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정안군 2014. 3. 30. 23:00

 

 

 

 

 

 

 

이육사님의 시 '청포도'의 앞 귀절입니다.

교회에 가려고 차를 기다리는데 우리 앞 집 정원에 조그만 열매가 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동네에서 마무앙이라고 하는 망고 열매인 줄 알았는데, 망고가 아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리치 열매더군요.

호~~~

 

이렇게 여기는 겨울이 지나고 봄 꽃이 핀 다음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 우리나라 감각으로 하면 칠월이 된 것이었습니다.

 

이름이 육사라서 육사 시험에 잘 난다고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배웠던 이육사님.

 

이육사님의 시하면 광야와 청포도가 내 머리 속에 있는데, 오늘 리치 열매를 보자마자 이육사님 청포도 시가 생각나는 것이었어요.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태국에서 린찌라고 부르는 리치 열매 말고도, 잘 보니 로즈 애플이라고 부르는 촘푸도 조그만하게 그 모양을 잡았더군요.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자기 모습을 사람의 모습으로 바꿔가듯 그렇게 말이죠.

 

얼마나 귀여운지. ㅎ

 

망고는 이제 제법 크네요.

 

아무튼 우리가 돌아 오는 유월이 되면 모두들 먹음직하게 익어 있을겁니다.

 

특히 치앙라이는 리치 산지이기도 합니다.

아이 러브 리치. ㅎ

 

남야이는 7월이 제 철이라고 하니, 올 해에는 제대로 먹어볼 수 있겠군요.

남야이는 롱안이라고도 하는...

 

다만 지난 해 중국 운남 지방에서 먹었던 양매는 어떻게 먹을 수가 있을까요?

태국에는 없는 것 같던데.

이 양매도 아주 매력적인 맛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오월 하순쯤 중국 운남에 가야 될까봐요...ㅎ

 

아무튼 요즘 태국은 과일이 익어 가는 시절이 맞습니다.

 

 

참, 맨 위의 꽃은 계수나무 꽃입니다.

이월인지 삼월에 한 번 피었었는데, 요즘 또 피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가끔씩 미친 개나리가 그러지만 이런 일 보기 어려운데 말이죠.

 

언젠가 말했듯이 계수나무 꽃 향기 죽입니다.

요즘 그래서 더 행복하답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 이게 왠 복이랍니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