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9 여행

[한국] 옛 기억이 살아 있던 제주

정안군 2019. 5. 15. 18:47

 

 

 

 

 

 

 

 

 

 

 

 

 

 

 

모처럼 제주에 다녀 왔습니다.

 

그동안 제주도는 수학 여행 인솔로 여러 차례.

가족 여행으로 두 번.

 

이러니 그만 가도 전혀 아쉬울 게 없는 제주인데.

이번에는 쌍딩이 호위 무사 자격으로 다녀 와야만 했어요.

호위 무사라고 해야 기쁨조 역할이 전부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쌍딩이에게 기쁨을 줘야 하는.

그리고 젖 먹이고 잔심부름하고.

옛날 교사 시절 학생들을 잔심부름으로 부려 먹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미안하다, 얘들아.

내가 해 보니 꽤 귀찮더구나.

 

첫날은 제주시에서 보내고 둘쨋날은 서귀포에서 보냈는데 서귀포 중문단지 안에 있는 예약 호텔에 들어 서려니 입구 건너편에 올레 띠가 보였어요.

오, 여기가 올레길이 지나가는 곳일세.

 

쌍딩이들에게 수영장에서 기쁨을 주고 잠시 쉬는 시간에 지도를 검색에 봅니다.

올레길 8코스가 호텔을 감싸듯 지나가더이다.

그 중에 색달 해수욕장이라고 색다른 이름의 해수욕장도 있어 경치도 좋아 보이네요.

잠시 막간을 이용하여 올레길을 걸어 보기로 합니다.

묵고 있는 중문 ㄹ 호텔 바로 앞을 올레길이 지나가니 일단은 찾기가 너무 쉬었어요.

일단은 중문 골프장에서 좌회전.

그러면 호텔 ㅅ가 나타납니다.

이 근처가 좋은 호텔이 모여 있는 곳이군요.

 

길 사이로 나무들이 아주 좋습니다.

밤꽃 냄새와 같은 향을 뿜는 그런 나무입니다.

 

그 숲 사이로 한옥이 보이던데 문을 닫았더이다.

이름하여 제주한국관.

위치나 투자한 돈이 아깝네요.

나나 주지.

 

더 가면 ㅎ 호텔이 나오는데 올레길이 헛갈린 곳입니다.

올레길은 서울 둘레길에 비해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물론 와이파이로 길을 확인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다지 쉽게 찾아질 것 같지 않았아요.

잠시 헤매다 그냥 해안가로 가니 정통 올레길을 만납니다.

해병대길이라고 있었던 모양인데 그게 낙석 때문에 폐쇄되며 길이 바뀌어 찾기가 좀 여려웠나 봅니다.

 

ㅎ 호텔이 잘 보이는 해안은 색달 해수욕장의 시작입니다.

날이 맑으면 경치가 아주 좋을 듯 한데 흐린 날이라 좋은 경치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었어요.

 

색달 해변에 내려 섭니다.

언덕길은 낙석 때문에 위험하니 해수욕장을 횡단하라고 안내가되어 있네요.

그냥 언덕길로 가려다 나는 착한 어린이니 말을 잘 듣기로.

그런데 해변 모래는 폭신거리는 상태라서 걷기ㅡ가 무지 힘들었어요.

옛날 짧은 군시절, 군화를 신고 해수욕장으로 걷던 시절 생각이 나더이다.

푹푹.

여기도 푹푹, 저기도 푹푹.

 

철이 일러서인지 접근이 쉬운 곳이 아니어서인지 해수욕장에는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았아요.

해수욕장은 오늘 짧은 올레길 체험의 클라이막스인데 그저 그렇던.

 

꽤 힘들었던 해수욕장 횡단이 끝나면 탈의장이 나오고 해수욕장은 끝납니다.

여기서 본래 올레길이 다시 이어집니다.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지는데 해녀의 집이라고 회 파는 곳이 있고 요트 정박장이 내려다 보이는 곳도 나타납니다.

 

지도에서 확인을 하니 퍼시픽랜드라는 곳이네요.

호텔이 있는 지역은 귀족들이나 가는 곳이고, 여기는 아무나 막 올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습니다.

일단 올레길 체험은 여기에서 끝내기로 합니다.

 

묵는 호텔로 돌아 오려면 언덕을 하나 넘어야 했어요.

그런데 오른쪽 골짜기의 경치가 남다르더군요.

좀 더 가니 여기가 천제연 폭포 지구였어요.

이름은 요란한데 별 볼 일 없던 폭포.

그런데 언젠가 구름다리를 만들어 구경거리를 더해 놓았고 언제인지 기억에 나지 않지만 수학 여행 왔을 때 건넜던 기억이 납니다.

둘레길은 천제연 폭포 골짜기로 해서 지나가더군요.

 

이렇게 짧은 올레길 체험을 끝냈는데, 다음 날은 화창한 날.

수영장 물 색깔도 다르네요.

이 날도 열심이 주어진 일이 충실.

 

호텔 정원 끝에 있는 언덕에 가 보니 바다 색도 어제와 다릅니다.

예쁘네요.

역시 구경은 날씨가 바쳐줘야.

 

짧은 올레길 체험이었지만 도중에 만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제 올레길 걷기가 시들해진 건지 아님 하필 그 때 걸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혹시 너무 훼손된 제주의 자연 때문에 사람의 숫자가 준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에 가는 이유는 자연을 느끼러 가는 곳인데 그런 공간은 거의 볼 수가 없더군요.

팽창된 시가지 그리고 여기저기 흔하디 흔한 골프장.

사람들이 왜 제주를 찾는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잠깐 걸었지만 올레길을 더 걷고 싶은 마음은 안생겼습니다.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제주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많은데는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겠죠?

 

아무튼 제주도 갈 일이 또 있으려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