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화절이 아니고 부활절이다.
교회에서 생 달걀을 주면 부화절도 될 수 있겠지만 그럴 일이 없으니 부화절이 못 되고 부활절이다.
오늘 설교에 정호경 신부님이 번역한 반야심경 이야기가 등장했다.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했는데 역시나로 끝났다.
'가자 가자 함께 가자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라는 것은 부활 예수의 의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정말 그럴까?
부활하신 예수님이 옆에 계시면 물어 보고 싶다만.
며칠전 '킹덤 오브 헤븐'이라는 영화를 본 기운이 남아 그런 생각이 더 들었을까?
잠깐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이 영화는 200년간 지속된 십자군 전쟁이 한창이었던 12세기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일을 그린 것인데 주인공들인 발리앙과 살라딘의 행동이 큰 울림을 준다.
실제 인물이었던 발리앙과 살라딘.
물론 팩트에 픽션이 섞인 소위 팩션 이겠지만 십자군 원정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중심에 선 ‘발리앙’은 위대한 군주로 알려진 이슬람의 지도자 ‘살라딘’에 맞서 예루살렘 성안의 백성들을 지켜내야 하는데 그의 바탕이 바로 인간애이다.
이교도에 대한 증오보다는 종교가 말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을 어떻게 하는지 감독은 두 사람을 통해 말하고 싶었을까?
나는 그렇게 보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언젠가 읽었던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가 생각 나서 다시 읽기로 했다.
사랑의 종교가 아니라 증오의 종교가 되어가는 우리나라 기독교를 그 때와 비교를 해 가면서.
킹덤 오브 헤븐을 보지 않은 사람은 꼭 보길 강추한다.
토렌트로 다운 받을 수가 있다.
부활절 예배가 끝나고 효도의 길을 나선다.
장모님을 모시고 하는 벚꽃 구경.
철이 일러 시내의 꽃은 이미 지기 시작했으니 단양 가도의 벚꽃과 청풍의 벚꽃을 보기로 한다.
결론은 오늘이 절정이었다.
우린 청풍을 거쳐 제천 쪽으로 빠졌는데 우리 반대쪽으로 엄청나게 차가 들어 가고 있었다.
날은 흐려 만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80점 대는 되는 좋은 날이다.
충주의 한 식당에서 두부 전골로 점심을 먹었다.
우리말고는 손님이 없었는데 식당 바닥에 철푸덕 앉아 뽕짝 방송을 보던 두 할머니는 누구였을까?
그 놈의 뽕짝이나 손님은 전혀 배려없이 그 방송을 보게 두는 식당이라.
다시는 갈 일이 없겠다 싶다.
오후는 내 시간.
남산이 나를 불러 그 초대에 응한다.
산은 진달래가 절정이다.
거기에 미세 먼지도 없어 멀리 윌악산과 금수산도 반갑다고 손짓한다.
충주호반으로는 오전에 청풍가던 길도 내려다 보였다.
아 좋다.
거기에 땅에는 반가운 풀꽃들도 등장을 했다.
산괴불주머니.
괭이눈.
남산제비꽃 거기에 현호색.
꽃 잔치가 한창인 남산.
이제 봄꽃 잔치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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