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한국] 서울 둘레길 8코스(북한산 코스 - 솔밭근린공원에서 도봉산역까지)

정안군 2019. 5. 1. 07:21
















 

 

 

 

 

 

 

 

 

 

 

 

 

 

 

 
이번이 둘레길 순례 마지막날일 듯 싶어요.
이제 8코스에서 남은 길을 걸으면 끝이니.
 
오늘 걸어야 할 길입니다.
 
소나무숲길
왕실묘역길
방학동길
도봉옛길
 
전에 끝낸 솔밭근린공원에 가기 위해 긴 이동을 해야 했습니다.
버스로 다음은 지하철 3호선 그리고 1호선.
마지막으로 신설동에서 우이신설선을 탔어요.
우이신설역은 생긴지 얼마 안 되는지 깨끗하고 다니는 차량도 단 2량인 초 간단 시스템이더군요.
남자화장실에도 아이 기저귀를 갈 수 있게 해 놓은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이신설역인 419민주묘지역에서 내려 코스를 이어갑니다.
집에서 나와 여기까지 2시간 20분이나 걸렸습니다.
이동 시간 중 최장.
 
우선 소나무숲길입니다.
고급 주택가와 연수원이 보이는 골목을 지나면 바로 숲길.
걷다 보면 이용문 장군묘역도 보이고 내 친구 어머니이신 손병희여사의 묘역도.
잉, 손병희 권사님?
아직 살아 계신디.
 
아, 딴 분이시군요.
 
농담입니다. ㅎ
그 유명한 손병희 선생님을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친구 어머니 성함도 손병희 맞기는 합니다.
 
우이동 계곡.
우이동 계곡도 좋았겠군요.
지금은 너무 손이 많이 타서리 좀.
 
우이동 계곡을 따라 흐르는 백운천을 따라 걸으니 우이동길 초입이 나오고 그리고 우이신설선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이 나오네요.
모든 게 종점 분위기입니다.
 
대로를 건너고 걷다 보면 방학동고갯길을 넘어 왕실묘역길이 시작됩니다.
 
일단 먼저 보이는 것은 연산군묘 재실 그리고 연산군묘가 나옵니다.
묘역 앞에는 연산군 시절부터 살았음직한 고목이 위엄 있게 서있네요.
다리도 쉴 겸해서 묘역에 올라가 봅니다.
 
제일 위에는 연산군 부부.
그 다음은 태종의 작은 부인.
그 다음은 연산군 딸과 사위의 묘가 나란이 있었습니다.
 
연산군이라.
나와 어떤 관계가 되나?
연산군은 성종의 아들이고 성종은 세조의 손자.
세조는 세종의 아들이니 정안군 태종의 손자.
그러니까 정안군은 연산군에게 고조 할배를 넘어가는 한참 높은 조상이네요.
연산군은 정안군의 무려 손자의 손자의 아들.
 
그러나 지금 따져보면 다 찰나입니다.
그 사람 살던 시절이나 그 사람이 살던 시절이나.
 
조금 더 진행하여 길을 건너면 잘 관리된 묘역이 나옵니다.
양효안공의 묘와 정의공주묘역입니다.
양효안이 이름인가 했더니 이름은 안맹담이란 분이고 양효공이란 직함을 받으셨네요.
 
더 알아 보니 정의공주는 세종의 둘째 따님이고 양효공 안맹담은 그의 남편되시는 부군.
그러니까 정안군에게는 손녀와 손녀 사위가 됩니다.
그렇다고요.
 
바로 뒷쪽은 충정공 목서흠 사당이 있군요.
목서흠이라.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만 한 때는 뜨뜨르 했겠죠?
그러나 지나고나면 다 부질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독재타도하면서 난리를 떨고 다니는 자칭 요셉총리 황씨도 지금은 오뉴월 좆돔바리 까불듯이 까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철지난 꼴뚜기처럼 시들해지면서 가발 쓴 뚜껑 아저씨로 이름만 잠시 남다가 그것도 사라질 겁니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방학동길은 제법 긴 숲길입니다.
그게 무수골까지 이어집니다.
 
무수골에서는 도봉옛길로.
도봉옛길은 끝무렵에 도봉사, 능원사라는 큰 절을 따라 걷다가 북한산 생태탐방원에서 끝납니다.
 
여기서 길을 따라 내려 왔어야 되는 것인데 생각없이 계속 산길을 이어 갔네요.
다락원길이랍니다.
덕분에 도봉산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뭔가 이상해서 보니 다락원길은 예정에 없던 길.
 
생태탐방원에서 서울 둘레길을 따랐어야 했는데 다시 북한산 둘레길을 걸은 것.
나는 서울 둘레길을 걷는 것이지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게 아니니 그쯤해서 샛길로 내려 옵니다.
하여튼 전망대에서 본 도봉산 풍경은 참 멋졌어요.
북한산도 명산이지만 도봉산도 빠지지 않네요.
그러고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위치가 참 대단합니다.
 
바로 서울인강학교가 나오고 그리고는 의정부 다락원 마을입니다.
서울특별시를 벗어난 것이죠.
 
서을 경계를 벗어난 것은 처음이었어요.
잠시 걸으면 서울 도봉구와 경기 의정부의 경계.
그리고 도봉산역이 나옵니다.
 
처음 생각에는 도봉산역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교통 센터로 들어가게 되고 가 보니 도봉산역 안.
그래서 굶고 강변역까지.
늦어진 김에 충주까지 내쳐가자는 생각에 빵 하나 급히 사먹고 충주 행 버스로 집에.
 
결국 저녁까지 쫄쫄 굶었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 옵니다.
 
아무튼 중구난방으로 시작된 서울 둘레길을 종착지 도봉산역까지 돌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소감요?
 
앞으로 걷기 운동을 더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만.
옛날의 백두대간 걸을 때 정안군이 아닙디다.
 
그렇게도 튼튼했던 다리였는데 이 번에는 오른쪽 무릎이 가끔씩 뜨끔까지 하더이다.
 
아, 세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