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영된 인간극장을 시청하는 아침 시간.
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립니다.
수도 검침원이 왔나?
여기는 한 달에 한 번씩 수도 검침원과 전기 점침원이 방문해서 집 밖에 있는 계량기를 보고 사용량을 체크한 다음 고지서를 대문 옆 고지서함에 꽂고 갑니다.
물론 여기 태국도 자동 이체 방식이 있지만, 우리는 전기료는 그냥 매달 매달 지방전기공사(PEA) 낭래 지점에 가서 내고, 수도 요금은 세븐 일레븐에 가서 내지요.
세븐 일레븐에서 내면 수수료가 10밧 정도 나옵니다.
장기간 출타시는 이 요금을 누구에게 꼭 부탁해야 합니다.
두 달 정도 밀리면 가차없이 계량기를 가저 가고, 다시 설치하려면 각 사업소에 가서 돈을 내고 기다려야 하지요.
그런데 오신 손님은 수도 검침원이 아니고 옆집에 사는 쿤 님입니다.
쿤 님은 잊을만하면 가끔씩 음식을 가지고 찾아 오는 아내의 친구입니다.
남편은 중국 광동성 조주 출신 부모를 둔 중국계 2세로 전형적인 중국 남방 스타일 아저씨이죠.
호탕하게 잘 웃고 좀 더우면 가차없이 웃통을 벗곤 돌아 다니는.
방콕에서 살다가 풍에 맞아 건강이 좋지 않아져 요양차 치앙라이로 이사를 왔는데 요즘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가끔씩 나를 만나면 커다란 웃음과 함께 뭐라 큰 소리로 인사를 하는데, 그게 중국어인지 태국어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안부 인사려니 하고 나도 크게 인사를 해줍니다.
쿤 님은 태국 남부 뜨랑 출신이라 합니다.
형부가 방콕에서 한국 식당을 운영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한국 음식을 꽤 좋아 합니다.
음식을 가지고 오면 아내가 한국 김치를 주곤 했는데, 언젠가 무지 매운 고추가 들어간 김치를 받아가고는 매운 맛에 혼이 났는지 그 뒤론 잘 가져가려 하지 않는다지요.
아무튼 오늘도 음식을 준비해서 왔습니다.
마치 친척집 방문하는 것처럼 거침없이 집 안으로 들어 옵니다.
거참, 나 혼자 있는데.
아내는 한국에 갔다 하니 그럼 요즘 혼자 있냐고.
그렇다 하니 부엌에 가서 가져온 음식을 빈 그릇에 부어 놓고는 돌아 갑니다.
오늘 가져온 음식은 태국 남부 뜨랑 식인 듯 하네요.
그린 커리 향이 물씬 납니다.
쿤 님이 가져 오는 음식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 광동식으로 짙은 고동색의 음식이요, 또 하나는 그린 커리가 들어간 태국 남부 음식입니다.
중국식도 입맛에 썩 맞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먹을만은 한데, 그린 커리가 들어간 음식은 그 독특한 향 때문에 먹기 싫더군요.
그런데 오늘은 그 먹기 싫은 그린 커리가 들어간 요리입니다.
어찌해야 하나?
아내에게 물으니 그냥 버리랍니다.
이거야 원.
성의로 가져 온 음식을 버린다는 게 할 짓이 못 되는데.
해서 그냥 하루는 두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조금 먹어 보고 먹을만하면 먹을 수 있을 만큼만 먹어 보려구요.
정말 음식을 누구에게 주는 것은 고려해 볼 대상인 듯 해요.
사실 입맛이라는 게 모든 사람이 똑 같을 수 없으니 나에게는 별미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고역일 수 있거든요.
아무튼 쿤 님이 가져다 준 그린 커리 음식은 그야말로 계륵입니다.
먹자니 그렇고 버리자니 또 그렇고.
숙제를 안고 도서관에 출근을 합니다.
도서관 로비.
창에 뭔가 큰 물체가 붙어 있었습니다.
궁금하면 가서 보기.
메뚜기인가요?
아님 여치인가?
아무튼 골리앗 계열의 곤충이 꿈쩍않고 창에 매달려 있습디다.
이상한 놈을 보는 걸 보니 오늘 무슨 기이한 일이 있으려나?
일주일에 한 번만 바꾸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을 보니 정말 기이한 일이 있더군요.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전체 지역에서 당선자 분포를 나타낸 그림을 보니 전국이 온통 빨강색입니다.
빨강색 노이로제가 있어서 그런지 가슴이 섬뜩해지더라지요?
빨강색으로 표시되는 것을 보니 일본의 자민당과 우리나라 자유당은 역시 자매당인 거 맞나 봅니다.
일본 제국주의 시절의 기본 이념을 계승한 인간들이 주류이니 당연할지도 모르지요.
그야말로 싹쓸이입니다.
새는 오른쪽과 왼쪽 날개 둘을 써서 난다고 하지요.
하지만 일본은 왼쪽은 거의 전멸이네요.
아베라는 꼴통이 이끄는 수구적인 자민당이 압승을 했으니 일본 장래도 참...
사용한 색깔이 조금 마음에 안들어 그렇지 싹쓸이는 일면 마음에 드는 점도 있긴 합니다.
우리나라 지방 선거나 총선에서 이런 싹쓸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만. ㅎ
물론 색은 다른 색을 원합니다.
그러나 뭐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 하지요.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而不陋 華而不侈)
이 말은 김부식이 삼국사기<백제본기>에서 백제의 궁궐 건축에 대해 한 말이라고 합니다.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오랜만에 다시 이 말을 만났습니다.
검이불루 회이불치.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참 좋지 아니 하다고 아니 할 수가 없는 그런 좋은 말입니다. ㅎ
그런데,
다스는 누구 껍니까?
ดัส(DAS)เป็นของใค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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