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충주 이야기

남한강과 섬강 따라 원주까지 자전거 나들이

정안군 2013. 9. 27. 20:22


너무 좋은 날이었습니다.

전형적인 가을날, 대한민국이 자랑할 수 있는 가을 하늘 그리고 선들 바람이 같이 어울린 좋은 날이었죠.

이 날, 충주에서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섬강 합수머리까지 이동한 다음, 섬강에서는 섬강 자전거길을 따라 원주로 가서 버스로 돌아 오기로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너무 좋은 날이었습니다. ^^



자, 이제 출발입니다.

여기는 탄금대를 지나서 나오는 충주 중앙탑 근처 남한강에 설치된 강상 도로입니다.

강상 도로가 뭐냐구요?

강 위에 설치된 도로인데,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중계를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도로입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실제 중계를 하지 않았다지요?

그러니까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왜 만들었을까요...



중앙탑에서 조정지댐으로 이동하다 보면, 이렇게 전망이 좋은 곳이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 강 건너 비행장에서는 비행기 이착륙 하느냐 전투기들 소리가 요란하네요.

혹시, 어제 증평 부근에서 추락한 비행기 사고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왜 군대에서 흔히 겪은 일 중에 무슨 일이 터지면 군기 빠졌다고 모든 병사들 뻉뺑이를 돌렸잖아요.

혹시 참모총장이 비행사들 군기 빠져서 그렇다고 비행기로 뺑뺑이 돌리는 것은..............


그런데 비행기 사고가 나면 같은 종류의 비행기는 모두 점검을 하는 것이 공식이 아닌가요?

내 상식으로는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더 비행기 이착륙이 많으니 무슨 조화람...



그건 그렇고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저번에 왔던 목계교까지 일단 왔습니다.

언젠가 여기서 국도를 따라 다시 충주로 돌아 갔었죠.

오늘은 자전거길을 따라서 Go입니다. ^^



여기는 앙성온천에서 강천리로 넘어가는 길에 있는 고개입니다.

고개 이름은 조대 고개...

좆대 고개가 아니랍니다.


자전거길이 강을 따라 이어지는 것이라서 오늘 최고의 고개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더군요.

고개를 넘어서는 한 동안 남한강을 따라 기분 좋은 아스팔트길이 이어집니다.

경치가 아주 좋고 무엇보다도 차량이 거의 없어 한적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철새 도래지라는 비내섬도 있더군요.

이 근처 경치를 즐기라고 만든 비내길도 있던데, 접근하기가 좀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왜냐고요?

직접 가서 보시라고...^^

무엇보다도 사진이 그 고요함까지 담을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한참을 달립니다.



그리고는,

충청북도 충주시와 경기도 이천시의 경계가 되는 산능성이와 강원도 원주시를 연결하는 남한강 대교가 보이는 곳에 섰습니다.

날이 좋아서인지 많은 자전거 동포들이 길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을 하더군요.


남한강 뚝방 위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따라 남한강 대교를 건넙니다.

이제는 강원도 땅인데, '충주시 경계따라 돌기'할 때 이곳을 걸어서 건너기도 했지요.

오늘은 자전거입니다.




기분좋게 포장된 자전거길을 따라 갑니다.

그리고는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도착합니다.

이 근처는 조선시대 흥원창이 있었다는군요.

조선시대의 간선도로는 길이 아니고 수운이었으니, 이 남한강이 국가 간선 도로였던 셈이지요.


경치가 상당히 좋더군요.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명바기가 지랄만 안 떨어 강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더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요?

사대강 죽이기 사업 때 모래와 자갈을 채취해서 난 상채기가 아직은 아물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세월이 가면 우리 강들은 이런 상채기쯤은 거뜬히 극복하겠지요?



섬강 자전거길과 남한강 자전거길이 갈라지는 곳입니다.

그런데 입구에 섬강 자전거길이 공사 중이라서 통행할 수 없다고 안내 프래카드가 걸려 있었어요.

섬강 자전거길을 가려면 지방도를 따라 우회하라고.

그런데 그 우회길 초입이 꽤 가파른 언덕길이더군요.

그래서 그냥 안내를 무시하고 섬강 자잔거길을 따라 내달렸는데.

 


한 2 km 정도 가니 이렇게 나무 다리가 파손되어 있어서 더 이상 갈 수가 없었어요.

흐흐흑~~~

그러니 어떻해요...

다시 빠꾸....

이 인간들 어떻게 만들었기에 이렇게 쉽게 망거져...



우회도로라는 지방도를 따라서 이동을 하는데 제법 가파른 언덕길이 나오더군요.

정상에 서니 고개 이름이 있습니다.

모산 고개더군요.

그런데 그 옆에는 거창한 건물이 있었습니다.

이게 뭘까 상당히 궁금했는데, 내려다가 보니 대학 건물이었어요.

 


정말 거창한 건물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질 않더군요.

다시 자전거길로 들어와서 달리는데 점심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때 문막이라는 읍 정도 되는 도시를 옆으로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문막으로 나와 식당을 찾아 봅니다.



자전거를 분실하면 안 되니까, 안에서 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았더니 당첨된 것이 맹가네 밥상이었습니다.

청국장 백반 6,000원.

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시간이 거의 2시가 되었더군요.

그래도 맛이 별로였던 것을 보면 맛있는 집은 아닌가 봅니다.

아무튼 다리도 쉬고 시장기는 면합니다.



그리고 다시 나선 섬강 자전거길.

섬강의 섬은 두꺼비 섬인가 봅니다.

군데군데 두꺼비의 석상이 있더군요.

문막을 지나서 보이는 섬강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왔습니다.

강건너는 절벽으로 되어 있는데, 강 이쪽은 어떻게들 알았는지 전망이 좋은 곳에 별장들이 있었습니다.

욕심들이란...


이런 좋은 길을 따라 달리다가 서원주역 근처에서 자전거길을 나와 지방도를 탑니다.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이동을 해서 좀 헛갈리기도 했지만, 어쩄든 국도 42번을 따라 원주시가지로 이동을 했습니다.

42번 국도는 4차선 고속화도로인데, 그래도 갓길이 넓어서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동하다보니 동화역이라는 정말 시골스런 역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원주 버스터미널로 이동을 했는데,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3시 19분이었습니다.

충주가는 버스는 3시 35분, 가격은 5,800원이었어요.


차 트렁크에 자전거를 넣고 버스에 오르니 이게 웬일입니까?

좌석이 우등형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오늘은 참으로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동 거리 87km, 이동 시간 5시간 4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