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1 살이

청미천 잔차길 찍고

정안군 2021. 9. 19. 11:28

청미천이라.

맑고 아름다운 내라는 뜻인가?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임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검색을 해 봅시다.

 

청미천

한강의 제1지류로 길이는 64㎞이다.

용인시 원삼면 사암리 문수봉(404m) 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남동쪽으로 흐르며, 경기도 장호원읍과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의 경계를 이루면서 유로를 북동쪽으로 바꾸어 여주군 점동면의 중심부를 지나 도리 일대에서 한강(남한강)에 흘러든다.

 

흠 그렇군요.

사실 그런 것은 크게 관심이 없고 청미천을 따라 잔차 길이 있다는 말에 흥미가 생겼어요.

많이 길지도 않고 끝이 그냥 어느 주요 잔차길과 연결되지도 않지만, 잠깐 공도를 타면 남한강 잔차 길과 연결이 되어 하루 즐기기에는 아주 딱이겠더이다.

청미천 잔차길은 상류부부터 있는 것은 아니고 중류쯤 되는 감곡에서 시작되는 것 같더군요.

사실 감곡은 경기도 장호원과 접경인 마을이다 보니 그냥 근처에 있을 뿐이고 청미천 잔차 길은 경기도에서 관리하는 듯.

뭐 아무러면 어떻겠어요.

다 대한민국인걸.

아무튼 오늘은 충북 감곡에서 시작합니다.

충주에서 감곡까지는 충주에서 인천이나 수원가는 버스가 거쳐서 가더이다.

인천이나 수원까지 직접 가는 버스도 있지만 대부분은 완행 버스 비스므리하게 시골 여러 동네를 거쳐서 손님을 모은 다음 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감곡 버스 정류장입니다.

내가 타고 온 버스는 중간 중간 여러 곳에서 정차했는데 그곳은 잠깐 손님만 내리거나 타면 바로 출발했는데 이곳 감곡에서는 본격적으로 쉬네요.

짐칸에서 잔차를 내려야 하는 나에게는 아주 고마운 일이지요.

인천 가는 손님은 좀 짜증이 나겠지만요.

 

충주에서 대략 45분 정도 걸리네요.

여기 와 본 지 꽤 오래전인데 동네가 아주 깔끔해졌군요.

시내 중심가를 잠깐 달립니다.

 

드디어 청미천입니다.

건너는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그러니까 도계가 되겠습니다.

경기도와 충청북도를 나누는.

 

청미천 이쪽도 그리고 저쪽도 잔차 길이 있네요.

일단 감곡쪽에서 시작을 합니다.

 

4만 원만 내면 맥주가 무제한이라는 걸개가 있군요.

코로나로 제일 타격을 입은 곳이 술집이라죠?

 

잔차 길은 잘 되어 있는데 주변은 억새로 덮여 있어 마치 비무장 지대 같습니다.

이렇게 우거져 있으니 메뚜기 천지네요.

오른쪽으로 뛰는 메뚜기.

왼쪽으로 뛰는 메뚜기.

앞쪽으로 뛰는 메뚜기.

뒤쪽으로 뛰는 메뚜기.

가만히 있는 메뚜기.

누런 메뚜기.

빨간 메뚜기.

파란 메뚜기.

찢어진 메뚜...

잔차 길인데 잔차 타는 사람은 없고 그저 메뚜기만 뜁니다.

둑 아래로도 달리고 뚝방 길도 달리고 잠깐 동네길도 달리고 다리 밑으로 빠져나오기도 하고.

그렇게 잔차 길을 달리는데 참 평화롭습니다.

 

대략 13 km쯤 달리니 청미천 잔차길 종점입니다.

여기만 휴게 시설이 있고 중간은 아무것도 없네요.

사람들이 즐기게 하려면 중간중간 여러 시설이 필요한 것 같은데 이렇게 잔차 길을 만든 것만으로 만 그치니 좀 아쉽습니다.

만들었으면 써야 하는 건데...

주말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없으니 참.

 

앞에 보이는 다리가 현사교입니다.

이제 잔차 길은 여기서 끝났으니 공도를 따라가야 하는데 내가 바로 건너야 할 다리입니다.

이 현사교를 건너 성주로를 따라 잠시 달리면 바로 점동로 상의 외터 고개를 만나게 되고 이 고개를 넘어 점동로를 따라 달리면 경기도 끝 삼합 마을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길을 따라왔습니다.

