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내린 비는 지금도 줄기차게 내립니다.
오후 잠깐 쉬더니 그게 아쉬워서인지 어제 늦은 밤부터 줄기차게 내리네요.
이렇게 내리면 물난리가 날 것도 같은데 비가 그치면 멀쩡해집니다.
언제 비가 내렸나는듯이.
비 탓인지 오늘은 온도도 상당히 낮습니다.
최고 온도 23도.
실내에 있으면 괜찮은데 밖은 바람도 불어 좀 쌀쌀하기까지 합니다.
어제 밤은 좀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누워 TV를 보고 있는데 뭔가 이곳 저곳에서 이상한 느낌이 감지됩니다.
뭐지?
개미더군요.
날개 달린 개미 숫놈들.
여기 살다 보니 시기마다 좀 특징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개미 짝짓기 할 때인지 날개 달린 개미들이 많이 등장을 하고요.
어떤 때는 설랭이 비슷한 절지 동물이 많이 등장을 합니다.
건들이면 몸을 또로로 말아 동그랗게 되는.
또 달팽이가 많아질 때도 있고.
아무튼 날개 달린 개미들이 좀 보여 그런가 했었는데, 이게 어제는 난동을 부렸습니다.
여기 저기 몇 마리가 보여 어디 문 열린 데가 있나 확인했더니 글쎄.
수만 마리(?)가 방충망에 붙어 있고 또 그 가운데 일부는 낮은 초복으로 방 안으로 몰려 들고 있었습니다.
왠일이랴.
급히 개미 잡는 스프레이를 뿌려서 토벌을 하였는데, 이미 엄청난 놈들이 방 안에 들어 와 있었어요.
아닌 밤중에 홍두께라고, 밤중에 대청소를 벌입니다.
그런데 이 개미 날개가 쓸어 담기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더군요.
얇고 가벼워 바람에 너무 쉽게 휩쓸립니다.
진공 청소기가 제격인데 그게 없으니 비로 쓸어 담습니다만 참 어려웠습니다.
이리 날리고 저리 날리고.
별게 다 속 썩이네요.
대충 방 안을 정리하고 아침에 방충망 아래 개미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인해전술 말만 들었지 실제 당하기는 처음이네요.
아마 비가 내리니 갈데는 없고 만만한 게 방 안이었던 모양입니다.
야들아, 그래도 그렇지...
며칠 전이었습니다.
자전차로 동네 한 바퀴 돌고 늘 하던대로 온천에 들렸습니다.
족욕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얜디네 가게에 뭔가 새로운 물건이 있더군요.
어렵게 사는 게 보기 안 좋아 그 동안 뭘 좀 사줄라고 해도 살만한 게 없었는데, 리치 같은 게 보였습니다.
리치라면 좀 팔아 줘야겠다 생각하고 막상 가 보니 리치가 아니고 패션푸르츠였습니다.
상태를 보니 고구려 시절 때쯤 딴 듯 상태가 좀 거시기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들렸으니 그거래도 사 주기로 했습니다.
'권사님'
얜디 엄마가 요즘 보이지 않던 아내에 대해 물어 봅니다.
얜디 엄마에게 집사람 호칭이 권사님입니다.
'한국 갔슈'
'양 마이 마(아직 안 오셨군요)'
한 봉지 얼마냐고 하니 50밧이랍니다.
상태나 양을 보면 좀 비싸지만 한 봉지 팔아 줍니다.
100밧을 내니 다 샀음 하는 눈치.
하지만 억지로 그럴 건 없죠.
집에 와서 몇 개를 잘라 속을 파 먹습니다.
내가 패션푸르츠는 좋아 하긴 합니다만 오래 되어서인지 맛이 영 제 맛이 아닙니다.
그래도 비타민 덩어리이니 몸 생각해서 약이라 생각하고 하루에 몇 개씩 먹기로.
패션푸르츠는 태국에서는 싸와롯이라 합니다.
강렬하게 시고 달아 패션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지요.
참 신 맛이 정말 강렬하다 못해 강력하죠. ㅎ
처음 맛 본 사람은 너무 시어 잘 먹지 못하지만 자꾸 먹으면 이게 중독이 됩니다.
드셔 보셨분들은 벌써 입 안에 침이 고이지요?
패션푸르츠.
과일 천국 태국에서 끌리는 친구 가운데 대표적인 놈입니다.
요즘 과일이 제철이라 시장에 가면 풍성합니다.
해서 우리 집 식탁에는 언제나 과일이 그득하지요.
아침에는 바나나를, 저녁에는 수박.
가끔씩 리치.
요즘은 얜디 덕에 패션푸르츠까지.
좋은 동네입니다.
또 이 넓은 도서관에 지금 있는 사람은 나 혼자.
참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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