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하루 앞둔 주일.
치앙라이 제일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는 추수 감사 예배였습니다.
2월의 추수감사절이라.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매치인데.
예배는 그다지 특별함은 없었습니다.
첫 주일이라 성찬식이 있었고.
미엔족 아줌마 아저씨들이 나와서 특송을 하고 모처럼 찬양대가 찬양한 정도.
그리고 가끔씩 설을 앞둔 중국계 태국인들이 밖에서 터뜨리는 폭죽 소리가 요란해서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알리는 건 양념.
그런데 특별한 이벤트는 예배가 끝난 다음 벌어졌습니다.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이 거.
한 분이 추수감사로 드린 예물들을 하나씩 들고 나오더니 경매를 시작하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무엇을 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내 옆에 앉아서 예배 드렸던 검버섯 아저씨가 큰 소리로 외칩니다.
혹 러이(600)
무슨 소린가 했죠?
왜 갑자기 혹 러이를 외쳤는지.
조금 소란해지더니 저 건너에서 판 능(1000)을 외칩니다.
그때서 알아차렸죠.
지금 경매 중이라는 걸.
예물을 경매로 돈으로 바꾸는 중.
흐.
능 판 썽(1,200)
능 판 쌈(1,300)
가격은 조금씩 올라 갔습니다.
사실 물건은 대나무로 만든 엉성한 장식물이라서 그 정도 가치는 있어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뭔가 의미가 있으니 이런 행사가 있겠죠?
아마도 이렇게 경매로 얻어진 돈은 교회를 위해 쓰여져서, 헌금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행사를 벌이는 것 같았어요.
우리나라 교회에서도 이런 행사를 할 수 있을까요?
역시 나라가 다르니, 다르게 다가 오는 게 많습니다.
가격은 얼마까지 나왔을까요?
나는 사실 끝나기 전에 나와 가격이 어떻게 결정 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다만 별난 경험을 했다는 생각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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