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사러 가자고 해도 멀다고 싫다고 가지 않았던 매싸이.
요즘 들어서 너무 자주 가게 되는군요.
손님들이 오면 필수 코스다 보니.
그러다 보니 안 보이던 것이 보이게 되더이다.
도로기점과 고속국도 거리 표시.
방콕의 본 이름 쿠룽텝과 치앙라이까지의 거리 891과 62km
그리고 태국인에게는 그리운 고향같은 치앙뚱과 씹썽빤나까지 거리 165와 385km
이런 것이 표시된 작은 기둥이 보이더군요.
방콕과 치앙뚱이야 지금도 태국 땅이지만, 치앙뚱은 미얀마 그리고 씹썽빤나는 지금의 중국 땅에 있는 동네입니다.
그런데 무슨 사연으로 태국의 시작이자 끝인 매싸이 국경 근처에 쓰여져 있을까요?
사실 치앙뚱은 이름에서 보이듯 타이족 영주가 주재하던 도읍이었죠.
치앙 돌림자의 도시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럼 씹썽빤나는 어떨까요?
씹썽은 태국어로 13.
빤나는 무슨 작은 행정 단위라고 본 것 같은데, 그 책이 한국에 있어서 확인할 수 없네요.
씹썽빤나는 다른 이름으로 경홍(징훙)은 사실 타이족 언어 치앙훙의 중국 이름이지요.
중심부가 치앙훙으로 불리던 씹썽빤나는 타이족 영주가 주재하던 도읍이었답니다.
원래 타이족의 고향이 치앙훙이지요.
중국 남부에 살던 타이족은 중국 한족이 팽창하면서 밀려 더 남쪽으로 내려 오게 되는데, 이들 타이족은 아주 넓은 지역을 점하게 된답니다.
그 지역 가운데 영주가 거하던 도읍지가 지금의 미얀마 땅 시포, 낭쉐와 치앙뚱 그리고 중국 땅 징훙, 루이리.
태국땅에서는 치앙쌘이 타이족의 영주가 거한 도읍이었구요.
그게 란나 왕국으로 타이족이 태국 땅에 최초로 만든 나라입니다.
이 란나 왕국이 우여곡절 속에 지금의 태국이라는 나라를 이루었고, 다른 나라 땅 다른 지역은 태국과는 분리되어 다른 나라가 되어 버렸죠.
사정이 이래서 우리가 만주를 그리워 하듯 타이인들은 중국 땅 치앙훙이나 미얀마 치앙뚱은 그리운 고향같은 존재가 된 것이랍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되면 치앙뚱과 씹썽빤나까지의 거리를 표시한 기둥이 무의미하게 다가 오질 않지요.
그래서 태국인들에게 중국은 참 각별한 나라입니다.
허나 요즘은 몰려오는 중국인들이 무분별한 행동을 많이 해 호감도는 자꾸 떨어지는 중 같습니다.
미얀마에 사는 타이족, 즉 샨족은 가난한 배경으로 태국에서 멸시를 받는 처지가 되었어요.
이런 모습을 태국 땅 곳곳에서 보니 중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이 땅에서 멸시받는 이유와 비슷해 마음이 좋지 않더군요.
아무튼 미얀마 동부 그리고 동북부, 중국 운남성 남부 라오스에 걸쳐 사는 타이족.
아무래도 국가라는 틀에 갇히다 보니 동족이라는 의식은 점점 더 흐려지는 듯 하지만, 매싸이 국경 근처에 서있는 말뚝은 그래도 우리는 남이 아니었다고 항변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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