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

[치앙라이] 우리 집의 봄

정안군 2016. 3. 17. 12:32



 

 

 

요즘 치앙라이 날씨는 그야말로 혹서기답습니다.

최고 온도가 37도까지 올라갑니다.

37도.

하지만 다행히 아직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유야 뻔하겠죠.

아직도 기온차가 커서 밤에는 열대야가 없는 정도로 서늘하고 무엇보다도 습도가 적습니다.

실내에서 오후 2시경부터 4시 정도만 모든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고 지내면 생활이 그다지 힘들지 않답니다.

에어컨은 아직 그다지.

최고로 더운 그 시간 때는 라차팟 도서관에서 지내기도 하는데, 더위 피하기는 최적의 선택이랍니다.

 

한편, 이런 뜨거운 계절을 맞아 과일들이 익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리치, 망고, 두리안 등등.

우리 마당에 있는 과일 나무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우선 잭푸르트.

이제 제법 커졌습니다.

보기에도 꽤 실하게 자라고 있네요.

작년에는 익어서 저절로 떨어져 버리게 했는데, 올해는 경비원들에게 선물할 생각입니다.

직접 따서 먹지 그러냐고요?

 

흐흥.

이 열매를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은 그런 소리 안합니다. ㅎ

먹을만 하긴 한데 손질하는 게 장난이 아니라서.

 

다음은 뽕나무.

작년에 어린 묘목을 얻어다 심었는데, 이게 죽지는 않았지만 거의 변화없이 지내더니 이번에 새 싹을 틔우더니 오디까지.

참 대견하더군요.

쬐끄만한 게 종족 번식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노력하는 것이.

혹 죽으려고 마지막으로 용 쓰는 건 아닐까요?

오디는 애기 나무가 만든 거라서 커 봐야 워낙 작아 먹기는 좀 그렇겠네요.

그래도 신기합니다.

생명이라는 게.

 

마지막으로 망고 나무입니다.

작년에 혼을 냈더니 망고를 몇 개 달아 얻어 먹긴 했는데, 꽃 핀 건 알지도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꽃이 참 많이 피었습니다.

그러더니 망고가 콩알만하게 여러 개가 달렸군요.

사실 망고는 꽃 핀 것에 비하면 망고는 몇 개 안 달리는데요, 그것도 익는 도중 많이 떨어져 실제로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얼마 안 됩니다.

물론 망고 나무 농장이야 다르겠지만요.

아무튼 작년에 다섯 개 정도 먹었는데, 올해는 그 보다는 더 얻어 먹을 수 있을 듯 하네요.

 

이렇게 세 종류가 우리 집 정원에서 열매를 맺었고 자라고 있습니다.

오디하고 잭푸르트는 그렇지만, 망고는 드릴 수 있으니까 익을 때 놀러 오세요.

 

늦으면 우리 동네 새들 차지가 된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