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가 자주 내립니다.
그래서 온도는 크게 오르지 않지만 습도가 높아 많이 무덥군요.
비가 내리면 좀 시원해지지만, 비 내리기 전은 그 특유의 습기 때문에 많이 더운 것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다만 비는 오래 내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개 저녁 늦게나 밤에 많이 오기 때문에 활동하기에 크게 지장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꼭 저녁 늦게나 밤에만 오는 것은 아니고 낮에도 올 때가 있지만 그럴 땐 한 박자 쉬는 게 정답.
좀 쉬면 그치며 맑은 하늘이 나타납니다.
검은 구름 사이로 언틋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일까요?
그 순간 한용운 스님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오후 한 시간 정도는 거의 자전차를 탑니다.
코스는 정해져 있지요.
포장 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적당히 섞여 있고 거의 반은 숲속 길이라서 자전차 타는 길로는 최상입니다.
전에는 중간 중간 개쇄이들이 대들곤 했는데 요즘은 낯이 익었는지 개들도 본척 만척합니다.
하긴 더울 시간에는 개들은 순한 양들이 되지요.
이놈들은 저녁이나 밤에 시원해지면 무리지어 늑대 흉내를 냅니다.
태국의 개새끼들은 이래 저래 유명하지요.
중간 숲속 조용한 길에서 옆으로 빠지는 대나무 숲길을 발견합니다.
지나가다 너무 멋있어 다시 돌아와 사진에 담습니다.
그런데 그 잠깐 사이 뭔가 다리에 비상이 걸립니다.
모기네요.
불과 일, 이분 사이에 동네 모기들 살판났습니다.
모기를 피해 정신 없이 자전차를 타고 돌아 오는데, 집에 와서 확인하니 물린데가 대 여섯 군데 되더군요.
얼마나 간지러운지.
나쁜 놈들...
하긴 얘네들도 종족 번식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세상에 나왔으니 기회가 될 때 부지런히 먹어 둬야 되겠죠.
언젠가 들은 모기 모녀 이야기.
'얘야, 저녁상은 차리지 말아라. 순하고 선한 사람 만나면 밥 먹고 들어 올테고 모진 놈 만나면 못 돌아오니...'
오늘 나를 만난 모기들은 순한 사람을 만났을까요 아님 선한 사람을 만났을까요? ㅠㅠ
역시 자전차를 탈 때는 딴 일 하지 말고 자전차만 타야 합니다.
잠시 멈추니 이렇게 모기의 밥이 되더이다.
개인 삶이나 나라를 운영하는 방법도 비슷하겠거니 생각합니다.
끝임없이 개혁하며 나가지 않으면 곧 바로 성가신 것들이 대들게 되지요.
물고기도 흐르는 물에서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물살에 떠밀려 흘러 가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일신 우일신.
역시 자전차는 철학입니다.
이렇게 자전차를 타면서 인생을 배운다니까요.
가부좌를 틀고 수행도 하지만 걸으면서 그리도 자전차를 타면서도 가능한 것이 인생살이 수행법입니다.
역시 자전차 타기는 참 좋은 인생 공부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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