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섬서 2014 여행

거친 땅, 거친 역사 섬서성을 찾아서 - 유림 楡林 140517(하) 유림 성시(城市)

정안군 2014. 6. 5. 10:24


잠깐 딴소리입니다.


어제 밤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보다가 잠을 설쳤습니다.

경기와 인천에서 승리를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네요.

하지만 우리 충청도에서 이겨 그나마 중심을 잡았고, 각 도에서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교육감에 당선되는 것을 보고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사실 모든 시작은 교육부터입니다.

새로운 생각으로 넓은 세상을 바라 봐야 하는데, 박정희시대 생각에 찌든 사람들은 아직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더군요.

이들이 다수라서 지금은 힘이 부족한 듯하지만, 앞으로 우리 미래 세대에게는 이런 나라를 물려주어서는 안 되겠지요.

그래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퇴직하기 전 전교조 소속 교사였던 나는 이렇게 전교조 소속 교사가 교육감이 된 지역이 대부분인 이번 결과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망나니에게 칼을 맡긴 듯한 교육부의 위세에도 굴하지 않고 각 지자체 도교육청이 제 목소리를 내겠군요.

경쟁과 학력이 최고인 줄 알고 어린 우리 미래 세대를 그렇게 이끌었던 구세대는 일단 꼬리를 내리겠네요.

하지만 4년 후 그들은 어떻게 반격해 올지 모릅니다.

특히 전교조를 눈의 가시처럼 여기는 종편과 조중동은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할 겁니다.

이겨야 되겠지요.

아무쪼록 모두들 열심히 잘 하셔서 우리 미래 세대를 살리고 또 우리나라 교육을 살리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중동의 마수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들쥐 새끼들처럼 눈치만 보며 기회가 되면 물어뜯으려고 하는 관료들, 그들에게는 그들의 대장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얼치기로 존중해주면 그들은 틀림없이 주인을 가벼이 여깁니다.

확실하게 또 확실하게 주인이 누구인지 그들 머릿속에 인식을 시켜주셔서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홍석협, 진북루는 내 기대 이하


오후가 되면 날이 무척이나 뜨거워져서 일찍 서둘렀더니, 조금 일찍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 와서 쉬다가, 바이두 지도를 보니 내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고루와 종루가 있네요.

호, 그래...

함 가보자구.

혹시 그쪽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있나 노선도를 봐도 그쪽 방면은 없습니다.

남는 게 시간이니 슬슬 걸어가 보지 뭐.

일단 신건남로를 따라서 걷기로 했습니다.

중국 웬만한 도시에는 모두 가지고 있는 광장이 나오더군요.

이름은 세기광장입니다.

밤이 되면 이 광장은 아마도 춤판으로 변하게 될 겁니다.

나중에 나가보니 실제로 그렇더군요.

우선 고루(鼓樓)를 향해 걸었습니다.

고루를 가보니 왜 이리로 가는 시내버스가 없는지 알겠더군요.


유림 고성(古城) 거리를 걷습니다.


유림은 장성 너머 유목민과의 교역으로 일찍부터 부를 쌓아 온 도시였답니다.

그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고루부터는 옛 성시(城市)로 전체적으로 버스나 택시 같은 교통 시설은 다닐 수 없도록 해 놓았네요.

거리 모습도 고풍스럽게 해 놓았습니다.

물론 이 안에 있는 가게들은 다른 여느 중국 도시의 가게 종류와 다르지 않습니다만, 간판 같은 것을 좀 신경을 써서 만들었더군요.



고루가 있는 곳은 작은 로터리인데, 차량 통행이 잦아 상당히 복잡합니다.



다행히 고루부터는 보행자 거리라서 느긋하게 걸을 수는 있었습니다만 오토바이는 어쩔 수가 없더군요.



개가루(凱歌樓)가 나옵니다.

개선해서 노래를 불렀던 누각인가요?

성문 안으로 통행할 수가 있지만, 위로 올라가는 문은 모두 잠가 놓아서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종루(鐘樓)까지 가는 길도 이제까지 온 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은 자전거 가게가 유난히 많네요.

GIANT나 MERIDA 같이 대만 상표 제품도 있고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파는 자전거 가게도 많습니다.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고급 자전거도 많이 비치하고 있더군요.

다중에 탱이님에게 물어 보니 이런 제품들은 우리나라보다 살짝 싸다더군요.





좀 걸으면 종루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서울이 한양이던 시절 종루가 만들어져서 그 거리를 종로라고 했지요.

우리나라 한양도 중국 도시 건축 방식에 따라 같은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 동네 종루는 뭔가 퓨전식인 듯 보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중국 양식이 아니라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현판도 색을 넣어 좀 화려하고요.



종루를 지나면 성명루(星明樓)가 나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이곳에 올라 놀던 곳인가요?

혹시 ‘별밤’이라도 들으면서요?




그곳을 지나면 요즘 만들어진 듯 한 패방이 있고, 그 패방을 지나면 그 다음은 불교 사원격인 만불루(万佛樓)가 나옵니다.

아래층에는 불상이나 그런 것은 없고 아마도 불전은 이층이나 삼층에 있나 봅니다.

향내가 많이 나더군요.

향을 파는 가게도 있고.



그 다음은 문창각(文昌閣)입니다.

문창각과 성명루는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군요.

옛날 우리나라 대통령을 부를 때 각하라고 하던 것은 이 문창‘각’에서 마지막에 부치는 ‘'각’에 하를 붙인 것이라지요?

이게 뭔가 대단한 줄 알고 요즘도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이것을 붙이자고 하는 얼뱅이들이 있지요.

아, 이왕이면 폐하라고 하자고 하지 뭔 각하.

문창각을 지나면 이제 옛 거리 노가(老街)는 종점입니다.




남문(南門)이 나오거든요.

이 문을 나서면 성 밖이 되는 것이지요.

남문 근처는 장사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포장마차도 많이 있고요.



남문은 우리나라 남대문처럼 대문만 덩그러히 남아 있는 것은 아니고 한쪽은 성벽이 길게 이어져 있더군요.



성 밖은 광장인데, 낙타 한 마리가 성을 빠져 나와 중국 내륙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오늘 돈 들여 구경을 한 홍석협이나 진북대보다 여기 노가가 훨씬 좋았습니다.



역시 뭐든지 이렇게 사람들 속에 같이 녹아들어야 훨씬 정감이 가나 봅니다.

이래저래 오늘 다리품을 많이 팔았더니 발이 몹시 아프더군요.

역시 여행은 무지하게 걷는 것 맞습니다.


* 홍석협, 진북대 가는 방법


유양중로와 장성남로가 만나는 버스 정류장에서 11번을 타고 가서 종점에서 하차

버스비 1원

홍석협, 진북대 입장료 각각 30원


* 오늘의 지출


아침(흑미죽 4원 + 만두 5원) 9원

유림행 버스비 47원

호텔비 138원

물(강사부) 2개 2원

홍석협, 진북대 입장료 60원

시내버스비 1원*2회 2원

점심(덮밥) 12원

체리 한 근 25원

캔맥주 4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