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네 집에 헬퍼라고 여기서 부르는, 우리 식으로 하면 가정부가 쬐구 중학교 교장의 소개로 들어 왔다.
방년 19세라는데, 나이를 알고나자 마음이 짠했다.
엄마랑 같이 왔는데, 엄마 발을 보니 꼬끼리 발 같은 것이 그 동안 얼마나 험하게 살아 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뭐해서 먹고 사느냐고 물으니 하루 일당 3000짯 정도 받고 벼 추수일을 한단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남편이 죽어서 혼자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는데, 이 나라에서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지는 안 물어 봐도 알 것 같았다.
어디까지 가르쳤냐고 물으니, 동생네에 온 애가 큰 애인데 4학년을 마쳤으니 우리 식으로 하면 초등학교이고 동생은 중학교를 마쳤다고.
남편 없이 혼자서 두 애를 키운 이 애들 엄마를 보니 우리 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삼남매를 남편 없이 힘들게 키우신 우리 엄마.
이 어린 것이 초등학교를 마치자 마자 남의 집살이를 시작했는데, 받은 돈도 적었지만 집을 통 보내지 않고 고생을 많이 시켜서 교장이 동생네로 데리고 온 것이었다.
물론 여기를 소개해 주었으니 한 달 월급은 교장에게 소개비로 주어야 되겠지요. ㅎ
그래도 동생네가 잘 해주니 이 아이는 전에 있을 때보다는 편하겠지만, 아무리 편해 봐야 남의 집살이가 편하면 얼마나 편할까?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있던 증례가 생각이 난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지만 누나 대접 한 번도 못 받고 아랫사람 취급을 받던 우리 집 식모 증례.
사실 정확한 이름도 모른다.
증례인지 정예인지 아님 정례인지도.
오늘 온 아이도 네 방에 가서 있으라고 했더니 몇 시간을 고대로 앉아 있더란다.
가난한 나라에 태어난 이유 밖에 없이 이 험한 일을 해야 하는 이 나라 인생들.
오호통재라. TT
그건 그렇고 어제 될 듯 했던 후배 장가 보내기 미션은 오늘 뜻밖에 등장한 강력한 고추가루 때문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 갔다.
어쩜 그렇게 정확한 말인지.
'악마는 각론에 있다'
결국 각론에서 걸려 원점으로 돌아 갔으니.
오호애재라.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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