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치앙라이]빵컨(Pangkhon ปางขอน) 마을의 결혼식

정안군 2015. 2. 14. 20:50



 

 

 

 

 

 

 

커피 마을 빵컨이 결혼 시즌에 접어 든 모양입니다.

이제 커피 수확이 끝나면 마치 우리나라 농한기 같거든요.

돈도 생기고 한가해지니 아들 장가 보내고 딸 시집 보내야 하겠지요.

 

빵컨 마을에서 결혼식 초대를 받으신 분의 초대를 받아 우리도 함께 했습니다.

파야오에서 눌러 계실 듯 하던 선등님을 다시 초대를 해서 치앙라이에 오도록 했으니, 선등님은 초대 받은 사람의 초대에 다시 초대이니 좀 복잡해지긴 하지만 초대의 초대의 초대가 되겠군요.

우리는 초대의 초대. ㅎ

 

아무튼 세 부부와 우리 장모님과 그리고 처음 초대 받으신 분 해서 한국인이 대거 여덟 명이 참석을 해서 성대한 잔치가 되도록 기여를 했네요.

그리고 넉넉하게 축의금도 냈구요.

빵컨 마을은 언젠가 소개를 했듯이 아카족 마을입니다.

결혼식장에는 아카 복장을 한 사람들이 넘쳤습니다.

나이 든 아줌마들이 머리에 관을 쓸 경우 전교조 마크 아이처럼 하는 반가름 머리는 실제 머리카락이 아니고 가체라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바로 앞에 앉으신 분들을 유심히 보고 나서 알았답니다.

 

넓은 마당을 가진 부잣집 막내 아들 결혼이랍니다.

모두 개신교 집안인지 목사 주례로 예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목사님들 설교는 넉넉하게 길듯이 여기 목사님 설교도 넉넉하게(?) 길었고, 게스트 목사님들의 축사인지 뭔지도 꽤 길어서 전체적으로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이고 꽤 지루했어요.

 

전체적으로는 아카족 말로 진행되었는데, 이 말은 전혀 모르니 가끔씩 나오는 태국말이 마치 우리 모국어를 듣는 듯 하게 반갑기까지 하더군요.

그렇게 긴 예식이 끝나고 기대하고 고대하던 점심 만찬이 이어집니다.

부잣집이라서 생선 요리까지 나온 푸짐한 밥상이었습니다.

당연 삼시세끼 차줌마가 차린 음식보다 훨씬 푸짐했죠.

돼지고기에 닭고기.

버섯이 들어간 맑은 국도 맛있었어요.

빈듯하면 다시 채워주는 서비스까지 있어서 실컷 먹었습니다.

 

정말 귀한 대접을 받았네요.

아참, 신랑 신부는 방년 스물 둘.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애들이지요.

 

싸우지 말고 지금 같은 마음으로 서로 아껴 주며 잘 살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다 끝나고 커피 타임에 안 것인데, 오늘이 발렌타인 데이라네요.

해서 특별한 커피를 선물로 받아서 마셨는데, 아 정말 최고였습니다.

 

선인장 한 종류인 산세베리아 꽃 그리고 뽕나무 열매 오디도 반가운 날이었습니다.

산세베리아가 꽃을 피운 것을 본 것은 처음입니다.

오디요?

에이.

오디는 봤지요. ㅎ

암튼 내 차를 막고 있는 트럭 운전기사를 기다리다가 발견한 뽕나무.

그 나무에서 검게 익어가는 오디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오디는 높게 달려 있어서 그 근처에서 놀던 동네 꼬마들이 딸 수가 없어 보였어요.

키 큰 내가 몇 개를 따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니 잘 받아 먹습디다.

나도 하나 먹어 보니.

 

음, 추억의 맛입니다.

 

새 출발하는 젊은 부부를 축복해 주고 아이들에게 오디를 따 준 오늘.

어쨌든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