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월의 문턱을 넘는다.
어제부터 추석 연휴라지만 날마다 연휴인 사람에겐 그냥 그렇고 그런 이야기이다.
그래도 명절 공식 행사는 어제 조금 있었다.
그걸 끝내서 오늘은 할 일이 없다.
요양원에 계신 엄마에게 명절이니 얼굴이라도 보여 드려야 하는데 면회도 안 되니 여러가지로 안타깝고 뭔가 많이 허전하다.
아무리 코로나가 위험하다 해도 전혀 면회가 안 되는 건 말이 안 된다.
유리창 너머나 멀리서 보는 정도는 충분히 괜찮을 듯 한데 성가신 참견꾼을 막으려는 요양원 이해와 딱 맞아 떨어진 것 아닌가 몰라.
효자 노릇도 억지로 못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남산에 오른다.
역시 가을이다.
그동안 성가시게 굴던 날파리도 자취를 감췄다.
습도도 낮으니 땀도 거의 나지 않는다.
들국화 삼총사 중 쑥부쟁이와 개미취가 눈에 들어 온다.
꽃 종류에 들국화란 이름은 없다.
쑥부쟁이와 개미취 그리고 구절초는 일컬어 그냥 들국화라 한다.
시월 상달이 되었다.
작은 아들이 있는 동네는 벌써 겨울에 접어드는 듯 한데 여기도 겨울이 머지 않았다.
한국에서 겨울을 지낸 것이 까마득한데 올해는 꼼짝없이 추위와 친구 삼아야 한다.
추운 건 당최 질색인데.
코로나에서 벗어나려면 내후년이나 되어야 가능할 듯 말 듯이라던데 몇 겨울을 한국에서 지나야 되는고?
오랜만에 한국에서 눈 구경 하게 생겼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으니 그리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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