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푸미폰 전 국왕 장례식을 앞두고 있는 태국은 그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작업 진행 상황이 가끔씩 신문에 보도되는데 엄청난 대공사더군요.
인력과 돈이 엄청 들어 가는.
장례식 행사는 왕족의 공식 화장터인 왕궁 부근 싸남루엉 광장에서 벌어질 예정인데, 그곳에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수미산을 형상화한 목조 조형물과 수미산을 에워싼 8개의 큰 산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태국 왕은 인간과 함께 사는 신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죽은 다음에는 수미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는군요.
생각이 어떻든 아마도 그 엄청난 장례식장에 세워지는 구조물들은 푸미폰 국왕의 시신과 함께 다시 우주의 띠끌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띠끌이 신이 되신다?
뭐, 생각은 자유지만...
치앙라이 도서관 로비에도 푸미폰 전 왕을 기리는 시설이 다시 꾸며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좀.
그런가 하면 전 수상 잉락의 판결이 내일 있다는군요.
잘 알려진 것처럼 잉락은 전 수상 탁신의 여동생으로, 탁신이 쿠데타로 그 자리를 잃은 뒤 잠시 후 군부가 권력을 내 놓고 총선을 실시했을 때 잉락이 이끄는 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수상이 되었었습니다.
이걸 두고 볼 수 없는 군부가 다시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하여 잉락은 오빠 탁신처럼 자리를 잃었는데, 현 군사 정권은 잉락이 수상으로 있을 때 시행했던 쌀 수매 정책을 국가 예산을 낭비했다는 죄목으로 기소하였고 그 후 재판이 계속 되어 왔죠.
누가 봐도 이건 완전한 정치 탄압이고 보복이겠죠.
잉락에게는 세 가지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는데, 그 예상이라는 것이 나도 예상할 수 있을 너무 뻔한 스토리입니다.
하나는 유죄, 이걸로 되면 최소한 1 - 10년의 감옥 생활이 잉락을 기다린답니다.
또 하나는 집행유예.
마지막은 무죄.
방콕 포스트에 난 기사에 따르면 무죄의 가능성은 애초부터 예상에는 없는 경우잉테고, 유죄 판결이 군부가 원하는 결론이긴 한데 그 지지자들의 동요 때문에 망설이게 될 듯 하다네요.
따라서 집행유예 정도로 판결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입니다.
치앙라이가 있는 태국 북부와 이싼 지방이라고 하는 동북부 지방은 탁신이 이끌던 정치 세력이 무척 강한 곳으로 이었어요.
지금은 군부의 철권 정책으로 잠잠해 보이지만 집행유예나 실행 판결이 나면 반발이 무척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그럴지 아닐지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괜한 고래 싸움에 새우 꼴이 되지 않도록 우리 같은 객들은 추후 상황을 잘 지켜 봐야 할 듯.
사실 잉락은 능력의 상관없이 탁신의 후광으로 수상이 된 사람이지만, 그래도 정당한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선출된 권력인데, 그 권력을 군부가 쿠데타로 몰아내고 엉뚱한 죄명을 씌운 것은 어찌 보면 이 나라 권력 핵심부가 어떤 집단인지를 잘 말해줍니다.
또 잉락을 몰아 낸 군부를 왕이 승인하면서 현 정부를 반대하면 왕의 권력에 도전한다는 이른바, 국왕 모독죄를 군부가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런 걸 보면 왕을 둘러 싼 세력은 절대로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아랫것들에게 내주고 싶은 생각이 정말 1도 없는 집단입니다.
이를 옹호한 게 전 국왕을 포함한 세력인데, 이런 왕이 국민들의 존경의 대상이라굽쇼?
하지만.
실제 왕의 신뢰에 대해 국민 여론 조사를 해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아마도 실제 해 보면 우리나라 박정희 광신도의 비율보다도 훨씬 많은 지지자가 있을 겁니다.
이게 태국의 현실이죠.
오늘 한국에서는 이재용이, 내일 태국에서는 잉락의 판결이 주인공이라는데.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물론 둘은 기소 내용은 다르지만 뭔가 관계가 있습니다.
권력과 돈의 뿌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질깁니다.
설사 그렇다 할지라도.
결국 사회는 태국이나 우리나라나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가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지 않을지라도 그럴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고 10년형의 유죄 판결이 예상되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채 잠적한 잉락 친나왓(50) 전 태국총리가 두바이로 건너가 역시 해외도피중인 오빠 탁신(68)과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정부와 칫나왓 가문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일간 방콕포스트에 잉락이 재판 이틀 전인 지난 23일 비행기 편으로 태국 남부 뜨랏주(州)로 간 뒤 육상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들은 이어 잉락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현지 유력 인사 도움으로 외국 여권과 비자를 받아 전세기 편으로 싱가포르를 거쳐 두바이로 건너가 오빠인 탁신과 만났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태국 군부 정권이 잉락의 해외도피를 돕거나 묵인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태국의 치안업무를 총괄하는 군부 2인자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쁘라윗 부총리는 "그녀는 전직 총리였다. 일부 지역의 공무원들이 그녀를 도왔을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잉락이 뜨랏을 거쳐 육로로 국경검문소를 통해 캄보디아에 들어갔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잉락은 총리 재임 중인 2011∼2014년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은 2000년대 이후 태국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탁신계 정당의 기반인 북동부(이산) 지역 농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잉락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는 잉락을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해 5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고, 검찰은 재정손실과 부정부패를 방치했다면서 그를 법정에 세웠다.
민사소송에서 무려 350억 바트(약 1조1천700억원)의 벌금을 받고 재산까지 몰수당한 잉락은 25일 쌀 수매 과정의 부정부패를 묵인한 혐의(직무유기)에 대한 형사소송 판결을 앞두고 종적을 감췄다.
태국 대법원은 잉락에 대한 형사소송 선고공판을 다음 달 27일 속개할 예정이며, 잉락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궐석재판 형태로 판결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역시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권력남용 등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2008년 실형을 피해 자발적 망명을 택한 탁신에 이어 여동생 잉락까지 해외로 도피하자 현지 언론은 친나왓 가문의 정치가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유력 영자지 방콕포스트는 1면에 '친나왓 시대 막 내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잉락이 끝까지 싸울 것으로 믿었지만, 우리가 속았다"는 한 지지자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잉락의 푸어타이당을 지지하는 뉴스진행자 좀 펫치쁘라답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당신(잉락)은 전장에서 죽을 준비가 되어있는 민주투사라고 하지 않았느냐. 당신이 나를 속인거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앙라이] 씨 뿌리는 자의 비유 (0) | 2017.08.27 |
---|---|
[치앙라이] 다양한 웨하스의 세계 (0) | 2017.08.26 |
[치앙라이] 민물 게의 일탈 (0) | 2017.08.24 |
선교지에서 온 편지 (0) | 2017.08.23 |
[치앙라이] 천국의 문턱 싸완(Sawan) 커피 (0) | 2017.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