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1 살이

새 잔차 길들이기

정안군 2021. 5. 31. 19:29







싸구리 잔차 타고 다니는 것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아들이 새 잔차 한 대 뽑아 주었다.
어떤 걸로 할까요 하고 묻기에 로드는 좀 불안하고 MTB는 한 번 타 보았기에 두 종류의 중간급인 그래블 로드를 선택해서 사달라고 했다.
말하는 김에 차대는 가볍지만 비싼 건 패스하고 그냥 알루미늄으로 하기로 정하니 마침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서 그걸로 결정.
그리고는 지난 토요일 박스가 도착했다.
자전거는 반 정도는 조립이 되어 있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완전 조립을 끝냈고 슬슬 타보려 했더니 기아가 변속이 되지 않았다.
안 되면 혼자 낑낑거리며 고민하지 말고 물어 보자.
판매처에 물어 보니 기아 세팅은 전문가 영역이니 자전거샵에 가서 하란다.
낑.
평소 다니던 샵은 있지만 거기서 사지도 않은 잔차를 가지고 봐달라기가 좀 멋 적었지만 뭐 어쩌겠어.
태국 가기전에 다니던 샵에 가니 그 무뚝뚝한 주인은 나를 알아 보는지 못 알아 보는지 통 말은 없었지만 잠시 뚝딱 봐 주고는 그냥 가랜다.
그러면 안 된다고 하니 이런 걸로 무슨 돈을 받냐고.
내가 더 우기니 5000원만 받는단다.
이거야 원.
그래서 언제 돈을 버노?
그리고는 집에 와서 나도 휴식 잔차도 휴식.
주일은 바빠 잔차는 또 휴식.
그리고 오늘은 출동했다.
길들이기 시작.
오늘은 탄금호 일주에 충주시 한 바퀴를 엮는 코스.
내가 좋아하는 코스가 되겠다.
중간에 펑크가 나면 대처하려고 휴대용 펌프와 예비 튜브를 주문해 두었는데 돌다 보니 출장 수리 해 준다는 매장이 있었다.
어쩌다 정말 아주 어쩌나 있을 수 있는 펑크 때문에 용구를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 그냥 일이 벌어지면 전화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날도 그렇게 뜨겁지도 않고 바람도 없어 새 잔차 길들이기 최고의 날이었다.
마지막 휴식처에서 쉬자 생각하며 오늘은 쉬엄쉬엄 잘 마치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왼쪽 패달이 이상한 것이 느껴졌다.
뭔가 조짐이 수상했다.
이런.
잘 살펴보니 패달이 완전히 삽입이 안 되어 있어서 좀 휘어져 있었다.
이거 혹시 크랭크 나사 산이 망가진 거 아녀?
처음에 패달을 끼어 넣을 때 완전히 밀어 넣지 않은 게 분명한데 그런 실수를 다하다니.
일단은 더 망가질까 봐 내리막길에서만 타고 오르막은 끌고 해서 집에 돌아 왔다.
와서 확인을 해보니 이런 망했다.
정말로 크랭크 나사 산이 망가져 버렸네. ㅠ
이렇게 된 건 새 걸로 갈 수 밖에 없다.
이거야 원.
잔차 인생 삼십년에 이게 뭔 꼴?
하긴 다 소모품이니 일찍 갈았다 치세 하고 위안을 해보지만 속이 쓰리기는 마찬가지.
아무튼 오늘 길들이기는 일단 빵점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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