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섬서 2014 여행

거친 땅, 거친 역사 섬서성을 찾아서 - 정변 靖边 용주(龙州) 단하(丹霞) 140516(상)

정안군 2014. 6. 1. 14:48

이제 정변에서 이틀째입니다.


오늘의 미션은 용주(龙州)향에 있다는 단하(丹霞) 지형을 다녀오는 것입니다.


단하 지형이란 붉은 사암 지층 구조를 위주로 억만 년의 침식 및 풍화를 거쳐

형성된 기이하고 험준한 절벽 지형을 말한다지요?


그래서 오늘 가고자 하는 지명의 일반적인 이름이 용주 홍사암(紅砂巖)입니다.


얼마나 거창하고 붉을까 궁금하시죠?


함, 가보도록 하지요..




그런데 지도를 보면, 어제 갔던 통만성보다는 가깝지만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중국 전체로 보면 대단하지도 않은 용주 단하 지형을 우리나라 사람이 갔다 와서 정보를 올렸을 리도 없고, 바이두에서 검색을 해봐도 소개는 나오지만 어떻게 접근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더군요.


하긴 이제 중국도 승용차가 많이 보급되었으니 그 정도를 갈 사람이면 승용차로 가니 일반 교통편은 안 나와 있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도 짧고 정보도 부족한 나는 믿을 수 있는 것이 어제 터미널 안내 데스크더군요.

거기 가서 물어 보면 뭔가 해결책이 나오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도 가는 곳이 식당이라든지 매점이 있을만한 곳은 못 될 것 같아 일단 아침을 먹어둡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아침이라는 것이 선택의 폭이 정말 작습니다.



오늘도 만만한 것이 만두와 죽이라서 그것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합니다.


어제는 왕만두였는데, 오늘은 통만두로.


그리고는 터미널 매표소에 가서 용주 홍석암을 들이댑니다.


당연히 없다더군요.


그럴 줄 알았다네.

그 다음은 안내 데스크.


가서 물어보니 어제와는 다른 아저씨가 자세히 알려주네요.

일단 택시를 타고 하도(夏都) 빈관까지 가면 그 앞에 용주 가는 반차(班車)가 있으니 그걸 타고 가라고.


너무 간단히 해결되는군요.


그런데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되었을까요?


일단 하도 빈관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기본요금에 해당할 정도의 거리이고 하도 빈관은 시내 중심가에 있더군요.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빈관 앞에 차가 있을 거라며 가보랍니다.


그런데..


빈관 앞 그리고 뒤 아무리 살펴보고 뒤져 보아도 반차라고 생겨 먹은 놈이 없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도 아는 사람도 없고, 차를 기다리는 것처럼 생겨먹은 사람도 없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동네라서 차가 많지 않을 것이니 조금 기다리면 오겠지 생각하고 기다려 봐도 별 수 없네요.

반차로 가는 것은 포기합니다.


그러면 오늘 뭐하나?

그냥 시내 구경이나 할까 하다가 이왕 마음먹은 거 그리고 거리도 20여 km 정도니 택시를 타고 가고 별 요금이 나오지 않을 것 같

았어요.


그래서 무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 택시는 기사가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고 어벙벙해서 패스.


그 다음은 여자 기사가 타고 있더군요.


여자라면 위험도 덜할 것 같고 해서 일단 타고는 들이밀었습니다.


용주 홍석암을 가자고.


뭐라 한참 말하는데, 거기는 좀 비싸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더니 90원을 내랍니다.


“커이”


그 다음 뭐라 하는데,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그 여자 기사 입이 떡하고 벌어집니다.


“한국인이라고”

“그려”


고속도로를 따라 넓게 닦인 성도를 한참 달리더니 좁은 시골길로 접어듭니다.

정변은 사막 가운데 오아시스 도시 같은 분위기인데, 용주 가는 길은 완전 황토 지형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분위기가 반전이 되네요.


택시 기사는 가면서 뭐라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은데,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단지 덥다, ‘즈싱처’만 이해를 했지요.

‘즈싱처’도 한참을 헤매다가 그게 자전거라는 것을 알아 차렸으니.


나중에 생각하니 그 동네 넓고 무지 더워서 자전거라도 타고 다니지 않으면 무지 힘들 거라고 말한 것 같더군요.


이건 100% 그냥 내 짐작입니다.


사실 가보니 그랬습니다.


그늘 한 점 없이 무지 뜨겁고, 지형은 넓어 자전거라도 있었더라면 하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황토 지형 협곡을 지나자 미루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용주향이 나옵니다.

여기서 미루나무가 정겹게 늘어선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홍사암이 나오지요.

여기까지 오는 주변의 경치 구경만 해도 좋더군요.


그리고 역시 돈이 좋습니다.


이렇게 간단히 해결이 되니.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대단한 구경거리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유명 관광지마다 그 흔한 거창한 입구 시설도 없고, 더 대단한 것이 입장료도 없습니다.




이런 홍사암의 분위기를 조금은 풍기는 정도가 처음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디나 버글거리는 중국인 관광객도 별로 없고, 승용차로 구경 온 사람들 몇몇만 눈에 띄더군요.


그냥 이 정도로 별 볼 일 없는 곳일까요?


홍사암의 모습이 드디어 눈앞에 펼쳐집니다.


천천히 천천히 조심스럽게 전망대로 가보니.



느낌이 달라집니다.


그 깊이의 엄청남.


아무리 멋있게 사진에 담으려고 해도 도저히 사진 한 장에 담아지는 크기가 아닙니다.


이제 한 번 보시지요..

허나 사진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어서 확실히 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


그리고 포인트는 이곳만이 아니고 다른 곳에 있는데, 문제는 걸어서 이동은 불가하다는 것이지요.


할 수 없이 가볼 수 있는 곳만 가봅니다.














저 아래 돌기 같이 튀어나온 곳까지 조심해서 가보는데, 어떻게 이런 협곡이 생겼을지 상상이 안 되더군요.


이렇게 엄청난 깊이와 크기인데, 사실 중국 전체로 보면 이런 단하 지형은 다른 곳에도 너무 많이 있지요.


그런 중국이 정말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이런 정도는 시시해서 입장료도 없으니.









저 아래 내 그림자가 보이지요?

떨어지면 정말 뼈도 못추릴 깊이입니다.

장관이네요.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에 담고는, 이제 어제처럼 돌아갈 걱정을 합니다.


어떻게 되겠지요?


맞습니다.


정말 어떻게 되었을 뿐더러 정말 기가 막힌 일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