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섬서 2014 여행

거친 땅, 거친 역사 섬서성을 찾아서 - 유림 楡林 140517(상)

정안군 2014. 6. 3. 15:21



버드나무 꽃이 바람에 날립니다.


오늘은 섬서성 첫 여행지 정변을 떠나 유림(楡林)으로 향하는 날입니다.


유(楡)는 느릅나무를 뜻하더군요.

그러니까 유림은 느릅나무 숲을 말하겠네요.


딴생각님이 이 정변 동네 호텔에서 퇴방을 할 때 야진을 위폐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어 조심을 해보지만, 요즘은 위폐는 거의 없어졌는지 옛날처럼 돈 받을 때 요란을 떠는 일도 거의 없더군요.

그래도 조심은 해야겠지요?


아침은 어제 만두와 죽을 먹었던 식당으로.



어제 먹은 좁쌀죽 같은 것이 흑미죽인가 하고 시켰더니 나온 흑미죽은 어제 먹은 것과는 다른 것이더군요.

아무튼 이런 죽 종류는 기름기가 없어 우리나라 사람들 아침 식사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이틀 계속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던 한국인이 다시 나타나니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얘들아 나 오늘은 너희들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니 걱정 말그라.


매표소에서 ‘유린’이라고 말하니 잉 못 알아먹네요.

다른 성조로 ‘유린’

이게 뭔 소린 감 하는 표정.

할 수 없이 메모지를 꺼내어 한자로 유림을 써서 보여 줍니다.

그놈의 성조라니.



정변에서 유림까지는 정해진 버스 시간도 없고 그냥 유수(流水)방식입니다.

물이 차면 앞으로 가듯 이것도 차안에 손님이 차면 간다는 뜻이지요.

차표에 나온 가격을 보니 터미널 종업원 수고비와 유류 할증도 있더군요.



그런데 유류 할증은 8원이나 됩니다.

엄청나네요.


그리고 신기한 것이 이 동네는 안전띠를 매라고 엄청나게 강조를 합니다.

터미널을 나갈 때 승객 인원을 확인하러 올라온 사람도 안전띠를 맺는지 검사를 다시 하더군요.


여기도 어쨌든 이렇듯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손님을 채웠으니 중간에 설리도 없고 하니 그대로 고속도로로 향합니다.


고속도로 입구에서 신목(神木)가는 차를 만나니 우리 손님 중에서 몇 사람이 옮겨 타네요.

참, 친절하기도 해라.

그런데 그 빈자리는 고속도로에서 채웁니다.


고속도로에서도 손들면 세워주는 친절함이 중국에는 있습니다. ^^

고속도로 주변은 일부러 식재를 한 듯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중국 정부가 사막화를 막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지요.

식재된 지역 너머로는 거의 황무지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런 지형을 사막이 아니라 고비라고 한다지요?


그런데 유난히 버드나무 꽃이 많이 날립니다.

어느 곳은 눈송이처럼 뭉쳐 있어서 마치 솜사탕처럼 보이더군요.


신목. 버드나무, 유목민, 기마민족.


이런 것들이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하네요.


아무튼 정변에서 유림은 지도에서 보면 가까운 거리인 듯싶으나 중국 지도에서 보면 그런 것이고, 실제적으로는 꽤 먼 거리입니다.


두 시간을 넘게 달려서 유림 시로 들어서는데, 역시 시 단위는 현 단위와 규모가 다릅니다.

유림은 정말 많이 크더군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서 신도시 주변을 한참 달린 끝에 터미널에 도착을 합니다.


물론 전체를 터미널 시설로 쓰는 것은 아니겠지만, 유림시 버스터미널도 엄청나게 큽니다.








숨도 돌리고 할 겸 터미널 안에 들어가서 시간표를 사진에 담습니다.


아무튼 숙소에 대한 아무 정도도 없이 이곳에 왔으니 발품을 팔아서 숙소를 찾아야 되겠지요?


