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먹거리

[치앙라이] 한국 대표 김치와 태국 대표 똠얌꿍 그리고 뿌팟퐁커리

정안군 2014. 11. 9. 22:42


외국인들 가운데 물론 한국인도 포함입니다만, 제일 좋아 하는 태국 음식은 무엇일까요?

이것 저것 생각나시나요?

아님 먹어 본 게 오로지 닭고기 볶음밥, 카우팟까이라서 그것만 생각하시나요. ㅎ

 

나는 뿌팟퐁커리에 한 표 던집니다.




뿌팟퐁커리.

언젠가 방콕 쏨분 씨푸드에서 먹었던 뿌팟퐁커리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뿌팟퐁커리(Crab Stir Fried with Curry Powder)는 ‘뿌’는 게, ‘팟’은 볶다. ‘퐁커리’는 커리라는 의미로 뿌팟퐁커리는 게를 커리에 볶아낸 요리인 셈입니다.

커리는 알기 쉽게 카레인데, 우리나라 카레와는 맛이 같은 듯 다른 듯 합니다.

 

어떤 사람은 뿌팟퐁커리가 MSG의 맛이라고 하지만, 기회가 되면 방콕 쏨분 씨푸드의 뿌팟퐁커리를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음식을 놔두고 허름한 한국 식당에서 삼겹살만 드시고 가시는 태국 패키지 여행객들은 대단한 경험 하나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서 참 아쉽습니다.

그리고 나서 태국 음식이 형편없다고 하시면 안타깝죠.

태국 음식 가운데 맛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 중 뭐라고 해도 뿌팟퐁커리가 갑입니다.

 

쏨분 씨푸드는 방콕 시내 여기저기 있으니 알아서 가까운 곳을 찾아 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쏨땀이나 똠얌꿍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쏨땀은 정식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 듯하니 일단 제외하면 역시 똠얌꿍이 되겠네요.

 


똠얌꿍.

'똠'은 끊이다, '얌'은 새콤하다 또는 시큼하다, '꿍'은 새우란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새우를 시큼하게 끊인 찌게 또는 스프라는 뜻입니다.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특유한 향이 역겨울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맛이 됩니다.

어쨌든 똠얌꿍은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맛은 아니지만,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임은 분명합니다.

 

이 두 음식이 우리 집에 배달이 되었습니다.

집사람이 만든 김치가 가고 대신 온 것인데요.

그 사연은 이렇습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 가운데에는 김치 팬이 몇 명이 있는데, 그 가운데 언니가 한국인과 결혼해서 방콕에서 한국 식당을 한다는 아줌마는 특히 김치를 좋아 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우리 집사람 김치를 먹어 보고는 단번에 팬이 되었고, 심심찮게 김치를 얻으러 오는데, 올 때마다 자신이 만든 태국 음식을 대신 가져 옵니다.

그게 한 번은 똠얌꿍이었고, 또 한 번은 뿌팟퐁커리였습니다.

우리가 가정에서는 MSG를 많이 안 쓰는 것처럼 그 집도 확실히 MSG를 덜 넣어 유명 식당의 맛보다는 진한 맛이 덜하지만 확실히 고유의 맛은 더 강하더군요.

 

한국 대표 음식 김치 그리고 태국 대표 음식 뿌팟퐁커리와 똠얌꿍.

서로 자기 나라의 대표급이라서 격이 맞기는 하네요. ㅎ

 

아무튼 먹어 보니 참 맛있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우리 집사람도 그 아줌마에게 뿌팟퐁커리와 똠얌꿍 만드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일단 음식 솜씨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역시 음식은 그 나라의 전통이 스며 들어 있어 다른 나라의 음식에 적응하는 것은 그 나라에 대한 이해가 더 커진다고 볼 수 있겠죠.

 

이렇게 우리는 우리 동네 사람들과 음식을 통해 서로를 알아 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