들판의 벼는 누렇게 변해져 가고 하늘은 푸르러 전형적인 우리나라 가을 풍경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참 예쁩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가을 하늘.

 

고개라고 부르기에는 좀 민망한 외터 고개를 넘어왔습니다,

아주 외진 곳이지만 근처에 골프장이 많은 탓인지 차량 통행이 아주 없진 않네요.

삼합 마을비가 거창합니다,

삼합이라.

홍어에 돼지고기와 삭은 김치 삼합은 아닐 테고.

아마 청미천과 한강 그리고 섬강 이 세 하천이 만나 삼합은 아닌지.

닭이 머리 방향이 내가 향하는 곳입니다.

 

닭이 머리 고개를 향해 가려는데 저수지가 떡 하고 나오네요.

삼합 저수지랍니다.

낚시터로 유명한지 제법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저수지부턴 오르막이 심해집니다.

 

이것저것 알림판으로 요란한 닭이 머리 고개 정상입니다.

그다지 높지 않아 어렵지 않게 올랐습니다.

정상은 경기도 여주시와 충청북도 충주시의 경계를 이룹니다.

언젠가 충주시 둘레 돌기를 할 때 여기를 지나갔었는데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아 있지 주변은 처음 오는 곳 같습니다.

 

닭 모가지에서 길게 이어져 대가리를 이룬 것처럼 지형이 그것과 닮아 닭이 머리라는 이름을 얻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청산에서 갈라진 능선이 닭 모가지처럼 길게 이어지다가 남한강으로 잠기기 전에 머리를 이루거든요.

 

내리막을 다 내려오면 앙성에서 단암리 의암마을로 이어지는 도로와 만납니다.

몇 가구 되지 않는 작은 마을.

식당이 두어 군데 있긴 하지만 뭔가 어설퍼 더 달려 한강에 닿습니다.

여기가 남한강 잔차 길과 이어지는 곳입니다.

강 건너는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부론면을 지나면 한강 어귀까지 잔차 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섬강을 따라 횡성까지 이어지기도 하지요.

 

강원도 부론면에 점심 먹으러 왔습니다.

강원도에 온 김에 막국수 한 번 땡겨 보지요.

날이 좋아 이 동네에서 점심을 먹는 잔차 라이더가 상당히 많네요.

 

비빔 막국수.

7000원이었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긴 두 시간 가까이 잔차를 탔으니 맛 평가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식당 앞은 부론면사무소 지금은 행정복지센터라고 부르던 곳이 있네요.

입구에 독립만세 기념비가 있었습니다.

옛날 부론은 기개가 살아 있던 동네였군요.

그래서 그런지 뻘건 색이 아닌 파란색을 배경으로 한 국회의원의 추석 인사 걸게가 있더이다.

 

점심을 먹고 다시 강원도에서 충청북도 충주시로 넘어왔습니다.

이제는 완전 평면인 잔차 길을 달리게 됩니다.

외곽 잔차 길만 보면 충주시는 잔차 천국입니다.

 

한강변에는 활주로도 있고 비행기도 한 대 있었는데 놀랍게도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곳이었어요.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취미가 퍽 다양해졌습니다.

전에는 잘 나가는 나라에서나 하는 취미 활동을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죠.

그래도 스카이 다이빙이라니.

 

거의 평면 길을 달려 도착한 비내섬 유원지입니다.

라이더들이 많이 쉬고 있네요.

휴게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7080 포크송.

주인이 내 또래인가?

 

유일한 고개인 조대 고개를 넘어서 다시 평면 구간을 달리다 보니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벼슬 바위라네요.

닭 벼슬을 닮아서 그렇다고.

옛날 벼슬을 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닭 벼슬인지 사람 벼슬인지를 구해서 열심히 빌었다는군요.

이 나이 살고 보니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벼슬.

그거 다 부질없는 것이란다.

 

탄금호입니다.

오늘은 수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없네요.

중앙탑을 거쳐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침 9시에 나가 집에 돌아 오니 오후 3시 40분.

주행 거리는 76 km.

 

전형적인 가을날에 하늘이 참 예쁜 날이었습니다.

거기에 가끔씩 나온 뱀과 메뚜기 구경은 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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