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같이 먹고 삽시다.

정안군 2014. 9. 3. 12:21

 

 

 


우리집 뒷뜰에서 수확한 바나나가 이제 완숙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맛이 제법 들어서 아침에 빵과 함께 식사 대열에 참가하게 되었죠.

사실 바나나는 일년 열두달 모두 나는 것이라서 값도 싸고 귀한 과일은 아니죠.

그래도 싸다고 그 효능이 안 좋은 것만은 아니랍니다.

장 청소에 좋고 특히 비타민과 섬유질이 많아 건강에 아주 좋은 식품입니다.

 

좀 허기질 때 먹으면 거뜬히 요기도 되고요.

그런데 이 바나나는 사람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서 좀 성가신 일도 있습니다.

 

우리 집 바나나를 언 놈이 조금씩 맛 보는 것인데요, 이 주인공이 새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새가 찍어 놓은 것을 먹기도 그래서 버리려다가 그냥 새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대문 위 작은 공간에 올려 두었더니 작은 새, 큰 새 사이 좋게 와서는 깨끗하게 먹어 치웁니다.

우리 뒷집은 새를 위해 쌀밥을 담위에 두기도 하는데, 역시 태국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라서 심성이 참 곱습니다.

해서 나도 이런 것은 닮아 보기로 합니다.

 

가끔씩 산에서 짐승이 내려오면 생 호들갑을 떨고 경찰이 출동해서 사살하기까지 하는 모진 우리 사회에 비해 같이 먹고 살자는 태국 사람의 마음씨가 훨씬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동물을 대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이 얼마나 험해졌는지 비교가 되곤하지요.

 

길 주변에서 자유롭게 다니는 개.

하늘에는 각종 새들이 신나게 떠드는 그런 곳이 태국이기도 합니다.

 

지금 새가 와서 올려 놓은 바나나를 신나게 먹는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