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시골 마을 위앙 하오(Wiang Hao)를 방문했습니다.

정안군 2014. 9. 13. 18:16

 


치앙라이 우리 집에서 위앙 하오까지



판에서 위앙 하오까지(확대)


위앙 하오는 치앙라이 주(州 Changwat 짱왓) 판 군(郡 Amphoe 암퍼) 동쪽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로, 우리나라로 하면 읍(邑)이나 면(面)에 해당하는 태국 행정 단위 중에서 가장 작은 단위 급의 도시입니다.

보통 읍이나 면 단위를 태국에서는 땀볼(Tambol)이라고 하지요.


그러니까 위앙 하오는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치앙라이(주) 판(군) 위앙 하오(면)이 되겠네요.

땀볼보다 작은 단위는 무반(Muban)이라고 하며 우리나라로 하면 리(里)정도이지만 조금은 의미가 다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 단지도 무반이라고 하거든요.


아무튼 오늘 유람삼아 간 곳은 위앙 하오는 판에서도 동쪽 산악 지형쪽으로 20km 정도를 더 들어가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데, 판도 작지만 위앙 하오는 훨씬 더 작습니다

당연한 것가요? ㅎ.


거기서도 조금 더 들어 가서, 벼농사가 주 소득원같은 넓은 들 가운데 자리 잡은 정말 작은 마을로 향했습니다.

딱 들어가면서 든 생각이 마치 한여름 호남평야 한복판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끝없이 펼쳐진 논 그리고 습도도 높고 푹푹 찔 것 같은.


맞더군요.

무덥고 바람 한 점 없이 푹푹 찌는 날씨.


 

그 마을에는 이런 제법 큰 예배당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오늘 최종 목적지.


대개 우리나라를 제외한 예배당이 그러하듯 이곳도 문이 잠겨 있었어요.

아니네요.

우리나라도 이젠 대개 교회 문이 잠겨 있군요.

그래도 우리나라는 자주 문이 열리지만 다른 나라들은 대개 일요일날만 열어서 예배를 드리고는 이렇게 잠궈 놓는답니다.

당연히 사람 모습은 하나도 없고 동네 개들만 잔뜩 몰려와서는 그늘에서 한마디로 놀고 있었습니다.

개판인가요? ㅎ




 

그 바로 옆 이런 뭔가 균형이 맞지 않은 허름한 건물이 있었는데.


 

그 근처에는 우리 어머니가 언젠가 화초로 길렀던 꽃이 잡초처럼 마당 한 가운데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에게 영어와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먼 길을 온 것입니다.

성경도 영어로 가르치니까 그냥 영어 공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겝니다만.

이 아이들의 부모도 그렇게 알고 있고요.



모두 해서 8명.

여자애 2명과 남자애 6명이 전부인 아주 작은 모임이었지만, 배움의 열기는 그럭저럭.


다른 곳에서도 그런 것처럼 열의를 보이는 친구 몇 명, 마지 못해서 온 친구 몇 명.

이게 유니버셜한 모델이지요.ㅎ

 

 

오늘 나는 임시 운전기사로 취직해서 동행을 했는데, 영문도 모르고 이곳까지 와 준 내 차입니다.

지금은 망고 나무 그늘에서 휴식 중.


망고도 없어진지 오래, 옆 얌야이는 지난 주에 다 끝났다네요.

겨우 몇 개 남은 양야이를 따서 맛보니 크고 실해서 많이 열렸을 때 왔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사실 그게 몇 푼되나요? ㅎ



일행은 열심히 수업을 하고 나는 할 일이 없어서 잠깐 나가 봤는데.

이런 기계가.

 

싱어는 재봉툴 회사이지 않나요?

여기는 핸드폰 유심 칩 충전을 해주는 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했네요.


이런 시골 구석에도 막강한 위력을 자랑하는 핸드폰, 참 대단하지요?



교회 앞길입니다. 

딱 봐도 더워 보이지요?

정말 더운 곳이었습니다.

오늘만 더운 날이었는지 모르죠.


얼마나 더운지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다음에 또 와 달라고는 하는데 일단은 '글쎄요'입니다.


오늘 새삼 다시 느낀 것인데 내가 확실히 뭘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열의를 잃었더군요.


30년을 넘게 해 온 일인데도 남들이 열심히 수업을 하는 모습을 봐도 아무 감흥이 없더라고요.

내가 한 때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이 맞았나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