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왓 뜨랑(뜨랑 주)은 말레이 반도 중앙부에 자리한 조용한 주입니다.
그곳 짱왓 뜨랑의 주도도 뜨랑인데, 뜨거운 날씨라서 그런지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자그마한 시골스런 동네였습니다.
중국인 이민자들에 의해 형성된 동네이다 보니 중국인들의 비율이 아주 높은 곳이지요.
그곳을 가본 때가 언젠가 했더니 2010년 1월이니 벌써 5년전이군요.
아마 지금 가 봐도 크게 변한 것이 없을 듯한 곳이기도 합니다.
뜨랑을 우리가 방문한 것은 말레이지아 KL에서 환상 속의 끄라비를 집사람에게 보여 주기 위해 나선 여행이었어요.
그 반 년전 작은 아들과 함께 KL에서 에어아시아로 직접 끄라비로 왕복을 했을 때 보았던 끄라비 앞 바다의 모습이 너무 멋졌거든요.
그런데 그 때는 비수기라서 에어아시아 편이 싸고 널널하게 여유가 있었는데, 다시 나선 때는 겨울 성수기.
에어아시아 비행기 값이 너무 비쌌고, 기차는 모두 매진.
할 수 없이 긴 거리를 버스로 이동했습니다.
KL에서 이제까지 타 본 버스 가운데 아직까지도 제일 좋았던 버스로 일단 태국 국경 너머 핫야이로 갔습니다.
버스는 너무 좋았지만 에어컨이 너무 세고 자주 쉬는 통해 거의 잠을 자지는 못했습니다.
암튼 국경 너머 태국 핫야이에서 장거리 버스로 끄라비까지.
이 때 뜨랑은 잠시 스칩니다.
버스가 뜨랑 터미널에서 잠시 대기하면서.
다시 간 끄라비.
그 때는 성수기라서 사람들이 많기는 했지만, 거기서 만난 한국인들과 어울려 잘 놀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2010년을 거기서 맞았군요.
암튼 보름 정도를 콩이란 아가씨와 함께 끄라비에서 잘 놀다가 다시 KL로 향합니다.
다시 돌아 갈 때는 천천히 이동하기로 하고 일단 뜨랑으로.
이 때 뜨랑이 우리의 거쳐 간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되었어요.
낡은 뜨랑 호텔에 짐을 풀고 좀 다녀 보려고 했지만, 햇살이 너무 세서 도대체 돌아 다닐 수가 없었죠.
적당히 구경하고 저녁에 싼 값에 마싸지를 하고 다음 날 핫야이로 가면서 뜨랑과는 이별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뜨랑은 뜨거웠던 기억이 가장 진하네요.
크게 볼거리로 없었던 동네.
그 뜨랑이 우리 집에 다시 화제가 된 것은 작은 일 때문이에요.
어제 저녁 늦게 집에 돌아 오니 집안에 전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대낮에 나갔으니 전등을 켰을리가 없는데 말이지요.
나는 별 생각이 없이 밀린 TV 프로그램을 보려고 서두는데, 촉이 더 예민한 집사람이 누군가 집에 들어 왔다 갔다고 하네요.
그러더니 발견한 것이 식탁 위에 놓여진 작은 상자 하나입니다.
잘난 태국어 솜씨를 발휘해 더듬더듬 읽어보니 뜨랑 무양이었습니다.
상자를 여니 안에는 다시 포장이 되어 있네요.
그것을 마저 벗기니 마치 계피빵처럼 생긴 모양의 내용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빵은 아니고 돼지고기 배 부위를 구워 만든 음식 같았어요.
이게 뜨랑의 명물 무양인 듯 한데, 과연 누가 가져다 놓았을지 궁금했습니다.
무양은 돼지고기 구이를 말합니다.
'무'는 돼지나 돼지고기 그리고 '양'은 구이.
양 가운데는 닭꼬치 까이양이 제일 유명하지요.
암튼 밤이 깊었으므로 일단은 숙제를 다음 날로 미룹니다.
다음 날.
짐작이 가는 뒷집에 가서 물어 보니 역시군요.
집사람 왕 팬인 뒷집 아줌마가 가져다 놓았습디다.
종종 요리를 해서 가져 오곤 했는데, 한 동안은 뜸했거든요.
사정이 요즘 좋지 않았더군요.
남편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방콕에 있는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돌아 왔답니다.
뜨랑 무양은 방콕에서 사 온 것이라는군요.
그러고 보니 그 아줌마 고향이 뜨랑이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중국 광동성 조주가 고향인 아버지를 둔 화교 2세로, 제법 방콕에서 잘 살았나 봅니다.
그러다 혈관계 질환으로 몸이 망가지고 나서 날씨가 좋은 치앙라이로 이주를 했다고.
이들 부부와는 뽕프라밧 온천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같은 무반에서 산다는 것을 알고 친해진 사이지요.
남편 상태가 계속 그럭저럭 했는데, 요즘 많이 좋지 않았다네요.
내 엉성한 중국어로는 그 양반이 쓰는 광동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많이 대화를 할 수는 없었어도 가끔씩 만날 때마다 반갑게 대응을 해 주던 그 아저씨.
얼른 회복이 되어 돌아 와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암튼 모처럼 다시 만난 뜨랑.
역시 유쾌한 생각을 하나 더 만들어 주는군요.
언젠가 뜨랑에 다시 가서 이번에는 여유있게 주변 바다를 둘러 보고 싶습니다.
가는 김에 두번이나 갔지만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끄라비도 가 보고요.
그리고 방콕까지 유명세를 탄 뜨랑 무양을 뜨랑에서 먹어 보고 싶네요.
잘 먹어 볼게요.
뜨랑 무양.
아직은 먹어 보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감을 말씀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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