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8

[치앙라이] 황화 코스모스

정안군 2018. 10. 23. 10:40

 

 

작년 한국 어디엔가에 있던 황화 코스모스가 꽃을 피웠고, 그 씨가 이곳 태국까지 왔습니다.

그 씨를 뜰에 뿌린 분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우리에게 그 집 마당에 있던 채송화와 이 황화 코스모스를 주셨는데.

 

사실대로 말하면 황화 코스모스는 채송화의 곁다리로 온 것이네요.

채송화에 코스모스가 섞여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채송화도 그렇고 워낙 키가 작아 다 채송화인줄만 알았습니다.

여름철, 흰색과 붉은 색 꽃을 열심히 내던 채송화가 주춤하는가 싶었는데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색의 채송화가 피어 있었어요.

주황색.

이런 채송화도 있었나?

그런데 자세히 보니 채송화가 아니고 황화 코스모스네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던 코스모스가 아니었습니다.

양분이 부족했던지 아니면 타국에서 꽃을 피우는 곳이 힘들었는지 키가 채송화 키. ㅠ

힘들게 자랐구나.

그래도 자기 본분을 다 하겠다고 꽃을 피운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역시 자기 터가 아닌 곳에서 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이런 가녀린 꽃의 이름이 코스모스.

원래 코스모스는 우주라는 뜻입니다.

이름은 참 거창하죠.

왜 이름이 우주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꽃이 작든 크든 그리고 그 키가 크든 작든 이 안에는 우주의 법칙이 담겨져 있네요.

우주의 법칙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생명이죠.

작든 크든 생명은 소중하고 정말 위대한 것이니까요?

 

이 친구가 과연 씨를 맺어 내년에도 이 자리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시집온 미나리가 우리 집 마당에서 열심히 크는 것을 보니 그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오늘은 비가 아침부터 계속 내립니다.

 

이런 날에 황화 코스모스를 보니 갑자기 드는 생각.

남 나라에서 열심히 뿌리를 내리려는 모든 분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힘네세요.

 

그리고 캐나다에서 열심히 자기 길을 가고 있는 작은 아들, Vamos, Vam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