷하고.



 

곧 하늘이 개이고. 

 

이렇게 계단논이 있던 자리를 지난다.

여기도 많이 계단논이 바나나밭이나 옥수수밭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한참을 내려 왔으니 갈 때에는 한참을 오른다.

그리고 오늘 장날 구경 행사는 끝을 낸다.


 

우리 숙소에서 내다 본 바깥 풍경이다.

저 언덕 너머에 십리촌이란 마을이 있는데, 길이 구불구불하게 나있고 차들이 그 길을 따라 저 산을 넘어간다.


 

바로 앞에 있는 집인데, 특이하게 집 옥상에 물을 채워 놓았다.

더위를 피할 목적인지.

통 알 수가 없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