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충주 이야기

충주에서 하늘재 너머 문경읍까지

정안군 2013. 8. 24. 17:00


어제 비가 한참 쏟아 붇더니 좀 시원해졌나 봅니다.

밤에 잘 때 이불을 덮지 않고 잤더니 좀 춥더군요.

이제 정말 여름은 얼마 남지 않았나요?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늦더위가 이어지다가, 얼마 안 있어 추워진다네요.

그래서 올해는 유난히 가을이 짧을거라고. 


계속 좋지 않은 이야기만 들립니다.

백년 묵은 여시 한 마리가 소 한마리 잡아 먹고는 안 잡어 먹은채하고 쥐죽은 듯이 있어서 그런가요?


누가 아홉개라는 여시 꼬랑지 여덞개만 짤라주면 좋으련만...


뭔소리냐고요?

날이 더우니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던 모양입니다. @@


그건 그렇고 오늘은 충주에서 하늘재 너머 문경까지 달려 보기로 했습니다.


충주에서 수안보면까지는 대부분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지만 저는 향산리라는 곳에서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 그냥 3번 국도를 따라 달랐습니다. 

훨씬 빠를거라 생각을 했는데 지도에서 보니 그게 그거네요.

여러분들은 그냥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쪽이 경치도 훨씬 좋고 차량도 적으니.


위 지도에서 붉은 색은 새재 자전거길이고, 하늘색이 제가 오늘 달린 도로입니다.


아무튼 수안보면에 도착을 해서 물탕공원에서 발을 좀 담가 봅니다.

아!

물탕공원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거든요.

그쯤에 새재 자전거 도로 인증 센터도 있고요.


오늘이 토요일이어서인지 좀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다가 쉬고 있었어요.


여기서 부터 자전거 도로와 갈라져서 저는 돌고개를 오르지 않고 수안보초등학교 앞으로 해서 서울시 공무원 연수원 앞으로 빠집니다.

이쪽이 돌고개보다 경사가 덜 심하거든요.


아무튼 작은 고개를 넘으면 송계 계곡 가는 길을 만나는데, 여기서부터 지릅재까지는 완만한 경사로 이어집니다.

그러다가는 결국 심한 경사로 변하지만요....


꾸준히 올라 중간에 쉼터에서 한 번 쉬고는 지릅재 정상으로 그 다음 신나게 내려 쏩니다.

아마도 여기서 시속 60km가 넘은 듯 합니다. ㅎㅎ


그리고는 잠깐 미륵사지에서 물도 좀 먹고 쉬다가 다시 하늘재로 향하는데요.


이 하늘재는 새재나 이화령보다는 경사가 완만하지만 비포장길이고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이 많아 조심스럽게 끌고 올라갔습니다.



어제 비가 내린 덕인지 녹음이 아주 짙네요.

참 좋은 공기가 마음을 상큼하게 해줍니다.





여기는 하늘재 정상입니다.

충북 충주시와 경북 문경시의 경계이기도 하고,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백두대간을 구간 종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중요한 포인프이구요.

그래서 등산객들이 많은 곳입니다.


하늘재 정상에는 하늘재 산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비수기 때에는 문을 닫아 두는데, 오늘은 문이 열려 있고 여기서 쉬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자전거로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 저 말고 또 있네요.


이제 좀 쉬었으니 다시 출발을 해야 되겠지요?

하늘재 정상에서 문경쪽으로는 포장이 잘 되어 있고 경치도 아주 좋습니다.

자전거로는 저도 처음 달려 봅니다.

차로는 몇 번 와 본 적이 있구요.

경사가 무지 심합니다.

그러니까 내려가는 저에게는 신나는 길이 이어집니다.

나중에 보니 문경읍까지 계속 내리막이더군요.




내리막 중간에는 자기를 굽는 요들이 많았습니다.

좋은 흙과 땔감으로 쓰이는 소나무가 많아서인가요?


그 가운데 조선요라는 곳은 정말 집도 멋이 있고 뒤쪽의 백두대간과 너무 잘 어울려서 그냥 갈 수가 없더군요.

사진에 담으려고 잠시 쉬고 갑니다.


하늘재 바로 옆 포함산에서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언젠가 걸어 본 것이 있어 낯설지 않더군요.

 


하늘재 정상에서 문경읍까지는 길도 좋고 내리막이라서 쉽게 올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덧 점심 먹을 때가 지나 있더군요.

오후 1시가 넘었더라고요.

그래서 길가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국밥집 이름이 와와국밥이군요.

맛은 뭐 그저그랬습니다.


솔직히 저는 경상도에서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고향이 호남쪽에 가깝다보니 음식의 바탕이 다르거든요.


그러니 경상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너무 뭐라 하시지 마세요.

어려서 먹던 음식이 제일 자기에게 맛있게 느껴진다고 하잖아요.

아무래도 호남쪽과 영남쪽은 음식 문화가 엄청나게 다르니, 맛이 다른 것이 당연할 겁니다.

특히 젓갈을 많이 쓰는 김치는 크게 차이가 날 겁니다.

점심 국밥값은 6000원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싸더군요.


아무튼 점심을 먹고 나니 오후 1시 40분쯤이었습니다.


여기서 문경시 점촌 터미널까지 24km 정도 된다기에 그냥 거기까지 가기로 하는데.


가다보니 뒷바퀴가 아무래도 수상하네요.

실펑크가 난 모양이었어요.

튜브도 있어서 갈면 되지만 갑자기 귀찮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여기서 끊습니다.

점촌까지 간다고 누가 칭찬해 줄 것도 아니잖아요.



점촌 방면으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문경읍 터미널을 찾아 갑니다.

문경버스터미널은 아담하게 잘 꾸며 놓았네요.

새재 자전거 도로에서 바로 옆에 있었어요.


여기서 시간표를 확인하니 충주가는 버스는 많이 있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 55분, 2시 5분에 버스가 있더군요.

요금은 5900원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버스는 중간에 연풍과 수안보도 서지 않고 직접 충주까지 가는군요.

하긴 그래봐야 10여분 빨리 가겠지만요.

그래도 기분은 괜히 좋더군요.


얼마 안 있어 버스가 들어 오는데 아주 좋은 버스입니다.


뒷쪽 트렁크를 여니 누가 먼저 자전거를 넣어 놓아서 내 자전거가 들어가질 않습니다.

할 수 없이 앞 트렁크를 열고 짐 정리를 한 다음 자전거를 넣습니다.


자전거는 뒷부분을 먼저 넣은 것은 아시지요?


버스는 부산에서 오는 것인데, 이렇게 우리나라 버스가 좋은지 미처 몰랐었습니다.

우등도 아닌데 이렇게 좋단 말이지.


잠시 뒷자리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전화를 받는데 중국어네요.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화가 되기는 되었나 봅니다.


머리를 감지 않은 전형적인 중국인 아저씨.

나중에 버스에서 내려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잠깐 세우더니 표를 보여 주면서 여기가 충주 맞냐고 확인하더군요.

표의 충주 글짜를 보여주면서.

아무래도 한국말은 한 마디도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어를 하나도 못하던 내가 중국에서 이런 모습이었겠지요?


그건 그렇고 오늘 결론은 바로 이겁니다.

좋은 날에 한 좋은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주행거리 54km

주행시간 4시간 15분(중간 휴식 및 점심 시간 포함)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