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회에 가려고 나섰는데 빰에 닿는 바깥 공기의 느낌이 쎄하다.
이거 벌써 겨울인겨?
아침에 일어나 밖의 날씨를 확인하니 0 도가 찍히긴 했었다.
그래도 지금이 10월 중순인데 추우면 얼마나 추우랴 했는데 춥네 그려.
다행이 날은 우중충하지 않고 맑아 예배가 끝나는 10시 쯤 되니 기분 좋은 서늘함으로 바뀌었다.
오후에는 잔차를 탈까 아님 모처럼 남산을 갈까 잠시 생각하다가 산으로 결정.
오늘은 어진 사람이 되어 보기로.
인자요산이니.
추위가 찾아 왔다고 하지만 산은 아직 겨울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늘은 겨울 분위기이지만 산 전체로 보면 단풍도 거의 없다.
물론 일찍 물이 드는 옻나무는 일찌감치 옷을 갈아 입었고 풀은 누런 색으로 바뀐지 오래지만.
정상에 서니 맑은 날이고 미세먼지도 없어서 멀리까지 보였다.
반갑네 월악.
소백산 능선 자네도 오랜만이네.
금수산도 아는척 해 주어야 섭섭하다고 안하겠지?
동산 작성산 그래 주흘산도 있고.
자네들은 나이가 많으니 세상을 보는 눈이 우리 인간과는 다르겠지?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나옹선사는 이렇게 일렀지.
하긴 이런 마음조차도 인간의 것이리라.
그저 덧없음이지 않을까?
역시 산에 오니 참 좋다.
어진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한국 2021 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 단상 (0) | 2021.10.22 |
---|---|
가을이 오면(feat. 이문세) (0) | 2021.10.18 |
그래 가끔은 그럴 수 있지 (0) | 2021.10.16 |
충주는 물의 도시 (0) | 2021.10.14 |
팔봉 역방향으로 찍고 (0) | 2021.10.04 |