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는 산초나무가 흔하다.
이 산초나무 열매로 짠 기름으로 부친 두부가 맛있지만 비싸서 이 열매를 따모아 보려고 했다가 이걸 따서 기름을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 포기를 했었다.
왜 그런지는 열매 크기를 보면 알게 된다.
언젠가 남도 지방에 놀러 갔다가 산초와 비슷한 제피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냄새도 비슷한 듯 하고 모양도 비슷해 상당히 헛갈렸지만 값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제피나무는 중부지방에는 없는 듯 하다.
일단 남산에도 이 제피나무는 없다.
그래서 제피를 음식에 넣은 습관은 남도에서만 많이 행하여 지는 듯.
중부지방에서는 추어탕에 제피 가루를 넣어 먹는 건 알겠는데 그 밖에 다른 음식에 들어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
흔히 추어탕에 넣은 것이 산초가루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제피가루란다.
산초와 제피를 구별하는 법은 잎 구성과 가시 구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담 산초와 제피는 가시가 있다는 것.
그런데 남산에서 만나는 산초는 가시가 없었다.
이 놈들은 별난 놈들인가?
가시없는 산초라.
이런 건 인 선생에게 물어보면 쉽게 해결이 된다.
인터넷이 인 선생이다.
'산초 가시'로 검색을 해 보니 가시가 없는 산초는 민산초나무라고 부른단다.
민산초나무.
민머리.
민둥산.
민소매.
뭐가 없을 때 붙는 접두사 '민'이 등장하셨다.
산초나무이긴 한데 가시가 없으니 민산초나무.
참 절묘하다.
산초나무와 민산초나무는 가시가 있고 없고의 차이만 있지 쓰임새는 같은 모양이다.
다양한 세상이지만 식물의 세계도 참 다양하다는 것을 요즘 깨닫게 된다.
알아봐야 쓸데 없는 지식이지만 오늘 한 가지를 추가한다.
민산초나무.
이 민산초나무가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철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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