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태국어 배우기 그리고 인터넷 설치하기

정안군 2014. 1. 16. 21:47

 

 

 

 

 

남 나라에서 살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그 나라 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건 아닐겁니다.

그러면 무엇일까요.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돈이겠네요.

하긴 우리나라에서 살 때도 이건 마찬가지겠죠?

 

태국은 돈 쓰러 오는 곳이지 벌러 오는 곳은 아니라고들 하시더라구요.

물론 태국에서도 돈을 벌면서 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정말 존경할만한 대단한 분일겁니다.

 

사실 돈을 벌러온 사람에게 태국어를 배우는 것은 필수적이겠지만, 돈을 쓰러 온 사람은 알면 좋겠지만 몰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 이유야 뻔하겠지요.

내 돈을 뺏어가려면 내가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노력을 해야 되니깐요.

이 곳에서 돈 벌 일이 없는 나는 사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태국어를 배운들 태국말고는 다른 나라에서는 써먹을 일도 없어서 나는 배우는 일에 별 관심이 없는데, 집사람은 한번 배워 보고 싶다는군요.

나는 여러 나라에서 자장면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게 중국어를 배우고 싶습니다만.

 

어쨌든 그래서 집사람은 오늘은 옆집에 사시는 원로 목사님이 나머지 공부하면서 배운다는 곳에 가본다네요.

물론 태국어지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안 간다고 하면 떨어질 마누라의 불호령이 무서워 할 수 없이 가봅니다.

 

태국어는 자음과 모음이 많고 우리 말과는 어순도 달라 배우기 쉽지 않다는군요.

아무튼 선생님은 남편 해병대 대령으로 예편하고 한국어 교육을 시키러 이곳에 오신 분의 사모님인데, 태국어가 능통하지는 않지만 열성을 가지고 초보자들에게 태국어를 교육시키고 있었습니다.

이것 저것 배우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독학으로 공부한 이유인지 성조 구분이 전혀 안 되는 태국어를 하시더군요.

성조가 있는 중국어를 배운답시고 몇 달 공부 했지만, 정작 중국에서 중국인들이 전혀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을 경험한 나에게는 이게 큰 문제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시작을 하면 차라리 안 한만 못하거든요.

나중에 발음 정정하기가 힘들어서요.

그래서 중국어도 한국에서 어설피 배우지 말고 차라리 중국에 가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하고요.

그런데 일단 이렇게 코가 궤었으니 안 나갈 수도 없고 고민이 됩니다.

아무튼 두 시간의 태국어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과 선배님들에게 쌀국수를 대접해 드렸습니다.

어제 갔던 집인데, 사장이 내 얼굴을 아는 것인지 몹시 살갑게 구네요.

 

오후에는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기 위해 빅씨에 갔습니다.

센탄에 가도 된다고 하고요.

외국인은 집주소와 여권 복사본을 가지고 가면 된다는데, 가끔은 일년치를 한꺼번에 내라든지 까다롭게 군다고 합니다.

그래서 태국인을 데리고 가서 그 사람 이름으로 신청을 하면 어렵지 않게 절차를 마칠 수 있더군요.

 

인터넷을 취급하는 회사는 많이 있습니다.

내가 유심 카드를 산 dtac도 있고 대표적인 회사 true, 3BB 등이 있는데, 인지도가 가장 높은 회사는 true라고 하네요.

그래서 우리도 true에 가서 신청을 했는데, 속도는 가격 대비 10 Mb가 가장 좋다고 해서 그걸로 했습니다.

빛의 속도처럼 빠른 우리나라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속도이긴 하지만, 이 정도이면 대충 우리나라 연속극 정도 다운 받아 보는 것은 괜찮다고 하네요.

설치는 내일 오후 2시에 와서 한다고, 그 시간에 꼭 집에 있으라고 나중에 전화 연락이 왔다네요.

이것이 설치되면 무선도 되게 해서, 내 아이패드 미니도 무제한 이용이 아닌 데이터를 제한하는 유심칩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그러면 집에서는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밖에서나 데이터를 이용하면 되겠지요.

이제 대충 생활에 필요한 것은 마무리한 듯 합니다.

 

빅씨에서 인터넷 신청을 하고 건너편에 있는 센탄(센트럴 플라자)에 가서 집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여러 가지 삽니다.

여자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이런 곳에서 쇼핑을 하면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거의 한 시간이 걸려 쇼핑을 마칩니다.

4시에 시내로 가는 무료 썽태우가 있기는 하지만 한 시간이나 남아 있어 지나가는 썽태우를 이용하여, 버스 스테이션으로 그리고 거기서 라자밧 대학교에 가는 썽태우를 갈아 타고 집에 돌아 옵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의 일과인 자전차 타기로 나서고, 집사람은 모처럼 요리 솜씨를 뽑내는군요.

아무튼 온천에 가서 족욕까지 하고 돌아 오니, 깁밥과 돼지고기 김치찌게가 식탁에 대령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한국 사람 입에는 김치찌게가 환상입니다.

얼큰하게 먹고 나니 멀리 사라졌던 입맛이 돌아 온다는 연락이 바로 오더군요. ㅎㅎ

 

내일은 양곤에서 같이 지내다 동남아 순회 공연을 하던 성연군이 루앙 프라방에서 이곳으로 온다는군요.

 

이번 여행을 통해서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