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

[치앙라이] 태국에서 맞는 설

정안군 2016. 2. 7. 10:46



 

남 나라에서 맞는 우리 명절은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설처럼 중국과 연결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의 설은 중국은 춘절이라고, 가장 큰 명절인데.

거기도 명절 때 해외 나들이를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냥 오는 게 아니고 돈을 들고 오잖아요.

여행 자유화가 되었다는 중국에서 대거 관광객들이 몰려 나오면서 치앙라이도 매형 매장이나 공항 같은 곳은 춘절 분위기도 장식을 했습니다.

이래저래 엄청난 중국 파워를 느끼게 되지요.

 

요즘 어디 가나 중국인들이 많다고요?

아마도 더 만나게 될 겁니다.

지구 인구의 오분의 일이 중국인이니 말이죠.

쉽게 말해 모든 관광지의 관광객 가운데 10명 중 두 명꼴로 중국인 비율이 되겠네요.

싫든 좋든 앞으로 봐야 할 풍경입니다.

 

우리 앞집에는 중국계 태국인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남편은 중국계, 아내는 태국 남방계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우리 부부와 친한데, 가족 가운데 한국인과 관련이 있어 친근감이 더 있다더군요.

가끔씩 요리를 만들어 가져오곤 합니다.

맛있는 것도 있고 또 먹기 좀 힘든 음식도 있었어요.

답례로 집사람이 만든 김치를 주곤 했는데.

그러다가 언젠가 매운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를 조금 주었어요.

그 김치에 데었는지 그 다음부터는 김치를 달라고 하지 않는다네요.

많이 매웠었나 봐요.

 

설을 앞둔 오늘 귀한 음식을 또 가지고 왔습니다.

스프링 롤이라는 춘권과 수육 그리고 짙은 갈색 톤의 찌게 같은 음식입니다.

찌게 같은 음식은 여러 날 쫄여서 만들었다더군요.

 

옆 집 남편은 중국 광동성 조주(Chaozhou)가 고향인 아버지를 둔 중국계 이세입니다.

아마 그 지역 음식일 겁니다.

조주 출신은 방콕을 주름잡는 중국계랍니다.

이 분도 방콕에서 꽤 부유한 집안 출신인데, 몸이 좋지 않아 휴양 차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음식은 저녁에 이 근처에 사는 한국인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배불리 먹어야 맛인가요?

 

음식이 어떤 반응을 받았는지 나중에 알려 드리지요.

아마도 맛이 있을 겁니다.

적어도 정이 넘치는 음식이잖아요.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프로그램에서 도미니카 교민들이 이 노래를 부를 때 내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집 떠나 남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의 외로움.

명절 때 가장 크죠.

 

아무튼 설입니다.

모두들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