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상에서 도이 매쌀롱을 연결하는 국도 1130에서 갈라진 국도 1338은 도이 뚱으로 연결되는 국도 1388과 합류하면서 그 번호를 지우는 그렇게 길지 않은 도로입니다.
구글 지도에서 찍어 보니 대략 19 km.
하지만 단순한 길은 아닙니다.
괜찮은 커피숍이 있고, 천렵을 즐길만한 냇가가 있고 주변에 소수 민족 마을이 꽤 많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천히 살펴 볼만한 곳이 꽤 많아 보입니다.
길은 산골을 연결하는 도로라서 급경사와 급 커브가 많아 조심해서 운전을 해야 합니다.
교통량이 거의 없어 멍하고 주변을 둘러 보며 운전을 하다 보면 언제 앞에서 오토바이나 트럭이 튀어 나올지 모르니 조심에 조심을 해야 할 듯.
아무튼 밀린 숙제하 듯 도로를 따라 가 봅니다.
능선을 따라서 오르는 게 도이창 기분이 납니다.
나, 이런 길 참 좋은데.
아무튼 시작부터 느낌이 좋습니다.
얼마 안 가서 만나는 커피숍.
의외의 장소에서 만난 멋진 곳이었어요.
이 커피숍은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또 다시 출발.
길이 상당히 꼬불거립니다.
차량 통행은 거의 없습니다.
그 흔한 오토바이도 거의 안 다니구요.
완만한 경사를 얼마간 오르면 급경사 커브 구간이 나옵니다.
헤어핀 커브라고 하지요.
아래로 강이 보이는데, 그 계곡 밑까지 길이 떨어지네요.
멀리 소수 민족 마을이 보입니다.
제법 규모가 있는.
아카 마을일 겁니다.
급커브 경사를 내려 오면 강이 나오는데.
그 주변 경치가 정겹습니다.
꽃이 피고 물가엔 아이들이 고기를 잡는.
나의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 노래가 딱 어울려 저절로 그 노래가 나오더이다.
언제 한가할 때 족대를 들고 고기를 잡으러 한 번 다시 오고 싶은 곳이네요.
강 이름을 나중에 검색해 보니 '매 캄'입니다.
그 강을 지나면 내려온 만큼 다시 오릅니다.
왠지 그런 길이 꽤 정겹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급경사 급커브 오르막.
배기량이 작은 내 차가 저 경사를 오를까 싶은데 저단 기어를 쓰면 버겁긴 해도 잘 오르더이다.
마치 인생길의 한 모습 같죠.
살다 보면 내가 저 고비를 넘을까 싶은 때가 있지요.
왠지 어려워 보이고 벅차 보이는.
하지만 의샤하고 힘을 쏟아 부으면 붕하고 나르 듯 그 고비를 넘어서는 장면이 인생살이에서 여러 번 되지 않나요?
그렇게 여러 번의 급경사 오르막을 오릅니다.
힘나라 힘, 내 차.
힘내라 힘, 내 아들.
힘내라 힘, 젊은이들.
매파루엉 군청 건물을 지나고 얼마 더 안 가 도이뚱에 다다릅니다.
도이뚱에서는 역시 마카다미아 슬러쉬가 좋지요.
카페에 앉아 있으면 우리나라 가을 바람과 같은 산바람이 붑니다.
나무를 휘감아 도는 바람이 너무 시원해 내려 가고 싶은 생각이 통 들지 않습니다.
비수기라서 서양인과 태국 여자 커풀 몇 쌍 말고는 사람의 모습이 거의 없네요.
조용한 분위기가 어색한 도이뚱.
분위기가 좋고 바람이 좋다고 한들 거기서 살순 없는 노릇이니 이제 속세로 내려 옵니다.
내려 오면서 몇 가지 숙제를 하는데 그건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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