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싸이에서 치앙쌘으로 가다 보면 넓은 들녁이 나옵니다.
바람이 지나다 머무는 곳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은 미얀마 땅.
미얀마가 멀지 않습니다.
바람은 어디서 올까요?
들판은 지금 한창 자라는 벼들로 가득합니다.
우리 눈에도 익숙한 장면이지요.
이곳에 식당 몇 곳이 자리 잡았습니다.
손님이 과연 있을까 싶은데, 의외로 많네요.
모두 이곳 분위기가 좋은 듯 합니다.
우리도 한 식당에 들어 가 봅니다.
온 식구가 동원된 듯.
어린 자녀들이 써빙과 손님 접대를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듯한 남매인데.
우리나라 같으면 집에서 공부나 하라고 할 듯 한데, 이곳 주인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목재와 대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식당 건물은 우리가 이동할 때마다 기우뚱거립니다.
의자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로마식 공간도 있습니다.
비스듬이 누워서 음식을 먹는.
피곤하거나 힘이 들면 한 숨 자고 가도 되는 곳입니다.
습도가 좀 높아 쾌적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바람이 불면 참으로 시원해집니다.
아, 자유다.
차 한 잔은 시키고 들판 한 가운데 누워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누구에게 속박을 당하지 않은 상태.
내가 지금 그렇습니다.
오랜 직장 생활에서도 벗어 났고 어찌 생각하면 주일마다 억매였던 신앙 생활에서도 벗어 났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자유롭습니다.
가끔씩 이런 어울리지 않은 생각도 합니다.
내가 지금 영락교회에 다닌다면 그 교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마도 옛날이었으면 벗어나기 힘들었을겁니다.
여러 관계가 어렵게 했겠죠.
그러나 지금은 그런 관계에 억매인 게 없으니 나는 자유입니다.
개신교는 신자에게 카톨릭의 교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주었습니다.
나는 그래서 개신교를 더 좋아합니다.
그 기본이 하나님과는 모든 사람이 같은 위치라는 것입니다.
목사와 장로, 집사와 일반 신자, 이 모두는 하나님 앞에 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교회는 순복음장로교라고 말하듯 잘못된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그건 개신교의 본질이 아닙니다.
개신교는 기본적으로 신분에서 자유롭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바람은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에게 붑니다.
그래서 바람은 자유입니다.
허름한 식당 건물 아래로는 물이 있어 그 안에는 새우도 살고 우렁이도 삽니다.
참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억매이고 찌든 마음이 있는 사람을 이곳에 데리고 오고 싶습니다.
모두 털어 버리고 내 마음 속 어딘가에 있는 자유를 찾아 보라고.
이제 이 식당들은 베스트 시즌이 시작된 듯 합니다.
우기에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건기 때가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에 최고죠.
바람이 붑니다.
바람은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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