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새 집에서 맞은 기분 좋은 날

정안군 2014. 1. 14. 23:01

 

 

 

 

 

 

새 집을 얻어서 하루를 보냅니다.

방도 아늑하고 주위도 조용해서 더 없이 좋았습니다만, 주인이 이불을 빨 때 너무 진하게 세재를 썼나 봅니다.

밤새도록 코가 매쾌하더군요.

그것 말고는 모두 괜찮았는데, 특히 날씨가 서늘해서인지 요즘은 모기가 설치지 않아서 더욱 좋습니다.

워낙 방충망도 탄탄하게 둘려쳐져 있어 모기가 쉽게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구요.

모기에 워낙 민감한 나로서는 너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주인이 화단의 화초를 잘 가꿔달라는 부탁도 했다고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꽃 화분을 우리 마음에 들게 옮기기도 하고 낙엽도 치웁니다.

 

이래서 태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게 렌트를 주고 싶어 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 사람보다는 깨끗하게 하고 사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일본 사람이 첫째이고 그 다음쯤이 한국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집 주인은 라차밧 대학의 교수인데, 혼자 사는 노처녀라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 일자리가 생겨 그리로 집을 옮기는 바람에 살던 집을 세 준 것인데, 집을 깔끔하게 꾸며 놓았더군요.

세를 주면서 특별히 한국 사람에게 렌트해 주는 것을 많이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제의가 온 것인데 우리는 온천쪽으로 집을 구하려다가 가격이나 이런 것이 맞지 않아 결국 이리로 온 것이지요.

들어와서 보니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다른 것들은 그냥 묻혀 버리네요.

 

그 다음 한 일은 식수 해결입니다.

이곳도 수돗물은 식수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니, 통에 든 물을 구해서 사용을 해야 되겠지요.

그런데 물을 배달시키려 해도 집 주소가 뭔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더군요.

해서 주변을 돌아 보니 바로 답이 나옵니다.

번지는 601호이고 A2 라인입니다.

나중에 알아 보니 우리 동네 무반 이름은 남 통(NAM THONG)이더군요.

 

무반 입구를 나와서 상가쪽으로 조금 가니 노스 스프링이라는 생수를 파는 가게가 있네요.

내가 들어가니 아이패드로 뭔가를 보여 주는데 일본어입니다.

아무래도 내가 많이 일본 사람 닮았나 보네요.

기껏 보여준 내용은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것.

다른 친구는 동영상으로 샘물이 솟아나는 원천을 보여 주면서 에비앙과 별 차이가 없답니다.

에비앙 노스 스프링 세임.

그려, 그런 소리 안 해도 먹을거여. ㅎㅎ

큰 물통 하나가 65밧이고, 물통 렌트비는 150밧이랍니다.

그러라고 하고 물 배달을 시켰는데, 젊은 친구가 태국어인지 영어인지 분간이 안 가는 말로 뭔가를 한참 설명하더군요.

프로모션, 칩 등 등.

종합해 미루어 생각하니, 쿠폰 12장을 10장 값으로 준다는 이야기더군요.

그러니까 10통 값으로 12통을 먹을 수 있다는 거죠.

설명을 힘들게 하는 것이 기특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품질도 에비앙급인데. ㅎㅎ

 

아침에 집사람과 함께 자전차를 타고 시장에 가서 먹을거리도 좀 샀구요.

요즘은 과일이 별난 것이 없어 바나나만 삽니다.

또 시골 할아버지 부부가 가지고 나온 수제 과자도요.

먹어보니 엄청나게 달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기 대책을 위한 전자 모기채도 구입을 했답니다.

모기채 모양은 좋은데, 한번 사용해보니 잘 안 되더군요.

어쨌든 살림살이 처음이라 돈이 많이 들어 가네요.

하지만 생활이 안정이 될수록 돈 지출도 안정이 되겠지요?

 

이제 자전차 하나만 더 장만하면 왠만큼 될 것 같습니다.

자전차 두 대가 있어야 집사람과 나란이 타고 온천에도 가고 시장에도 가겠지요.

아침에 뒤에다 집사람을 태우고 시장에 갔다 왔는데, 시장은 몰라도 온천까지는 힘들겠더군요.

 

미얀마에서 흔히 보던 일제 중고 자전차가 여기도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