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치앙라이] 세상의 엄마들이란

정안군 2018. 8. 28. 14:14

 

 

 

얼마 전 우리 집으로 이사 온 뽕나무.

잠시 상태가 안 좋아 가지치기를 해 주었더니 바로 새 잎이 돋더니 쑥쑥 크더이다.

빤짝거리는 새 잎이 펴질 때면 얼마나 예쁘던지.

알아 듣던지 못 알아 듣던지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해 주었어요.

그러더니 조금 지나서 가지에 조그만 열매를 잔뜩 달더군요.

뽕나무 열매 오디였습니다.

나무가 크질 않으니 오디도 마찬가지로 크지는 않은데, 나무 상태도 보면 너무 많은 갯수.

나무는 자기가 죽을 위기에 놓였다 싶으면 열매를 많이 단다던데.

내 의도와는 이 친구의 해석은 달란나 봅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랬을까요?

갑자기 터를 옮겨 위기감이 들었나요?

작게 꽃을 피우더니 그게 이제 익기 시작했습니다.

까맣게 익은 것이 있어 따서 먹어 보면 맛은 그저 맹탕입니다.

허나 오디 맛은 나긴 하죠.

그런데 오디를 달면서 변한 것이 열매를 달기 전에는 잎을 무성히 내더니 그게 줄었습니다.

열매에 정성이 들어가 잎을 낼 여력이 없나 봅니다.

딱하지.

조물주에게 부여받은 종족 번식의 의무를 하는 게 역시 쉬워 보이질 않네요.

 

또 하나.

그동안 열심히 열매를 키웠던 잭푸르트 나무에는 달렸던 열매를 옆집 사람들이 가져가 이제 매달린 열매는 없습니다.

이 잭푸르트도 열매가 달리기 전과 키울 때에는 새로 돋는 잎들이 얼마나 많고 실하던지.

너무 잘 자라 또 잘라 주어야 하나 싶었죠.

그런데 그 열매를 키우느냐고 진이 빠져서 그런지 요즘은 누렇게 변해가는 이파리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작년에는 열매를 달지 않았고 재작년에 달아 해거리를 한다 했더니 다 그게 이유가 있군요.

역시 자손을 생산해내는 일은 동물이나 식물이나 너무 힘이 드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열매를 키워내고는 시들어 죽는 바나나도 그렇고 요즘 그런 걸 보면서 세상의 어머니들을 새삼 다시 생각합니다.

역시 나이가 드니 안 보이던 세상 현상이 보이고 그런 걸 보면 이제사 철이 들어 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