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중이라서 가끔씩 태국 TV에서 자국 경기를 중계방송을 합니다.
오늘 오후 라차팟 대학교 골프 연습장에 갔더니 한창 태권도 결승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해머 돌리기 스따일로 드라이버를 치시는 매파루앙 교수님은 골프 연습보다는 태권도 중계에 더 몰입을 하고 계십디다.
평소 인사를 하고 지내는 관계라서(?) 아는채를 하고는 결승전이냐고 물으니 그렇답니다.
이기면 골드라고.
중국 여자 선수와 결승전인데, 다행히 볼 때부터 점수가 앞서 가더군요.
나도 옆에서 응원을 거들어 주었습니다.
잠시 후.
태국 여자 선수는 '조국'에게 금메달 한 개를 선사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태국은 금메달이 8개로 나라별 종합 순위 8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많이 땃더군요.
하긴 북한도 8개이니, 그에 비하면 적은 셈인가요?
메달 획득한 것을 보면 아시안게임이라기보다는 한중일게임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중한일이겠군요.
다음부터는 중국과 한국은 일본처럼 일진 선수말고 이진이나 삼진을 보내 다른 아시아 국가 기를 살려주면 어떨까요?
세 나라가 너무 쓸어가니 좀 거시기합니다.
중국이야 못말리는 구석이 있다고 하고,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자는 병역 혜택을 주니 야구처럼 좀 언발란스한 경기도 생겨나다군요.
아무튼 한국 많이 컸죠?
박통 때던가요?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 도저히 국력이 안 되어 반납을 하고 그 경기를 태국에서 치룬적이 있었죠.
태국이 그런 나라였습니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고 하고 저녁에 동네 산책을 하는데, 중계방송이 요란합니다.
어디랑 하나 담넘어 들리는 소리를 유심히 들으니 까올리네요.
까올리는 태국어로 한국을 말합니다.
태국과 한국의 축구 경기였습니다.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보니 맛더군요.
아시안게임 축구 사강전이었습니다.
엇그제 일본을 이겼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벌써 경기가 있나보죠?
이것도 확인을 해보니 일정상 상당히 빡빡한 경기를 이어 간답니다.
TV를 이리저리 돌려보니 중계하는 곳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반 40분경인데 1 : 0으로 리드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잠시 후 태국 선수의 반칙에 의해 페널티 킥이 주어지고.
2 : 0.
이걸로 승부는 결정된 듯 보이더군요.
후반전은 한 때 태국이 몰아 붙이는 시간도 있었지만 골키퍼 선방으로 무위로 그쳤구요.
그나저나 모두 끝나고 서로 인사를 할 때보니 덩치가 너무 차이나더군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머리 하나는 더 있는 듯.
확실히 태국 선수들 피지컬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도 이런 애들에게 힘으로 밀리는 우리나라 선수 몇 몇은 뭐여?
아무튼 기분이 묘했습니다.
태국에서 자국 국가대표가 우리나라 국가대표와 하는 경기를 보고 있노라니.
졌으면 얼마나 이 나라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느낌이 들까 하다가도 너무 크게 이게 이 나라 사람들 비윗장 건들이면 어떡하나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한 골 정도 먹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디다.
하하.
경기는 그냥 경기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나라 사람들 축구 사랑은 대단하더라구요.
비록 태국이 우리에게 패해 삼사위전으로 밀렸지만 거기서라도 이겨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힘내서 아라크를 이겨보렴.
그런데 이라크도 불쌍하긴 하군요.
에라, 모르겠다.
아무나 이겨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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