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

[치앙라이] 농부어(Nong Bua หนองบัว) 호수 풍경

정안군 2016. 6. 18. 16:20



 

라차팟과 우리 집 사이에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그 호수는 이름이 농부어인데, 라차팟 쪽으로 왕비 정원이 이어져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죠.

둘레를 돌아 보면 제일 예쁜 곳은 역시 왕비 정원 쪽에서 보는 호수 경치입니다.

요즘 낮은 너무 뜨거워 엄두가 나질 않지만, 저녁 무렵이면 정원 길을 걷곤 하는데 이 때 쯤 호수 너머 해 지는 풍경은 참으로 좋지요.

나는 낚시는 별로 좋아 하지 않지만 호수에 릴을 던지는 젊은이들을 보면 가끔씩은 하고 싶어질 때도 있답니다.

하지만 이 호수는 단순한 풍경 거리는 아닙니다.

호수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고기를 잡는 전문 어부(?)도 있고, 저런 걸로 고기가 잡힐까 싶은 어망으로 고기를 잡는 어부도 있어요.

남부 인도 어디에선가 그런 어망 방식으로 고기를 잡는 어부가 있던데, 여기에서 사용하는 어망은 인도식에 비하면 아주 작지요.

하지만 어망 크기만 다를 뿐 고기 잡는 방법은 똑같다고 해야죠.

방법은 이래요.

나무를 십자 형태로 만들고 이를 휘어지게 해서 아래에 어망을 친 것인데, 살포시 물 아래 놓은 다음 고기가 들어 오게 두었다가 나무로 된 틀을 들어 올리면 안에 들어 왔던 고기가 망에 잡히는 방법이랍니다.

뭐가 걸리나 싶어 살펴 보니 큰 고기는 아니고 철 없는 애숭이들만 잡히더군요.

갓 태어난 일년 이하 잔챙이급들이죠.

그래도 그렇게 계속 잡으니 제법 많은 양이 되더이다.

물 속에 몸을 담그고 하는 험한 작업에 비해 큰 돈 벌이는 못 될 것 같던데, 좀 안스러웠어요.

먹고 사는 게 뭔지.

 

 


그 호수가 이제 해질 녁이 되면 이렇게 바뀝니다.

참으로 평화스런 풍경입니다.

물론 호수가에는 술을 먹는 청년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어서 미시적으로는 보기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거시적으로는 아름다운 거 맞습니다.

미시적, 거시적.

너무 지적인 표현인가요?

 

그냥 살기만 해도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곳에서는 누구나 지적 인간이 되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