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매파루앙 국제 공항 건너편에 치앙라이 농업 기술 대학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그 대학 자체는 아닙니다.
아니고요.
아마도 치앙라이 농업 기술 대학이 우리나라 전문대학 정도 되는 모양인데, 무슨 연유인지는 제대로 모르지만 그 근처에 한국인 농업 공동체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문 농업 기술을 살려 수익을 창출해서 지역 사회에 공헌하려는 의도였었던 것 같은데,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 가시고 한 분만 남아 농사일을 계속하셨다 하네요.
그 남으신 분이 그곳에 들깨를 심어서 판매 루트를 개척하려고 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아 모두 베어 버리려 한다 하여 우리가 깻잎을 수확하러 나섰답니다.
이게 오늘의 이야기입니다.
처음 가보는 대학은 뭔가 정리가 덜 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꽤 넓기는 하더군요.
그런데 놀라운 것이 있었습니다.
거대한 시설 하우스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비닐 하우스라고 부르는.
그런데 비닐이 아니고 제대로 만들어 진 시설이었어요.
이 더운 나라에 왠 시설 하우스일까?
거기서 일을 해 오신 선교사님이 몇 마디로 사연을 정리해 주셨는데, 그 이야기는 여기서는 하지 않으렵니다.
삽질이랴 우리나라도 만만하지 않은데, 남 나라 이야기를 어찌하겠습니까?
암튼 통조림 공장에 이 시설 하우스까지.
뭔가 남다른 삽질이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안에는 무성한 들깨가 가득했어요.
고소한 들깨 특유의 향이 가득하더군요.
마음대로 깻잎을 따가라고 해서 일꾼으로 변신해 부지런히 잎파리를 땄습니다.
관리를 잘 해서 발육 상태가 무지 좋아 잎파리 큰 것은 호박잎 크기입니다.
그런데도 무지 연하더군요.
암튼 몇 자루 원없이 땄습니다.
그리고는 일부는 한국 식당에 기부를 하고, 일부는 우리 집에서 깻잎 장아찌 용으로 쓰고 또 일부는 근사하게 삼겹살 파티 용으로 써먹었다지요.
들깨 옆에는 우리나라 홍상추까지 자라고 있어서 같이 우리 입 속으로 들어 갔네요.
들깻잎이나 홍상추는 치앙라이 한국 식당과 교섭을 해 본 모양인데, 서로의 조건이 맞지 않았나 봅니다.
워낙 치앙라이에는 한국 사람의 수도 적다 보니 결국 판로에서 답을 못 얻었더군요.
모든 게 마찬가지지만 생산보다는 역시 판로가 더 중요하지요.
잘 된 결과가 아니고 그냥 거두는 마당이라 뭔가 미안함이 마음에 가득하긴 했지만, 모처럼 들깻잎과 홍상추로 한국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커피로 재워 논 토종 돼지 고기도 물론 한 몫을 단단히 했지만요.
암튼 남 나라에서 이런 쪽에서 사업을 하려면 더 심사숙고해서 결론을 얻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건은 너무 좋게 생산했는데, 유통이나 판로에서 막혀버리면 너무 안타깝잖아요.
역시 우리나라나 남 나라나 사업이란게 쉬운 것은 없지요.
특히 남 나라에서는 더 그렇겠죠?
원님 덕에 나발 분 날, 어제가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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