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 2013 여행

소수 민족 가도를 따라서 간다. 제 6 편 - 원양 우각채(牛角寨 NIUJIAOZHAI)

정안군 2013. 7. 11. 11:32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아직 논에 물만 있는 곳이 햇빛을 받아 반사를 한다.

겨울에 오면 이런 모습이 온통 눈 앞에 펼쳐진다는 말이지?

음~~~

상상을 해보니 거창해 보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간은 지났다.

빠른 곳은 벌써 벼가 익어가고 있었다.

가을에 벼가 익어가는 계단식 논의 모습도 멋있다는 데.

언젠가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

그런데 당최 추운 것은 싫으니 아마도 그냥 머리 속에다만 상상하는 것으로 그칠지도 모르겠다.

 

아침은 호텔에서 어제 말한대로 부폐식이었는데, 중국 부폐식이라는 것이 뻔하지 않은가?

여기에 이 동네 특색인 쌀국수가 더해질 뿐, 그다지 만족할 만한 것은 없었다.

다만 서양인 대상으로 토스트와 잼이 있어서 그것으로 아침을 대신하니 괜찮았을 뿐.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 호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너무 낮다.

해서 어제 발굴해 놓은 호텔로 일단 이동하고나서 오늘 일정을 진행하기로 한다.


 

새로 잡은 호텔은 영빈주루로 정류장에서 정면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아니고 오른쪽으로 한 200m쯤 가면 나오는 곳인데, 입구를 보면 상당히 허름하지만 내부는 꽤 넓고 깨끗하며 무엇보다도 3층에서는 약하나마 와이파이가 잡히는, 정말 기막히게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다.

그러니까 터미널에서 오른쪽길을 따르면 길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데, 상가 건물들이 끝나는 곳에 오른쪽으로 계단길이 나있고 그 뒷편으로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하여튼 길을 따르다가 건물들이 끝나면 뒤를 돌아보아 저런 글씨가 쓰여 있는지 보면 된다.

좀 어려운가?

그러면 광장에서 큰 전광판을 보면 그 너머에 영빈주루가 보인다.

그렇게 찾으면 좀 많이 도는 것이 된다는 거.

흐미~~

 

이런 곳이 이런 가격에.

이렇게 두 번이나 놀랐다.

이틀에 150원 주기로 하고 결정을 한다.

길가라 좀 시끄럽기는 하지만 낮에 계단식 논 구경 다니느냐고 거의 호텔을 비울거면 이 호텔을 왕 추천한다.

방도 광장 건너에 있는 운제 뭐시기 주점보다 훨씬 크고 싸고 좋다.

 

자, 그리고 우리는 진도를 나가겠다.

오늘은 어디가 장날인가 하니.

강아지 즉 개의 날, 술(戌)의 날로 우각채라는 마을이 되시겠다.

 

우각채는 이족, 하니족, 태족 사람들이 모이는 중규모 정기 장이다.

우각채(牛角寨)의 하니족 의상은 원양(元陽) 하니족보다도 화려하고, 우각채(牛角寨)는 운남 방언으로 NIUKOUZHAI라고 불린단다.

 

그런데 뭐라고 발음을 해도 못 알아 먹더라.

그냥 한자를 그려서 운전사에게 보여주거나, 차 앞에 써있는 글씨를 보고 해당 미니버스를 찾을 것.

 

원양에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 길이 좋아져서 40분 정도 걸리더라고.


 

그래서 일단 이렇게 정류장 앞에 있는 미니버스에 가서 사람이 차기를 기다려 보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모여드는 사람이 없다.

한 10분만 기다리면 될 거라고 말하던 기사는 자기 말에 성질이 난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받으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인지 1인 당 20원 그러니까 우리 부부 몫으로 40원을 내면 데려다 준단다.

정류장 안의 안내판에는 단 돈 6원으로 나와 있는데 그렇게는 못하지.

그래서 오늘은 미니버스는 패스.


 

그리고 11시 30분에 출발하는 정기 버스편을 이용하기로 한다.

사립탁(沙拉托)향 가는 버스가 하루에 세 편이 있는데, 모두 제대로 다닌다고 하니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시 정류장에 와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오르니 손님은 우리 부부 2명과 운전사 그리고 차장인 부인인데, 정시가 되니 제대로 출발을 하더라고.

길은 새롭게 포장이 되어서 상태가 아주 좋았다.

웬 시골길에 터널도 나오고.


 

한참을 가다가 우각채 대교(牛角寨 大橋)를 건너니 우리를 보고 여기서 내리란다.

그러면서 왼쪽 비탈길을 따라서 올라가라고 손짓으로 알려 주는데.

가만히 보니 새로 길이 뚫리면서 동네를 통과하던 길이 그냥 옆으로 빠지게 되었나 보다.

요금은 6원인가 했더니 10원이란다.

뭐, 할 수 있나.

그냥 줘야지.

아무튼 결론은 이렇다.

우각촌에 가려면 사랍탁(沙拉托)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우각채 대교를 건너서 내려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1km 정도 걸어 올라가면 동네가 나온다(요금 10원 ?)

