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시티에서 국제학교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난 주부터 태국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반에는 교사와 학부모는 없고 직원 몇 분과 일반인이 수업을 받고 있는데, 진도가 빠르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부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분위기로 딱 내 수준이네요. ㅎ
그렇다고 논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반에는 국제학교 외국인 교사와 대머리 이탈리안 남자 학부형과 일본인 여자 학부형으로 구성되어 수업을 받는데, 일본인은 같은 동양인으로 쳐서 우리와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학교 측에서 서양인 그룹으로 넣었는데, 검은 머리가 혼자라서 외로워 보이더군요.
아무튼 오늘 학교 현관에서 수업 시작하기를 기다리는데, 집사람이 한 일본인이 왔다고 나에게 왜 왔는지 물어 보라더군요.
오지랍이 넓긴 하네요. ㅎ
그래서 온 이유를 알아 보니 우리처럼 태국어 수업을 받으러 온 것이었습니다.
외국인 그룹에 속해 있는 일본 여자분, 이름이 스기모토입니다만, 소개로 온 것이었어요.
치앙라이에서 피지컬 트레이너로 일한다는군요.
이름을 물어 보니 영어 약자로 TM이랍니다.
영어도 유창하게 잘하더군요.
일단 우리 반에 같이 가서 수업을 받기 시작하는데, 전화를 받더니 다른 반에서 한다고 그리로 갔습니다.
아마도 기다리다가 안 오니 스기모토상에게서 전화가 온 듯.
그리고 우리는 즐겁게 수업을 받습니다.
한 시간이 금방 지나고 오늘 수업을 마칩니다.
밖에서 선배님과 오후 스케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까 만났던 TM상과 남녀 한 쌍이 함께 우리쪽으로 오더군요.
TM상이 옆 두 사람이 자기 친구라고 소개를 합니다.
내가 여자분에게 스기모토상이냐고 물으니 그렇답니다.
여기 국제학교에 아이가 다니는 학부모입니다.
옆 남자분은 남편이라네요.
여기서 뭐하냐고 물으니 축구 선수랍니다.
축구선수?
그렇다네요.
그럼 혹시 치앙라이 유나이티드 선수?
그렇답니다.
와, 스고이네.
좀 과장해서 대단하다고 하면서 악수를 청합니다.
그러니까 스기모토상은 외국인 선수로 치앙라이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기모토상이 입고 있는 티셔츠 그림에 세 사람이 있고, 가운데 사람 아래 스기모토라고 쓰여 있기에 누구냐고 물어 보니 자기랍니다.
나머지 두 사람은 무라카미상과 오가와상인데 둘 다 같은 팀 선수라네요.
그렇군요.
일본 삼총사 사진을 넣어 티셔츠 문양을 만든거네요.
태국 프리미어 축구 리그 치앙라이 유나이티드 외국인 선수를 만난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하필 집사람도 나도 스마트폰을 가져 오질 않았습디다.
사진은 내일 함께 찍자고 하니, 내일은 팀 미팅이 있어서 오지 못한답니다.
그래요?
그럼 다음 주에나. ㅎ
그런데 운동선수 부인들은 대개가 예쁜데, 그 이유가 뭐지요?
스기모토 선수 부인인 마유미 스기모토상도 한 인물합니다.
TM상은 어디서 트레이너를 하나 했더니 같은 구단이었어요.
자기는 영어가 능숙하기는 한데, 선수들은 대개 영어를 잘못해서 태국어를 배우려고 한다더군요.
여기서 오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감독이 선임되면 그 다음 정해지는 사람이 코치나 트레이너일텐데요.
코치나 트레이너는 파리 목숨이 아닐까 싶은데.
아무튼 배워 두면 나쁠거야 없겠지요.
집에 와서 치앙라이 유나이티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봅니다.
스기모토상은 32세, 선수 황혼기입니다.
전 경기 출전은 못하고, 반 정도 뛰었더군요.
골은 넣기도 했지만, 특별히 뛰어난 성적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두 사람 무라카미 선수는 좀 활약하는 정도가 낳고, 오가와 선수는 출전 횟수가 아주 적네요.
국내 선수가 아니고 외국인 선수라면 뛰어난 활약을 보여야 할텐데, 모두 월등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치앙라이 축구팀 성적은 괜찮네요.
현재 리그 7위이니.
감독은 태국인.
지난 해에는 네덜란드 사람이었는데, 갈린 모양입니다.
축구 감독이라는 자리는 어느 나라 어느 팀이나 파리 목숨이라.
혹시 한국인이 있나 했더니 치앙라이 팀에는 없습니다.
태국 프로 다른 팀에서 뛰는 선수는 좀 있네요.
아무튼 이제 리그도 막바지이고, 홈 경기는 다음 주 15일 TOT와 경기를 하던데, 생각난 김에 한 번 구경 가 봐야 되겠습니다.
내가 사는 치앙라이니까 팀도 열심히 응원하고 또 남 나라에 와서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 열심히 뛰는 스기모토상도 응원해 주고요.
그런데 원정 팀 TOT.
한국인 선수가 무려 4명이나 되는군요.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하는겨?
고민 많이 되네요. ㅎ
이런 때는 알기 쉽게, 아무나 이겨라. 끝.
확실히 언어는 무기입니다.
그 나라 사람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태국어도 열심히 배워야 할 이유이기도 하네요.
오늘 다시 만나 찍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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