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에 제법 오래 살다 보니 타성이 생겨 모든 게 시들해졌어요.
특히 구경거리가...
아!
이제 뜰 때가 된 것인가요?
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보면 아직은 아닌 듯 하여 참기로 합니다.
아직은 참아야 하느니라.
오늘 모처럼 나들이데이로 나가자는 아내의 부탁에 속으로 갈 곳이 어디 있나 하다가 국립 공원을 찾아 보기로 합니다.
메이저급은 거의 섭렵을 했지만 마이너급이라도 걸릴까 해서리.
파야오 쪽으로 도이 루앙(Doi Luang)과 매쁨(Mae Puem) 국립 공원이 눈에 들어 옵니다.
도이 루앙 국립 공원은 뿌깽(Pu Kaeng) 폭포가 대표 선수인 듯 한데, 매쁨은 그냥 저수지군요.
구글 지도에서 대충 탐색을 해 보니 확실히 메이저급은 아니고 마이너가 맞는 듯.
하지만 그거라도 어디냐 싶네요.
두 곳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한 큐에 모두 가 보기로.
일단 매쁨을 간 다음 돌아 오다가 뿌깽 폭포를 거치면 딱 떨어지겠더군요.
오후에 실실 출발을 했는데 정상적인 진행이었더라면 시간이 부족했겠더군요.
그런데 한 곳이 빵꾸가 나는 바람에 결국은 괜찮게 끝나긴 했어요.
우리 집에서 매쁨까지는 91 km, 시간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걸로 나옵니다.
다시 말하지만 구글 지도, 이거 참 좋습니다.
정확하게 안내를 해 줍니다.
그것도 꽁짜로.
날씨는 변화 무쌍.
번개가 번쩍거리기도 하고 비가 왔다 그치고.
어느 곳은 비가 내렸고 어느 곳은 멀쩡하고.
파야오 거의 다 가서 좁은 시골 길로 접어 드는데, 길은 좁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한참을 들어 가니 매쁨 국립 공원이 등장합니다.
저수지가 맞긴 합니다.
댐의 크진 않지만 지도 상 저수지 면적은 꽤 크게 나옵니다.
산지가 아니라 거의 평지라서 쉽게 운전해 왔네요.
그런데 국립 공원이라 그런지 공짜가 아니네요.
그래도 우리 동네 쿤콘 폭포와 뽕파밧 폭포가 있는 곳도 명색이 국립 공원인데 거긴 공짠데...
태국인은 20밧, 외국인은 100밧.
주차비는 30밧.
우리는 물론 외국인이지만 이런 마이너급은 운전 면허증을 보여 주면 대개 태국인 요금으로 할 수 있죠.
그래서 일인 당 20밧으로 땡.
입구가 허름해서 그저 그런 가 했는데, 안으로 들어 가니 꽤 좋네요.
정리를 아주 잘 해 놓았습니다.
저수지 주변에 잔디도 깔고 의자도 놓고 해서 아기자기 한 것이 아주 예쁩니다.
딱 보니 옛날 충주댐 스타일입니다.
지금은 어림 없는 소리지만 댐이 준공되고 얼마 간은 댐 주변 잔디 광장은 충주 시민을 위한 삼겹살 파티장이었어요.
봄에서 가을까지 심심하면 끼리끼리 댐 광장에 가서 삼겹살을 구어 먹었는데, 얼마나 구워 댔는지 멀리서 보면 마치 불난 것 같았죠.
매쁨이 완전 그 삘입니다.
삼겹살을 사 가지고 놀러 와 구어서 먹으며 놀면 딱인 곳.
야영장도 있어 텐트라도 쳐 놓으면 금상첨화이겠고.
요즘은 습도도 높고 후텁지근 해서 추천하기는 그렇고 11월 쯤 건기에 들어 서면 딱 좋겠네요.
아주 좋은 곳 하나를 알아 둡니다.
하지만 크기나 이런 걸 보면 국립 공원 급은 아니고 군립 공원 정도 타이틀이 딱이겠더라구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아서 돈 아깝거나 서운하지는 않았어요.
매쁨 국립 공원을 잠깐 스쳐 지나가 듯 들리고는 다음 행선지 뿌깽 폭포로.
매쁨에서 뿌깽은 대략 40분 정도 걸리네요.
치앙라이로 돌아 오는 길이라 부담도 안 됩니다.
구글로 해서 쉽게 찾아 가긴 했는데, 도착하고 나니 오후 4시.
너무 늦은 게 아닌 가 걱정이 되긴 했는데, 입구에서 걱정을 지워 줍니다.
어디 가세용?
폭포 가는데요.
아, 닫았어요.
잉?
시간이 늦어서 그런 가 했더니 ‘안따라이’랍니다.
위험해서 그렇다고.
언제 여냐고 물으니 두 달 정도 뒤라네요.
포도가 높이 달려 있어 못 따 먹는 여우처럼 나도 이렇게 위로를 합니다.
쿤콘 폭포보다 훨씬 못 할겨...
여기도 입장료가 있었습니다.
매쁨 국립 공원과 같은.
* 나중에 확인을 해 보니 매년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문 닫는다네요.
돌아 오는 길도 가끔 비 그리고 때때로 비.
모처럼 새로운 곳을 찾아서 가 봤고 의외로 괜찮아 흐믓한 마음으로 돌아 온 하루였습니다.
언제가 건기가 되면 삼겹살과 먹을 것 넉넉하게 가지고 다시 가 봐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진 않고 그냥 담아 두는 걸로.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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