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몸을 쓰는 일은 쉽고 머리 쓰는 일은 어렵다?

정안군 2014. 1. 21. 22:49

 

 

오늘은 태국어를 공부하는 날이었습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 각각 2시간씩 공부하는데, 오늘이 두 번째 날입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태국어 문자에서 자음 가운데 중자음 11개를 배웠고 숙제는 그것을 모두 외워 쓰는 것이었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게 외울 수 있었네요.

그리고 간단한 인사말이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어요.

오늘은 고자음을 써보았는데, 동물 과자 같은 모습의 글자가 비슷비슷하기도 하고 처음 발음하는 것이라서 머리에 얼른 들어오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이지연의 태국어 강의를 들었는데, 내용은 간단하게 식당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이것도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성조가 있는 말이라서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됩니다.

자꾸 말을 하고 들어야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태국 사람이 없어서 그게 잘.

그러나 급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누구와 대화를 길게 나눌 것도 아니고.

하긴 날린이라고 태국 친구가 있기는 하네요. ㅎㅎ

 

아무튼 천천히 조금씩이라도 하면 언젠가는 태국어가 능통해지겠지요?

   

 

 

오늘 점심은 쏨땀을 잘하는 집으로 가보는데, 오늘도 여전히 사람이 많네요.

 

 

우리는 찰밥과 닭 날개 그리고 쏨땀을 시켰는데, 찰밥과 닭 날개 구이는 바로 나옵니다.

허나 쏨땀이 유명한 집답게 이놈이 나오는 것은 세월과의 싸움입니다.

 

 

찰밥과 닭 날개를 모두 먹고도 한참을 기다려서 쏨땀을 구경하는군요.

우리나라처럼 한꺼번에 만드는 일은 없고, 일인분씩 계속 만들어내는 태국의 고유 방식입니다.

느림의 미학이 있는 나라, 바로 이곳이 태국입니다.

쏨땀 그리고 닭 날개 구이 5, 찰밥 4개 모두 해서 100.

동네 식당이라서 퍽 싸군요.

 

닭 날개에서 나온 뼈다귀는 모두 잘 모았다가 우리 무반을 지키는 똘똘이 부부 개에게 선물을 합니다.

지금도 우리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먹을 거리를 주면 더욱 더 좋아하겠네요. ㅎㅎ

 

 

오늘은 날씨가 어제보다도 더 내려간 듯합니다.

한낮에도 그렇게 뜨겁지 않고 따끈한 정도네요.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별렀던 곳, 우리 동네 동쪽을 자전거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시골길이라서 차도 많이 다니지 않고 날도 따뜻하고 좋더군요.

아직도 태국어 문자를 익히려면 아직 멀었는데, 그래도 배운 게 있다고 가끔씩 아는 글자도 보이곤 하네요.

참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조심해야겠더군요.

간판만 보이면 아는 글자 찾느냐 한눈을 팔곤 하니 자칫하면 자전거를 쑤셔 박을 수도 있겠습디다.

 

 

가다보니 웬 할아버지 동상이 있더군요.

 

이분이 누구실까요?

쿤 니 뻰 크라이 캅

 

이러면 뭔가 대답이 나올 텐데.

하긴 나와 봐야 알 도리가 없지만, 물어볼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는 전형적인 태족 주택 방식으로 지은 집도 있네요.

아래층은 크게 공간으로 두고, 이층을 주거 공간으로 만든.

미얀마 샨족들도 원래 이런 식의 주택을 지어 살았다고 하더군요.

샨족을 말하니 미얀마에서 안 사라가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태국에 온 모양인데, 서로 연락을 할 수 없으니 그냥 마음만입니다.

 

크게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돕니다.

나중에는 치앙라이 공항 위쪽 길과 만나면서 시장가는 갈림길로 돌아오네요.

대략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중간에 치앙라이 우회도로를 만드는 곳이 있어서 대형 트럭도 많이 다니고 도로를 온통 흙으로 범벅을 해 놓아 다시 다니고 싶지 않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좀 쉬다가 온천에 가서 족욕을 하고 돌아옵니다.

돌아오니 삼겹살 초대가 있네요.

인근에 있는 신학교 종강 파티라는데, 라오스 미얀마 태국 이렇게 삼개국가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태국식도 아니고 퓨전도 아닌 이상한 방식의 삼겹살 파티였지만,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먹으니 즐겁더군요.

대형 코X콜라 병이 있었습니다.

영어와 태국어로 쓰여 있기에 당연히 태국글자는 코X콜라인가 싶어 물어보니 다들 태국어 실력이 시원찮아서 한참을 논의하다가는 쁘라텟 타이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태국이라는 태국어 표기라네요.

콜라병에도 나라 이름을 강조한 것을 보니 재미가 있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화요일입니다.

화요일은 우리 동네 상가에서 화요시장이 열립니다.

물론 밤에 열리는 것이지요.

삼겹살을 먹어서 불러진 배를 다스리기 위해 야시장 구경에 나섭니다.

지난주에도 본 것이라서 신기한 것도 없고 또 배가 잔뜩 불러서인지 별 재미가 없더군요,

중간에 김치 기무치 바이차이 이렇게 삼개 국어로 써놓은 김치 장사가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한 조각을 먹어 보더니 엄청나게 시고 맛이 없다더군요.

내가 딱 봐도 맛없게 생겼더라고요.

그래서 그리 말을 해줬더니 이유가 뭐냐고 묻네요.

상표를 보여줬습니다.

그 상표는 바로,

MB 김치.

김치가 바로 명바기 김치니 맛이 있겠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