그런데 우각채 대교가 어디냐고?

기사에게 미리 말해두면 알아서 내리라고 말한다.

걱정마시라.


 

여기 오는 동안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버스가 내린 곳의 논 모습은 이렇다.

내린 곳의 경치가 좋으면 어디 덧나냐?


 

아무튼 땡볕 아래 1km 정도를 걸어가니 장터가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 뜨거워서 좀 힘들긴 했는데,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다.


 

이 동네 주 고객은 이족, 하니족 그리고 태족이라던데 벌써 이족의 모습이 보였다.

나중에 보니 이족이 가장 많은 편이더라는 거.

 

자, 이제 장 구경을 슬슬 해 봅시다 그려.


 

이 동네 하니족 아줌마들의 의상이 소문대로 참 화려하다.


 

각종 약재료를 파는 아저씨들.



농촌 마을에서 빠질 수 없는 농기구들.


 

태족 아줌마도 있는데, 이 태족은 여기서 아주 숫자가 적었다.


 

빈 공터가 장으로 쓰이는 모양으로, 그다지 공간이 넓지는 않았다.



 

그냥 시골 장터이다.

물건 종류는 별 거 없고 그냥 사람 구경만 해도 신나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거.


 

아침부터 남자는 놀고?

여자는 일한다더니 그런가?


 

이 태족 아줌마는 누구 옷을 고르려고 그러시나?


 

이족과 하니족.

이들의 공용어는 중국어가 아닐까?

이들과 대화할 때도 우리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왜냐고?

서로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으니까, 잘 해도 그만 못 해도 그만이더이다.



 

이 두부집 아주머니가 우리를 살갑게 대해 주었다.

두부 옆에서 구어지는 돼지 고기를 먹으려고 했더니 자기가 파는 것이 아니고 손님이 사 온 것이라서 줄 수가 없다고 먹을 곳을 안내해 주더라고.



 

역시 하니족 여자는 씩씩해 보인다.

하니족 여자는 활달해서 남자가 시원찮으면 자기가 남편까지 걷어 먹인다나.


 

이렇게 신나게 돼지고기를 굽는 것을 보니 너무 먹고 싶더라고.


 

해서 한 곳에 가서 진치고 앉았는데 결국 이 총각들이 먹고 있는 돼지고기를 뺏어 먹은 셈이 되는데.

처음 생각은 이랬다.

우리는 이 아주머니가 돼지고기 구이를 파는 줄 알고 좀 먹겠다고 했더니, 이 총각들이 먹어 보란다.

야들은 그냥 한 두 첨만 먹어보라고 한 것이고, 우리는 돈을 낼 생각으로 그냥 제대로 먹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 총각들이 돼지고기를 사다가 이 두부 파는 아주머니에게 구어달라고 한 거더라고.

 

돼기고기가 고팠던 우리는 익기가 무섭게 먹어 치우니, 이들이 사온 돼지고기는 곧 동이 났는데.

돈이 부족했던지 이 중 한 총각이 두부를 더 사가지고 오더라고.

이런~~~

 

나중에 이런 사실을 눈치채고 아주머니에게 20원을 주면서 이 총각들에게 주다고 하긴 했는데.

어떻게 했겠지 뭐.

 

그런데 이 총각들에게 무슨 민족이냐고 물으니 하니족이란다.

대낮부터 맥주로 술타령을 하는 것을 보니 이 자식들도 영 싹수가 노란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다음 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태족은 옷 모양새가 완연히 다르다.



 

여기는 확실히 농촌 시골 마을이라서 농산물은 없고, 이렇게 공산품이 주로 팔리고 있었다.


 

이곳은 이족 아줌마들 꼬리 장식을 파는 곳이다.

수를 직접 놓기도 하는데, 요즘은 기성품을 많이 사는 모양이더라고.


 

이렇게 평상시에는 그냥 빈 공터로 쓰이는 곳이 장터가 된다는.

뭐, 몇 바퀴 돌으니 더 볼래야 볼 것도 없고 돼지고기로 배도 채웠겠다 이제 슬슬 돌아가기로 하는데.

처음 보기에는 동네가 작은 것 같았는데, 장터 안쯕 길을 따라서 꽤 길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런 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야 우각채 인민위원회 건물 앞 공터가 나오고. 여기에 신가로 가는 미니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는 평소 동네 상설 시장인 듯하다.




 

돌아오는 길은 온통 계단식 논이 이어진다.

몇 군데 사진 포인트 안내판도 보이지만.




 

우리는 장 구경 하는 것이 이 동네 온 제일 큰 목적이니, 그 목적에 충실하기로.

 

사실은 지금은 계단식 논을 즐길 철이 아니에요.

뭐, 논에 모가 심겨진 그 모습도 나름 멋은 있더라고요.

 

아참.

올 때 미니버스 요금은 15원이었다.

우리만 바가지인가 하고 잘 보아도, 모두들 그렇게 내더이다.

 

그러니까 터미널에 쓰여 있는 요금 6원은 아무래도 터무니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