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치앙라이] 7월의 마지막 날에

정안군 2017. 7. 31. 20:05

 

아주 지극히 상투적인 말이지만 세월 참 빠릅니다.

벌써 7월이 가는군요.

 

하지만 요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니 세월이 빠르게 가든 느리게 가든 여러 가지로 힘드네요.

여러 증상이 있는데, 모두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오는 것들입니다.

면역력이라...

 

아마 저번 자전거 슬립으로 몸이 많이 놀랐던 모양입니다.

그 뒤 상태가 안 좋아진 것을 보니.

면역 기능은 백혈구가 담당하던가요?

아무래도 그 때 백혈구 야들이 놀라 모두 숨어버렸는지 모르겠네요.

 

어떻게 하면 야들이 다시 힘이 나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며칠 전 반란을 일으킨 눈 치료를 위해 안과를 다녀 왔습니다.

벼리 별게 속을 썩힙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대기 손님이 무지 많더군요.

기다리는 도중, 온 몸뚱이가 시원찮은데 모기까지 거들어 몇 방 물어 줍니다.

이거야 원.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려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데.

 

눈 주위가 시원찮아 왔다고 영어로 하니 잘못 알아 들으시더군요.

swollen을 수월런으로 발음하니 영...

 

손짓으로 표현하니 아, 스웰렌.

ㅠㅠ

 

어찌 어찌 해서 의사가 전달되어 진찰을 시작하는데.

의사 선생님 표정이 점점 심각해 지더군요.

큰 병인가?

 

아내에게 태국어를 할 수 있냐고 묻네요.

잘못 한다고 하며 통역을 전화로 부른다고 하니 되었다고.

그러더니 시력 검사를 해 보랍니다.

 

그때야 의사 선생님이 우려하는 것을 알아챕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눈이 이상해 안과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에게 '엄마 소도 얼룩 소, 엄마 닮았네'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앞으로 불편해지더라도 그러니라 하고 살라는 게 결론이었죠.

 

아마 태국 안과 선생님도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 듯.

그냥 저냥 시력도 나오고 엄마 소 관련 이야기를 영어로 전달한 기는 이래저래 힘들어 그냥 넘어가시네요.

'걱정마세요, 나도 이유는 알고 있으니'

이런 말을 하고 싶어도 그 엄마 소 관련 병명도 모르니 그냥 속으로만.

 

큰 건은 그렇게 넘어가고는 약을 줄테니 일주일 동안 먹어 보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다시 오라는 진단.

 

감사합니다.

 

나와서 약을 받으니 꽤 많습니다.

안약 두 종류에 알 약 두 종류.

역시 주사는 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병이 낫기를 기다릴 시간도 대개 넉넉히 일주일. ㅎ

역시 급할 게 없는 태국입니다.

 

이제 눈만 빼 놓고는 다른 반란은 누그러진 듯.

역시 몸이 낡어가니 어지간한 충격도 크게 다가옵니다.

아, 세월이여!

 

한동안 집에서 푹 쉬면서 몸을 더 추스려야 되겠습니다.

조금만 뭐를 했다 하면 몸이 난리를 치니...

게다가 얼굴도 엉망이고. ㅠㅠ

 

이제 내일은 팔월의 첫날이네요.

아무쪼록 모든 분들, 좋은 달이 되시길.

나도 곧 좋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