정변 터미널이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위치에 있어 그것이 많이 불편했는데, 유림 터미널은 유림 구시가지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서 바로 시내 중심지와 연결이 되네요.


그리고 터미널 주변 큰 길에는 난장이 펼쳐져 있어 구경거리로도 충분하고요.


일단 터미널을 나와 난장이 펼쳐진 신건남로(新建南路)로 따라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리며 숙소를 찾아보는데, 어느 골목은 오래 된 골목 특유의 냄새가 심하게 나고 그렇더군요.

조금 헤맨 끝에 적당한 숙소를 발견합니다.



빈관 이름이 달팽이집이라더군요.

컴퓨터는 없지만 인터넷선이 있는 방인데, 하루 138원이랍니다.

버벅거리며 이틀에 200원에 하자고 하니 절대로 안 된다더군요.

아무튼 요금이 이렇게 끝자리가 8로 끝나는 호텔은 할인이 거의 안 되는 걸로 보아야 되겠습디다.

하긴 이런 체인 호텔 카운터에 있는 종업원이 할인해 줄 권한이 있겠어요?



방에 들어와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었더니 물이 찔찔찔.

포기하고 나와서 종업원에게 항의했더니 이따가는 잘 나오니 걱정은 하덜 말라고.

사실 나중에 돌아오니 물이 잘 나오더군요.


아무튼 구경하러 나섭니다.


호텔 바로 앞은 작은 골목길인데, 그 건너에는 작은 슈퍼도 있고 음식을 파는 매장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편리합니다.

병맥주 ‘삥더’를 3원에 파는 곳이기도 합니다.

참, 맥주 값은 중국이 퍽 마음에 듭니다.

큰 병맥주 한 병이 3원이면. 우리 돈으로 500원 정도이니.




딴생각님의 블로그에서 본 대로 터미널을 끼고 돌면 유양중로(楡阳中路)인데, 수리된 성벽도 보이고 흙더미만 남은 성벽도 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성문인데, 그 성문 위에 별이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요즘 보수한 것일 텐데, 그 문을 버스 터미널 문으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기도 한류의 영향인지 한식당의 모습도 나옵니다.


아무튼 유양중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사거리가 나오면서 장성남로(长城南路)를 만나지요.

장성남로가 나오는 사거리에서 성벽은 90도 꺾입니다.




아무튼 이 장성남로를 따라 성벽이 이어지는데, 이 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시내버스 정류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홍석협(紅石峽)과 진북대(鎭北臺) 가는 11 번 버스를 탈 수 있지요.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성문도 나오고, 유림 북(北) 버스터미널도 지납니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가 싶은데, 종점이라고 다 내리래요.

내려서 보면 왼쪽으로 홍석협 가는 길이 나오고 진진 방향은 진북대입니다.


어느 곳부터 볼까요?


홍석협 가는 것이 더 많이 걸을 것 같아 우선 가보기로 합니다.


일차선 포장길을 따라 가다보면 완만한 내리막으로 변합니다.



딴생각님이 속았다는 그럴듯한 식당 입구도 만나고 또 얕은 담장을 넘어가면 공짜로 몰래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의 장소도 만납니다.


그런데 절대 넘어가지 마세요.


중국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라고 공짜로 볼 수 있게 해 놓았겠어요?

넘어 가봐야 곧 절벽을 만나고, 그 이상을 갈 수가 없습니다.


안에 있을 때 중국 청년 몇이 그리로 와서는 더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킹콩 소리를 내며 화풀이하더군요.

물병을 내던지도 하고.


나도 아는 중국사람 특징을 중국사람인 지들이 모르고는 웬 난리를 떠나 했습니다.




아무튼 길을 따라 내려가면 입장료 받는 곳이 나옵니다.

장료는 30원이라는군요.


중국 여행하면서 오래간만에 입장료를 냅니다.


사실 이 정도 가격이면 중국 관광지 적정 가격이 아닌가 싶어요.

요즘은 비싸도 너무 비싸서 부담 백배 된지 오래 되었잖아요?


자, 그럼 슬슬 홍석협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감상해 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